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온몸과 마음으로 아기의 존재를 거부한 여성들, 그들이 들려주는 임신거부증에 대한 모든 것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소개한 화제의 책 번역 출간!
2010년 10월 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임신거부증에 대한 충격적인 내용을 다루었다. 지난해 2월 부산의 한 주유소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이 자신이 낳은 아이를 가위로 찌르려다 남자친구에게 발견됐다. 그녀는 출산 당일까지도 주유소에서 일을 했는데 동료들은 물론 남자친구조차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예상치 못한 출산이었고, 출산 사실을 감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아이가 태어나자 그 같은 극단적인 일을 저지른 것이다. 또 다른 여성은 낳은 지 4시간이 안 된 자신의 아이를 비닐봉지에 담아 아파트 근처 숲속에 버렸다. 다행히 아이는 울음소리를 들은 주민에게 발견되어 목숨을 건졌다. 경찰은 미성년자의 소행일 거라고 판단했지만, 아이를 낳아 버린 사람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주부였다. 그녀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낳았지만 내 아이가 아니다. 그래서 버렸다"고 말했다.
이런 일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특히 2006년 여름, 한국과 프랑스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방배동 서래마을 베로니크 쿠르조 사건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만하다. 프랑스 엔지니어로 한국에서 파견 근무 중이던 장 루이 쿠르조는 집 냉동고에서 영아 시체 두 구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죽은 영아들의 부모는 집주인 장 루이 쿠르조와 그의 부인 베로니크 쿠르조였다. 또 다른 프랑스의 40대 여성은 17년간 자신이 낳은 아이 8명을 죽인 뒤 시신을 차고 등에 숨겼다. 그녀는 죄책감이 전혀 없었으며 자신은 임신을 원하지 않았고, 자신이 내다버린 것은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신체 일부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임신거부증이란 무엇이고, 이 질환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임신거부증은 왜 끔찍한 아기 살해로까지 이어지는가? 그리고 아기 살해를 저지른 여성은 정신적 도움이 필요한 환자인가, 아니면 비정한 살인자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사례를 중심으로 임신거부증의 실체에 대해 조심스러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나는 임신하지 않았다(Je ne suis pas enceinte)]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소개한 프랑스의 저널리스트 가엘 게르날레크 레비가 쓴 책으로, 프랑스에서 2007년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임신거부증을 앓는 여성들의 정신적, 심리적 상황은 물론 임신거부증에 대한 법률적, 의학적, 역사적 의미 등을 폭넓게 살펴보고 있다.
자신이 낳은 영아 3명을 살해한 베로니크 쿠르조,
그녀는 정신적 도움이 필요한 환자일까, 비정한 살인자일까
2006년 여름, 한국과 프랑스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한국에서 파견 근무 중이던 프랑스 엔지니어 장 루이 쿠르조의 집 냉동고에서 영아 시체 두 구가 발견된 것이다. DNA 검사 결과, 영아들의 부모는 장 루이 쿠르조와 그의 부인 베로니크 쿠르조로 밝혀졌다. 처음에 사실을 부인하던 베로니크는 이내 자신이 그 아이들을 죽였으며, 1999년에도 신생아 한 명을 더 죽였다고 털어놓았다. 이 일로 프랑스 사회는 충격에 빠져들었고, 그녀는 ‘마녀’ 취급을 받았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변호인과 의학계 일부에서 주장한 ‘임신거부증’에 의한 병적 행위라는 동정론과 의도적 살인이라는 단죄론이 팽팽히 맞섰다. 결국 베로니크는 임신거부증에 의한 의도하지 않은 살인이라는 변호인측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5월, 3년 반 만에 가석방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 충격적인 일을 계기로 프랑스 사회에서는 ‘임신거부증’에 대한 본격적인 재조명이 이루어졌다. 어떻게 출산 직전까지 임신 사실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떻게 아기를 낳을 때까지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모를 수 있을까? 그리고 자신이 낳은 아기를 죽일 수 있을까? 저자 가엘 게르날레크 레비는 2003년 한 잡지에 임신거부증 관련 글을 쓴 것을 계기로 임신거부증에 관심을 갖고 3년에 걸쳐 이와 같은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 나섰다. 임신거부증이라는 특별한 사례를 경험한 여성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 의사, 정신분석가, 변호사 등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프랑스를 비롯하여 각 나라의 사례를 수집, 조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나는 법학자도 의사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건의 사연에, 다양한 증언에, 여성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자 노력했다. 그 여성들은 비통하게 상기시킨다. 모성 본능도 결국 그럴듯한 환상에 지나지 않았음을, 임신은 생리적 명증으로 단순화할 수 없음을, 임신을 자각하게 해주는 것이 타인의 시선일 수 있음을......."
"도대체 이 아기가 어떻게 내 뱃속에 있었지?
어디서 나타난 거야? 이게 뭐란 말이야?"
이 책에 나오는 카티, 에스텔, 카린, 이렌, 소피, 세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임신거부증으로 인해 아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임신거부증이란 무엇일까? ‘임신거부증’은 ‘상상 임신’의 반대 개념으로 임산부가 임신을 하고도 자신의 임신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정신 질환을 말한다. 임신거부증에 걸리면 대개는 임신 상태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배도 거의 부르지 않고, 몸무게도 늘지 않으며, 심지어 월경을 계속하기도 한다. 그리고 뱃속 아기는 ‘엄마 몸에 몰래 숨어든 작은 탑승객’처럼 움직임도 거의 없이 조용히 자란다. 엄마는 임신 6~8개월 또는 출산 순간에야 비로소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아차리고 경악한다. "도대체 이 아기가 어떻게 내 뱃속에 있었지? 어디서 나타난 거야? 이게 뭐란 말이야?"
이 은밀한 임신과 출산은 행복한 결말을 맺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이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아이 살해로까지 이어진다. 예기치 못했던 아이가 나오는 걸 본 순간, ‘격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힌 일부 여성은 그 아이를 눈앞에서 치워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갓 낳은 아이를 창밖으로 집어던지거나 비닐봉지에 담아 길가에 버리거나 벽장에 숨기거나 냉동고 등에 숨긴다. 그들은 어머니와 동시에 살인자가 된다.
임신거부증은 아직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질병으로서의 위치도 확립하지 못한 질환의 하나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거니와 의학적, 법률적 위치를 확보하기 노력해온 프랑스 역시 이 질환에 대해서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1557년 앙리 2세 칙령에서 갓난아이를 살해한 어머니에 대해 사형을 내릴 것을 권고한 이래 1810년 프랑스 형법에서는 영아살해를 특별 범죄로 취급하여 형벌을 가해오다가 1994년부터는 일종의 ‘과실치사’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임산부가 사건을 미리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베로니크 쿠르조가 3명의 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8년형을 선고받은 것과 달리 역시 3명의 아이를 살해한 마리네트 페쟁은 풀려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매년 800~2,400명의 여성이 임신거부증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대상도 특정인(미성년자, 마약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이 아니라 계층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가임기 여성이라면 누구나 걸릴 수 있다. 출산이 마냥 기쁘고 행복한 일만은 아님을,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한 여성을 얼마나 짓누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임신거부증’이라는 일반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증상을 설명하고 해당 여성들의 입을 통해 그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배경을 보여준다. 그리고 과연 무거운 법정 형량과 사회적 질타가 그 현상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저자는 임신거부증과 관련된 당사자들의 상태도 중요하지만 그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배려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신의 아기를 살해하거나 비닐봉지에 담아서 내다버린 무정한 어머니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단순히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간으로 보는 대신 예기치 않았던 임신이나 출산으로 인한 충격이나 불안감 또는 고립감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그와 같은 비극에 대해 내놓는 대답은 사법적이기보다는 의학적이고 치료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질환에 대해 좀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 작가 소개
저 : 가엘 게르날레크 레비
Gaelle Guernalec-Levy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끝나지 않은 연인(L''amant inacheve'')] [아파트 24(Appartment24)]를 쓴 소설가이다. 저자는 2003년 한 잡지에 ‘복통이나 난소 물혹 또는 자궁근종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아기를 낳은 산모들’에 대한 글을 쓴 것을 계기로 임신거부증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 책은 저자가 3년간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베로니크 쿠르조 사건을 비롯하여 임신거부증 목록에 오를 만한 충격적인 사건은 물론 임신거부증의 심리적, 법적, 역사적 의미를 찬찬히 되짚고 있다.
역 : 문신원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교 카톨릭 대학에서 DEC(현대문학과 예술 연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프랑스어와 영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번역서로는 『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 『파리카페』, 『악의 쾌락 ― 변태에 대하여』, 『여자와 남자 그리고 알코올』, 『사막에 펭귄이? 허풍도 심하시네』, 『빠삐용』, 『뉴욕의 역사』, 『화려함의 역사 베르사유』, 『체위의 역사』, 『철학자들의 동물원』, 『왕비의 침실』, 『베르낭의 그리스 신화』, 『과학의 천일야화』, 『죽음의 행군』, 『갈릴레오 이전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았는가』, 『느리게 사는 즐거움』, 『미친 세상 현명하게 살아가기』, 『사랑의 찬가』, 『우리가 못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새로운 여성적 가치의 선택』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추천의 글
엄마 뱃속에 몰래 숨어든 3.4킬로그램의 아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기들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출산 장려금을 받을 수 없는 아기의 탄생
남편이나 아내나 믿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
임신거부증을 키운 출산의 공포
신장통의 재발견
방광염인 줄 알았다가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다
임신거부증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아무도 몰래 낳은 여섯째 아기
영아살해와 임신거부증
재판정에 선 용감한 어머니 소피
자궁근종인 줄 알았던 아기 때문에 8년형을 선고받다
비닐봉지에 담긴 채 버려진 아기 바티스트
“아기의 목숨을 빼앗았으니 이름이라도 지어주어야죠”
법정으로 간 임신거부증
서래마을 베로니크 쿠르조 사건
임신거부증에 대한 의사들의 견해
결론
부록
온몸과 마음으로 아기의 존재를 거부한 여성들, 그들이 들려주는 임신거부증에 대한 모든 것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소개한 화제의 책 번역 출간!
2010년 10월 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임신거부증에 대한 충격적인 내용을 다루었다. 지난해 2월 부산의 한 주유소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이 자신이 낳은 아이를 가위로 찌르려다 남자친구에게 발견됐다. 그녀는 출산 당일까지도 주유소에서 일을 했는데 동료들은 물론 남자친구조차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예상치 못한 출산이었고, 출산 사실을 감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아이가 태어나자 그 같은 극단적인 일을 저지른 것이다. 또 다른 여성은 낳은 지 4시간이 안 된 자신의 아이를 비닐봉지에 담아 아파트 근처 숲속에 버렸다. 다행히 아이는 울음소리를 들은 주민에게 발견되어 목숨을 건졌다. 경찰은 미성년자의 소행일 거라고 판단했지만, 아이를 낳아 버린 사람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주부였다. 그녀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낳았지만 내 아이가 아니다. 그래서 버렸다"고 말했다.
이런 일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특히 2006년 여름, 한국과 프랑스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방배동 서래마을 베로니크 쿠르조 사건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만하다. 프랑스 엔지니어로 한국에서 파견 근무 중이던 장 루이 쿠르조는 집 냉동고에서 영아 시체 두 구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죽은 영아들의 부모는 집주인 장 루이 쿠르조와 그의 부인 베로니크 쿠르조였다. 또 다른 프랑스의 40대 여성은 17년간 자신이 낳은 아이 8명을 죽인 뒤 시신을 차고 등에 숨겼다. 그녀는 죄책감이 전혀 없었으며 자신은 임신을 원하지 않았고, 자신이 내다버린 것은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신체 일부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임신거부증이란 무엇이고, 이 질환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임신거부증은 왜 끔찍한 아기 살해로까지 이어지는가? 그리고 아기 살해를 저지른 여성은 정신적 도움이 필요한 환자인가, 아니면 비정한 살인자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사례를 중심으로 임신거부증의 실체에 대해 조심스러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나는 임신하지 않았다(Je ne suis pas enceinte)]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소개한 프랑스의 저널리스트 가엘 게르날레크 레비가 쓴 책으로, 프랑스에서 2007년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임신거부증을 앓는 여성들의 정신적, 심리적 상황은 물론 임신거부증에 대한 법률적, 의학적, 역사적 의미 등을 폭넓게 살펴보고 있다.
자신이 낳은 영아 3명을 살해한 베로니크 쿠르조,
그녀는 정신적 도움이 필요한 환자일까, 비정한 살인자일까
2006년 여름, 한국과 프랑스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한국에서 파견 근무 중이던 프랑스 엔지니어 장 루이 쿠르조의 집 냉동고에서 영아 시체 두 구가 발견된 것이다. DNA 검사 결과, 영아들의 부모는 장 루이 쿠르조와 그의 부인 베로니크 쿠르조로 밝혀졌다. 처음에 사실을 부인하던 베로니크는 이내 자신이 그 아이들을 죽였으며, 1999년에도 신생아 한 명을 더 죽였다고 털어놓았다. 이 일로 프랑스 사회는 충격에 빠져들었고, 그녀는 ‘마녀’ 취급을 받았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변호인과 의학계 일부에서 주장한 ‘임신거부증’에 의한 병적 행위라는 동정론과 의도적 살인이라는 단죄론이 팽팽히 맞섰다. 결국 베로니크는 임신거부증에 의한 의도하지 않은 살인이라는 변호인측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5월, 3년 반 만에 가석방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 충격적인 일을 계기로 프랑스 사회에서는 ‘임신거부증’에 대한 본격적인 재조명이 이루어졌다. 어떻게 출산 직전까지 임신 사실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떻게 아기를 낳을 때까지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모를 수 있을까? 그리고 자신이 낳은 아기를 죽일 수 있을까? 저자 가엘 게르날레크 레비는 2003년 한 잡지에 임신거부증 관련 글을 쓴 것을 계기로 임신거부증에 관심을 갖고 3년에 걸쳐 이와 같은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 나섰다. 임신거부증이라는 특별한 사례를 경험한 여성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 의사, 정신분석가, 변호사 등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프랑스를 비롯하여 각 나라의 사례를 수집, 조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나는 법학자도 의사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건의 사연에, 다양한 증언에, 여성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자 노력했다. 그 여성들은 비통하게 상기시킨다. 모성 본능도 결국 그럴듯한 환상에 지나지 않았음을, 임신은 생리적 명증으로 단순화할 수 없음을, 임신을 자각하게 해주는 것이 타인의 시선일 수 있음을......."
"도대체 이 아기가 어떻게 내 뱃속에 있었지?
어디서 나타난 거야? 이게 뭐란 말이야?"
이 책에 나오는 카티, 에스텔, 카린, 이렌, 소피, 세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임신거부증으로 인해 아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임신거부증이란 무엇일까? ‘임신거부증’은 ‘상상 임신’의 반대 개념으로 임산부가 임신을 하고도 자신의 임신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정신 질환을 말한다. 임신거부증에 걸리면 대개는 임신 상태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배도 거의 부르지 않고, 몸무게도 늘지 않으며, 심지어 월경을 계속하기도 한다. 그리고 뱃속 아기는 ‘엄마 몸에 몰래 숨어든 작은 탑승객’처럼 움직임도 거의 없이 조용히 자란다. 엄마는 임신 6~8개월 또는 출산 순간에야 비로소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아차리고 경악한다. "도대체 이 아기가 어떻게 내 뱃속에 있었지? 어디서 나타난 거야? 이게 뭐란 말이야?"
이 은밀한 임신과 출산은 행복한 결말을 맺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이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아이 살해로까지 이어진다. 예기치 못했던 아이가 나오는 걸 본 순간, ‘격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힌 일부 여성은 그 아이를 눈앞에서 치워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갓 낳은 아이를 창밖으로 집어던지거나 비닐봉지에 담아 길가에 버리거나 벽장에 숨기거나 냉동고 등에 숨긴다. 그들은 어머니와 동시에 살인자가 된다.
임신거부증은 아직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질병으로서의 위치도 확립하지 못한 질환의 하나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거니와 의학적, 법률적 위치를 확보하기 노력해온 프랑스 역시 이 질환에 대해서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1557년 앙리 2세 칙령에서 갓난아이를 살해한 어머니에 대해 사형을 내릴 것을 권고한 이래 1810년 프랑스 형법에서는 영아살해를 특별 범죄로 취급하여 형벌을 가해오다가 1994년부터는 일종의 ‘과실치사’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임산부가 사건을 미리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베로니크 쿠르조가 3명의 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8년형을 선고받은 것과 달리 역시 3명의 아이를 살해한 마리네트 페쟁은 풀려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매년 800~2,400명의 여성이 임신거부증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대상도 특정인(미성년자, 마약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이 아니라 계층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가임기 여성이라면 누구나 걸릴 수 있다. 출산이 마냥 기쁘고 행복한 일만은 아님을,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한 여성을 얼마나 짓누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임신거부증’이라는 일반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증상을 설명하고 해당 여성들의 입을 통해 그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배경을 보여준다. 그리고 과연 무거운 법정 형량과 사회적 질타가 그 현상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저자는 임신거부증과 관련된 당사자들의 상태도 중요하지만 그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배려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신의 아기를 살해하거나 비닐봉지에 담아서 내다버린 무정한 어머니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단순히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간으로 보는 대신 예기치 않았던 임신이나 출산으로 인한 충격이나 불안감 또는 고립감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그와 같은 비극에 대해 내놓는 대답은 사법적이기보다는 의학적이고 치료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질환에 대해 좀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 작가 소개
저 : 가엘 게르날레크 레비
Gaelle Guernalec-Levy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끝나지 않은 연인(L''amant inacheve'')] [아파트 24(Appartment24)]를 쓴 소설가이다. 저자는 2003년 한 잡지에 ‘복통이나 난소 물혹 또는 자궁근종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아기를 낳은 산모들’에 대한 글을 쓴 것을 계기로 임신거부증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 책은 저자가 3년간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베로니크 쿠르조 사건을 비롯하여 임신거부증 목록에 오를 만한 충격적인 사건은 물론 임신거부증의 심리적, 법적, 역사적 의미를 찬찬히 되짚고 있다.
역 : 문신원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교 카톨릭 대학에서 DEC(현대문학과 예술 연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프랑스어와 영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번역서로는 『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 『파리카페』, 『악의 쾌락 ― 변태에 대하여』, 『여자와 남자 그리고 알코올』, 『사막에 펭귄이? 허풍도 심하시네』, 『빠삐용』, 『뉴욕의 역사』, 『화려함의 역사 베르사유』, 『체위의 역사』, 『철학자들의 동물원』, 『왕비의 침실』, 『베르낭의 그리스 신화』, 『과학의 천일야화』, 『죽음의 행군』, 『갈릴레오 이전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았는가』, 『느리게 사는 즐거움』, 『미친 세상 현명하게 살아가기』, 『사랑의 찬가』, 『우리가 못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새로운 여성적 가치의 선택』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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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뱃속에 몰래 숨어든 3.4킬로그램의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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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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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래 낳은 여섯째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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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목숨을 빼앗았으니 이름이라도 지어주어야죠”
법정으로 간 임신거부증
서래마을 베로니크 쿠르조 사건
임신거부증에 대한 의사들의 견해
결론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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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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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