책 소개
“우리는 타인의 슬픔을 간직할 수 있다”
마음의 균열을 끌어안는 몸짓
슬픔을 사랑으로 보듬는 날들
박연준 시인의 신작 산문 『고요한 포옹』이 출간되었다. 『소란』 『모월모일』 『쓰는 기분』 등으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시인의 여섯 번째 산문으로, 타인과의 관계뿐 아니라 일상의 크고 작은 균열을 온전히 수용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번 책에서 시인은 가족과 나, 글쓰기와 나, 생활과 나, 사랑하는 많은 것과 나 사이의 결렬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끔찍하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금 간 것을 계속 살피고 보호”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이 책에는 수많은 금이 들어 있다. 금 간 영혼을 수선하느라 골똘히 애쓴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되고 싶은 나’와 ‘되기 쉬운 나’ 사이에서 괴로워하다 금을 간직한 내가 되는 이야기가 들어 있다. _10~11쪽
시인의 이러한 태도는 깨진 장식물과 컵을 내버리지 않고 정성스레 이어 붙인 뒤 그것들을 전보다 아끼고 귀히 여기는 모습에서도 나타난다. “타인의 슬픔을 다 알 순 없겠지만 내 슬픔의 방 한쪽에 그의 슬픔을 간직”하겠다는 말처럼 자신을 넘어 주변의 아픔까지 끌어안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준다. 그러므로 『고요한 포옹』은 슬픔을 사랑으로 보듬으려는 이의 사려 깊은 통찰로 가득하다. 벌어진 간극을 잇대며 함께 나아가려는 시인의 다정한 온기를 전해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연준
시인, 소설가.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밤, 비, 뱀』, 장편소설 『여름과 루비』, 산문집 『소란』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모월모일』 『쓰는 기분』 등이 있다.
목 차
책머리에│금을 간직한 채 나아가는 일
1 다른 사람
도착
도착 ̄당주에게
2 씨앗으로 견디기
아욱국을 끓이는 가을 아침
나의 첫 책 이야기
고양이 발톱 깎기
예술을 가질 수 있어?
‘나’라는 안식처
구름은 균형을 몰라도 아름답다
연두의 노력
보여도 될 것만 올립니다
나무는 푸르렀고, 그저 나무였다
어른의 공부법
눌린 돌, 작은 돌, 튕겨져 나간 돌
밤의 가장자리를 걷는 사람
소비의 기쁨과 슬픔
3 열리고 닫히는 마음들
추억의 비용
초보 운전자를 사랑합시다
귀 얇은 노인이 되고 싶다
술이라는 열쇠
우리 안에 머물러 우리를 만드는 것들
은둔자
괴팍한 디제이의 음악 일기
내 사랑은 작은 조약돌 같아서
집이라는 우주
4 우리는 타인의 슬픔을 간직할 수 있다
기다림의 순정에 머무를 수 있다면
우리는 타인의 슬픔을 간직할 수 있다
나오고 싶지 않은 방
호의
언니들의 시
미친 말들의 슬픈 속도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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