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폭주하는 자본주의,
자본주의 외부에서 자본주의의 진화를 모색하다
브루스 스털링은 《디스트랙션》이라는 SF소설에서 중국이 모든 지적 재산권을 공유화하는 바람에 미국 경제가 돌이킬 수 없이 황폐해지는 미래를 그렸다. 책을 읽은 독자들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느낄 만큼 소름 끼치는 미래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의 총아인 지적 재산권의 미래는 바뀔 것이고, 중국이 그 주체가 될 것이다. 중국 지도자들은 서양의 압력 때문에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상은 그다지 노력하고 있지 않다. 애플이 현재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보자. 애플은 삼성과의 특허 전쟁을 전 세계적으로 이끌고 있지만 유독 중국의 완전히 똑같은 디자인의 짝퉁 제품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는다. 애플은 중국을 포기한 것일까? 만약 중국이 세계적으로 가치 있는 지적 재산을 창출하기 시작하면 중국 정부는 어떻게 할까? 많은 사람들의 예상처럼 지적 재산권을 엄격하게 보호하는 주의로 돌아설까? 《포스트 캐피털리즘(크리스토퍼 메이어, 줄리아 커비 지음, 오수원 옮김, 비즈니스맵)》저자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오히려 중국은 지적 재산의 강국이 될 때 그 힘을 이용해 지적 재산권법을 제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스턴대학교의 마이클 모이러와 짐 베송은 《특허의 몰락》에서 “특허 체계는 대개 혁신에 해롭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다른 사람이 따낸 특허가 의욕을 약화시켜 ‘자신들만의 것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꺾어 놓기 때문이다. 지금의 자본주의는 스스로의 진화와 혁신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사회주의 중국은 ‘공유’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과거 실리콘밸리가 직접 접촉과 인력 교환을 통한 폭넓은 개방성을 확보해 성공을 거둔 것처럼 스스로 진화하고 있다. 중국이 촉발시킨 자본주의의 진화는 다시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 IBM의 리눅스 지원, 환경 특허 공용제와 같은 방법으로 성장의 가치를 재창조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자본주의를 진화시키는 것은 비단 중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디지털 원주민 세대의 유연성과 효율성은 ‘선물 경제(gift economy)''를 탄생시켰고,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과 같은 테크놀로지를 일상으로 끌어들였다. 자본주의는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고 있으며,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기업은 이제 경쟁하기보다는 협력하며, 주주의 이익을 추구하는 만큼 사회 문제를 개선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자본주의는 자본주의를 얼마나 망치고 있는가?
자본주의와 경제학이 놓치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저자는 폭주하는 자본주의를 공작새의 진화에 빗대어 설명했다. 수컷 공작새는 왜 그토록 길고 화려한 꼬리를 가지게 되었을까? 아마도 암컷 공작새가 긴 꼬리를 가진 수컷을 편애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수컷 공작새에게는 무엇보다 꼬리의 길이가 중요함을 의미한다. 꼬리가 길면 새끼를 많이 낳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사실은 살아 있을 때에만 유효하다. 문제는 그 길고 거추장스러운 꼬리 장식을 끌고 다니는 것이 고급 승용차를 가진 것만큼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긴 꼬리를 유지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는 수컷 공작새에게 더 많은 먹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상가상으로 고급 승용차를 가진 인간과는 달리, 수컷 공작새는 아름다운 꼬리 때문에 동작이 느려져 포식자를 피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거의 모든 조류와 포유류의 암컷은 시각적 특성에 근거하여 수컷을 택하지만, 대부분 이러한 특성은 당연히 생존력을 의미한다. 하지만 공작새의 성 선택(sexual selection)은 적합성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수컷 공작새는 결국 잠시 행복한 짧은 생을 마감해야 한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생물학적 자살이라고 부른다.
이런 예는 자본주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편협한 행위에 동기를 부여하여 체계의 전반적 건전성을 해치는 대가를 치르게 하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인간이 규칙을 만들 때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언제나 발생한다. 조직이나 사회는 이러한 탈주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어하기 위해 문화적 규범에 의존한다. 그러나 인센티브를 받는 데 따른 결정적인 선택은 실제로 규범을 바꿔놓을 수 있다. 저자는 법 집행, 규제, 윤리, 혹은 사회의 비경제적 이익을 대변하는 다른 형태의 사회적 코드가 없는 상태에서 탈주 선택과 도덕적 해이가 결합하면 생물학적 자살에 해당하는 ‘사회적 자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진화경제학으로 찾는 자본주의의 미래
기업은 어떻게 새로운 형태의 피드백에 적응할 것인가?
저자는 진화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기업들이 긍정적, 부정적 외부효과 모두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이를 내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 필립모리스의 경영진은 담배가 폐암을 일으킨다는 수많은 증거를 감추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 필립모리스는 흡연이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담배회사들은 지금까지도 부정적 외부효과를 제한하려는 사회의 시도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식품업계가 보이는 행동은 이와 매우 다르다. 요즘 위험에 대한 경종을 많이 울리는 품목은 담배가 아니라 트랜스 지방이다. 그러나 큰 식품업체들은 건강과 관련된 쟁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이것이 사회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기 전인 2005년에 이미 발 빠르게 대응했다. 이들은 조리법을 바꿨고 보건교육 캠페인에 자금을 지원했으며, 지방을 줄인 제품을 출시했다. 트랜스 지방 사용을 금지한 최초의 법안이 미국에서 2010년에 집행되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식품업계의 이러한 조치는 법이나 규제, 혹은 대중의 분노보다 앞서 실행된 자발적 변화였다.
크라프트와 펩시, 네슬레가 조리법을 바꾸기로 한 조치는 외부효과를 내부화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이들 기업은 법으로는 자신이 상관할 문제가 아니라고 계속 주장했을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해 개선책을 실행했다. 담배회사들이 여전히 데이터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시점에서 식품업계는 규제나 법적 조치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행동에 나섰다.
이와 같은 자본 축적이 아닌 사회 문제에 두 발 벗고 나서는 기업들의 행태뿐만 아니라, 개인의 이익 추구가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오픈 소스 운동 등은 자본주의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이윤추구와는 양립할 수 없는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현상이 자본주의 진화의 과정이라고 역설한다.
보이지 않는 손에서 보이는 손으로, 그리고 다시 보이지 않는 손들로…
빅데이터, 협력, 중국, 디지털 네이티브가 탄생시킨 변화의 가능성
이 책은 다가올 자본주의의 미래를 3부에 걸쳐 소개한다. 1부 ‘자본주의의 적응’에서는 다가오는 변화의 역학을 설명한다. 1장에서는 교역의 지형이 변화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을 기술하고, 2장에서는 자본주의처럼 복잡한 체제가 어떻게 적응하는지 설명했다. 2부 ‘탈주와 르네상스’에서는 오늘날의 지배적인 자본주의 형식을 과녁에서 벗어나게 하는 두 개의 주요한 문제점, 자본주의가 생산하는 가치의 형태와 운용 방식을 규명한다. 마지막으로 3부 ‘전진’에서는 변형된 자본주의에 대한 비전을 소개하고, 변화된 체제 안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거시적/미시적 입장에서 살펴보고 있다.
결국, 끈기 있는 자가 살아남는다. 이 말은 경기침체 한가운데서 듣는 말이 아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커버스토리에서 ‘궁지에 몰린 자본주의’라는 제목으로, 「워싱턴 포스트」는 ‘자본주의는 죽었는가’라는 사설로 한계에 몰린 자본주의를 공격했다. 물론, 자본주의는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다시 일어나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은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변화하는 자본주의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공산주의의 몰락을 탐색한 톰 스토파드의 연극에서 주인공은 마르크스의 아름다운 사상이 왜 실패했는지 의아해했다. 또 다른 주인공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마르크스는 다윈을 읽었지만 한 가지를 보지 못했어. 자본주의는 자멸하지 않아. 자본주의는 적응하지.”
자본주의가 내세운 수많은 가치 중 하나였던 금전적 이득,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유용한 도구였던 경쟁은 쇠퇴하고 있다. 이제 자본주의는 소재지와 상관없이 새로운 형태를 띨 것이며, 그 체제에서 성공하는 방법 또한 변할 것이다. 성공 여부는 이제 적응에 달려 있다. 주변 환경의 움직임에 따라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진화하지 못한 부리를 가진 핀치는 결국 멸종하고 만다.
▣ 작가 소개
저 : 크리스토퍼 메이어
Christorpher Meyer
크리스토퍼 메이어는 모니터 그룹 산하 모니터 탤런트의 설립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자연과학의 복잡성 이론을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해 설립된 언스트&영 경영혁신 연구소 소장을 역임하였다. 경영 일선과 컨설팅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으며, 정보 경제의 발전과 영향력 문제에 관한 권위자다. <비즈니스 2.0>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블러 현상(BLUR)》, 《미래의 부(Future Wealth)》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저 : 줄리아 커비
Julia Kirby
전략 컨설턴트이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선임 편집장이다.
역 : 오수원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페미니즘 관련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에 있는 동안 인문학 역서 작업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파주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관심 분야는 역사, 정치, 경제, 소설, 예술을 비롯한 인문학이다. 옮긴 책으로 《영영한 이디엄사전 7000》 《리틀 비》, 《행복을 내일로 미루는 바보》가 있고, 공역으로 《위대한 몽상가》가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자본주의의 중심
PART 1 자본주의의 적응
CHAPTER 01 자본주의의 새로운 중심: 세계 경제 환경의 변화
새로운 땅에 정착하는 자본주의│새롭게 태어나는 자본주의│정보 기술 위에 자리 잡은 자본주의│새로운 재화의 거래│세계 횡단│기지국은 없다
CHAPTER 02 캄브리아기 자본주의: 간단한 피드백, 공작새 이야기, 자본주의의 진화
변화의 이론│자본주의는 일련의 규칙이다│공진화│적응과 선택│피드백과 동학│공작새의 꼬리와 탈주효과│자본주의라는 정글│다양성은 꼭 필요하다
PART 2 탈주와 르네상스
CHAPTER 03 다채로운 자본주의: 측정되지 않는 것, 측정될 필요가 있는 것
중요한 것 측정하기│왜 이윤추구 모델에 안주하는가?│탈주효과로서의 GDP│부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아이디어는 확산된다│자기자본수익률의 탈주효과│기업의 행복│태양 위에 서서
CHAPTER 04 외부효과 수용하기: 기업은 어떻게 새로운 형태의 피드백에 적응할 것인가
곳곳에 존재하는 피드백이 이슈를 규정한다│불가능을 시도하는 기업│합리적 대응│책임의 범위│변화의 징조│태양 위에 서서
CHAPTER 05 사이비 경쟁: 자본주의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파괴하다
경쟁의 새로운 양상│규모의 필연성│지속 가능한 경쟁우위의 탐색│반드시 필요한 성장│독점 현상이 벌어져야만 독과점을 규제한다│재갈 물린 경쟁│사이비 경쟁 방법│라이프 케어의 종말│태양 위에 서서
CHAPTER 06 보이지 않는 손들: 협동 생산이 세계의 기업 모델이 되다
보이지 않는 손들을 정의하는 네 가지 요소│보이지 않는 손에서 보이는 손으로,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들로│협동의 탄생│컴퓨터 가상공간의 비트에서 실물의 원자로│잉여는 잉여로 남는다│오픈 소스의 선구자, 유닉스│지적 재산권에 대한 문제│무료로 제공한 후 요금을 부과하라│개발도상국이야말로 경제 체제 변화의 촉매다│태양 위에 서서
CHAPTER 07 제4부문: 사회부문은 자본주의의 연구개발 실험실이다
왜 애초부터 경제를 구분하는가?│인내자본과 혼합된 수익│사회부문은 자본주의의 실리콘밸리와 같다│제4부문│사회부문과 민간부문의 이종교배│신흥 개발도상국의 이점│조화로운 존재: 가치혼합의 아름다움│놀라운 반전│태양 위에 서서
PART 3 전진
CHAPTER 08 자본주의라고 부르는 것: 전 세계적 독점과 국가적 사업 모델
새로운 공공시설과 IP의 전 세계적 공유│실패부문과 동적 경제│감소하지 않는 지복점과 행복의 측정│재정부문과 외부효과│당신의 국민 경제 모델은 무엇인가?│신흥 국가의 생태계│태양 위에 서서
CHAPTER 09 그리고 전진: 경제 진화의 매개체로 거듭나는 다국적 기업
태양에서 받은 에너지를 지구에 심다│새로운 다국적 기업│새로운 듀폰 등식│태양을 중심으로 사고하기: 자본주의는 적응한다
맺음말
주
폭주하는 자본주의,
자본주의 외부에서 자본주의의 진화를 모색하다
브루스 스털링은 《디스트랙션》이라는 SF소설에서 중국이 모든 지적 재산권을 공유화하는 바람에 미국 경제가 돌이킬 수 없이 황폐해지는 미래를 그렸다. 책을 읽은 독자들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느낄 만큼 소름 끼치는 미래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의 총아인 지적 재산권의 미래는 바뀔 것이고, 중국이 그 주체가 될 것이다. 중국 지도자들은 서양의 압력 때문에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상은 그다지 노력하고 있지 않다. 애플이 현재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보자. 애플은 삼성과의 특허 전쟁을 전 세계적으로 이끌고 있지만 유독 중국의 완전히 똑같은 디자인의 짝퉁 제품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는다. 애플은 중국을 포기한 것일까? 만약 중국이 세계적으로 가치 있는 지적 재산을 창출하기 시작하면 중국 정부는 어떻게 할까? 많은 사람들의 예상처럼 지적 재산권을 엄격하게 보호하는 주의로 돌아설까? 《포스트 캐피털리즘(크리스토퍼 메이어, 줄리아 커비 지음, 오수원 옮김, 비즈니스맵)》저자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오히려 중국은 지적 재산의 강국이 될 때 그 힘을 이용해 지적 재산권법을 제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스턴대학교의 마이클 모이러와 짐 베송은 《특허의 몰락》에서 “특허 체계는 대개 혁신에 해롭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다른 사람이 따낸 특허가 의욕을 약화시켜 ‘자신들만의 것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꺾어 놓기 때문이다. 지금의 자본주의는 스스로의 진화와 혁신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사회주의 중국은 ‘공유’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과거 실리콘밸리가 직접 접촉과 인력 교환을 통한 폭넓은 개방성을 확보해 성공을 거둔 것처럼 스스로 진화하고 있다. 중국이 촉발시킨 자본주의의 진화는 다시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 IBM의 리눅스 지원, 환경 특허 공용제와 같은 방법으로 성장의 가치를 재창조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자본주의를 진화시키는 것은 비단 중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디지털 원주민 세대의 유연성과 효율성은 ‘선물 경제(gift economy)''를 탄생시켰고,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과 같은 테크놀로지를 일상으로 끌어들였다. 자본주의는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고 있으며,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기업은 이제 경쟁하기보다는 협력하며, 주주의 이익을 추구하는 만큼 사회 문제를 개선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자본주의는 자본주의를 얼마나 망치고 있는가?
자본주의와 경제학이 놓치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저자는 폭주하는 자본주의를 공작새의 진화에 빗대어 설명했다. 수컷 공작새는 왜 그토록 길고 화려한 꼬리를 가지게 되었을까? 아마도 암컷 공작새가 긴 꼬리를 가진 수컷을 편애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수컷 공작새에게는 무엇보다 꼬리의 길이가 중요함을 의미한다. 꼬리가 길면 새끼를 많이 낳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사실은 살아 있을 때에만 유효하다. 문제는 그 길고 거추장스러운 꼬리 장식을 끌고 다니는 것이 고급 승용차를 가진 것만큼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긴 꼬리를 유지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는 수컷 공작새에게 더 많은 먹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상가상으로 고급 승용차를 가진 인간과는 달리, 수컷 공작새는 아름다운 꼬리 때문에 동작이 느려져 포식자를 피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거의 모든 조류와 포유류의 암컷은 시각적 특성에 근거하여 수컷을 택하지만, 대부분 이러한 특성은 당연히 생존력을 의미한다. 하지만 공작새의 성 선택(sexual selection)은 적합성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수컷 공작새는 결국 잠시 행복한 짧은 생을 마감해야 한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생물학적 자살이라고 부른다.
이런 예는 자본주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편협한 행위에 동기를 부여하여 체계의 전반적 건전성을 해치는 대가를 치르게 하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인간이 규칙을 만들 때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언제나 발생한다. 조직이나 사회는 이러한 탈주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어하기 위해 문화적 규범에 의존한다. 그러나 인센티브를 받는 데 따른 결정적인 선택은 실제로 규범을 바꿔놓을 수 있다. 저자는 법 집행, 규제, 윤리, 혹은 사회의 비경제적 이익을 대변하는 다른 형태의 사회적 코드가 없는 상태에서 탈주 선택과 도덕적 해이가 결합하면 생물학적 자살에 해당하는 ‘사회적 자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진화경제학으로 찾는 자본주의의 미래
기업은 어떻게 새로운 형태의 피드백에 적응할 것인가?
저자는 진화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기업들이 긍정적, 부정적 외부효과 모두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이를 내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 필립모리스의 경영진은 담배가 폐암을 일으킨다는 수많은 증거를 감추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 필립모리스는 흡연이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담배회사들은 지금까지도 부정적 외부효과를 제한하려는 사회의 시도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식품업계가 보이는 행동은 이와 매우 다르다. 요즘 위험에 대한 경종을 많이 울리는 품목은 담배가 아니라 트랜스 지방이다. 그러나 큰 식품업체들은 건강과 관련된 쟁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이것이 사회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기 전인 2005년에 이미 발 빠르게 대응했다. 이들은 조리법을 바꿨고 보건교육 캠페인에 자금을 지원했으며, 지방을 줄인 제품을 출시했다. 트랜스 지방 사용을 금지한 최초의 법안이 미국에서 2010년에 집행되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식품업계의 이러한 조치는 법이나 규제, 혹은 대중의 분노보다 앞서 실행된 자발적 변화였다.
크라프트와 펩시, 네슬레가 조리법을 바꾸기로 한 조치는 외부효과를 내부화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이들 기업은 법으로는 자신이 상관할 문제가 아니라고 계속 주장했을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해 개선책을 실행했다. 담배회사들이 여전히 데이터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시점에서 식품업계는 규제나 법적 조치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행동에 나섰다.
이와 같은 자본 축적이 아닌 사회 문제에 두 발 벗고 나서는 기업들의 행태뿐만 아니라, 개인의 이익 추구가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오픈 소스 운동 등은 자본주의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이윤추구와는 양립할 수 없는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현상이 자본주의 진화의 과정이라고 역설한다.
보이지 않는 손에서 보이는 손으로, 그리고 다시 보이지 않는 손들로…
빅데이터, 협력, 중국, 디지털 네이티브가 탄생시킨 변화의 가능성
이 책은 다가올 자본주의의 미래를 3부에 걸쳐 소개한다. 1부 ‘자본주의의 적응’에서는 다가오는 변화의 역학을 설명한다. 1장에서는 교역의 지형이 변화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을 기술하고, 2장에서는 자본주의처럼 복잡한 체제가 어떻게 적응하는지 설명했다. 2부 ‘탈주와 르네상스’에서는 오늘날의 지배적인 자본주의 형식을 과녁에서 벗어나게 하는 두 개의 주요한 문제점, 자본주의가 생산하는 가치의 형태와 운용 방식을 규명한다. 마지막으로 3부 ‘전진’에서는 변형된 자본주의에 대한 비전을 소개하고, 변화된 체제 안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거시적/미시적 입장에서 살펴보고 있다.
결국, 끈기 있는 자가 살아남는다. 이 말은 경기침체 한가운데서 듣는 말이 아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커버스토리에서 ‘궁지에 몰린 자본주의’라는 제목으로, 「워싱턴 포스트」는 ‘자본주의는 죽었는가’라는 사설로 한계에 몰린 자본주의를 공격했다. 물론, 자본주의는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다시 일어나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은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변화하는 자본주의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공산주의의 몰락을 탐색한 톰 스토파드의 연극에서 주인공은 마르크스의 아름다운 사상이 왜 실패했는지 의아해했다. 또 다른 주인공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마르크스는 다윈을 읽었지만 한 가지를 보지 못했어. 자본주의는 자멸하지 않아. 자본주의는 적응하지.”
자본주의가 내세운 수많은 가치 중 하나였던 금전적 이득,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유용한 도구였던 경쟁은 쇠퇴하고 있다. 이제 자본주의는 소재지와 상관없이 새로운 형태를 띨 것이며, 그 체제에서 성공하는 방법 또한 변할 것이다. 성공 여부는 이제 적응에 달려 있다. 주변 환경의 움직임에 따라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진화하지 못한 부리를 가진 핀치는 결국 멸종하고 만다.
▣ 작가 소개
저 : 크리스토퍼 메이어
Christorpher Meyer
크리스토퍼 메이어는 모니터 그룹 산하 모니터 탤런트의 설립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자연과학의 복잡성 이론을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해 설립된 언스트&영 경영혁신 연구소 소장을 역임하였다. 경영 일선과 컨설팅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으며, 정보 경제의 발전과 영향력 문제에 관한 권위자다. <비즈니스 2.0>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블러 현상(BLUR)》, 《미래의 부(Future Wealth)》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저 : 줄리아 커비
Julia Kirby
전략 컨설턴트이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선임 편집장이다.
역 : 오수원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페미니즘 관련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에 있는 동안 인문학 역서 작업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파주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관심 분야는 역사, 정치, 경제, 소설, 예술을 비롯한 인문학이다. 옮긴 책으로 《영영한 이디엄사전 7000》 《리틀 비》, 《행복을 내일로 미루는 바보》가 있고, 공역으로 《위대한 몽상가》가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자본주의의 중심
PART 1 자본주의의 적응
CHAPTER 01 자본주의의 새로운 중심: 세계 경제 환경의 변화
새로운 땅에 정착하는 자본주의│새롭게 태어나는 자본주의│정보 기술 위에 자리 잡은 자본주의│새로운 재화의 거래│세계 횡단│기지국은 없다
CHAPTER 02 캄브리아기 자본주의: 간단한 피드백, 공작새 이야기, 자본주의의 진화
변화의 이론│자본주의는 일련의 규칙이다│공진화│적응과 선택│피드백과 동학│공작새의 꼬리와 탈주효과│자본주의라는 정글│다양성은 꼭 필요하다
PART 2 탈주와 르네상스
CHAPTER 03 다채로운 자본주의: 측정되지 않는 것, 측정될 필요가 있는 것
중요한 것 측정하기│왜 이윤추구 모델에 안주하는가?│탈주효과로서의 GDP│부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아이디어는 확산된다│자기자본수익률의 탈주효과│기업의 행복│태양 위에 서서
CHAPTER 04 외부효과 수용하기: 기업은 어떻게 새로운 형태의 피드백에 적응할 것인가
곳곳에 존재하는 피드백이 이슈를 규정한다│불가능을 시도하는 기업│합리적 대응│책임의 범위│변화의 징조│태양 위에 서서
CHAPTER 05 사이비 경쟁: 자본주의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파괴하다
경쟁의 새로운 양상│규모의 필연성│지속 가능한 경쟁우위의 탐색│반드시 필요한 성장│독점 현상이 벌어져야만 독과점을 규제한다│재갈 물린 경쟁│사이비 경쟁 방법│라이프 케어의 종말│태양 위에 서서
CHAPTER 06 보이지 않는 손들: 협동 생산이 세계의 기업 모델이 되다
보이지 않는 손들을 정의하는 네 가지 요소│보이지 않는 손에서 보이는 손으로,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들로│협동의 탄생│컴퓨터 가상공간의 비트에서 실물의 원자로│잉여는 잉여로 남는다│오픈 소스의 선구자, 유닉스│지적 재산권에 대한 문제│무료로 제공한 후 요금을 부과하라│개발도상국이야말로 경제 체제 변화의 촉매다│태양 위에 서서
CHAPTER 07 제4부문: 사회부문은 자본주의의 연구개발 실험실이다
왜 애초부터 경제를 구분하는가?│인내자본과 혼합된 수익│사회부문은 자본주의의 실리콘밸리와 같다│제4부문│사회부문과 민간부문의 이종교배│신흥 개발도상국의 이점│조화로운 존재: 가치혼합의 아름다움│놀라운 반전│태양 위에 서서
PART 3 전진
CHAPTER 08 자본주의라고 부르는 것: 전 세계적 독점과 국가적 사업 모델
새로운 공공시설과 IP의 전 세계적 공유│실패부문과 동적 경제│감소하지 않는 지복점과 행복의 측정│재정부문과 외부효과│당신의 국민 경제 모델은 무엇인가?│신흥 국가의 생태계│태양 위에 서서
CHAPTER 09 그리고 전진: 경제 진화의 매개체로 거듭나는 다국적 기업
태양에서 받은 에너지를 지구에 심다│새로운 다국적 기업│새로운 듀폰 등식│태양을 중심으로 사고하기: 자본주의는 적응한다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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