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다른 어떤 여행보다 맛있는
티테이블 위 세계여행의 시작-
“집사는 고양이와 함께라서 더 행복해!”
마음만 먹는다면 출근길에도 떠날 수 있는 것이 여행이지만, 수십 번도 더 머뭇거리다가 결국 책상 앞으로 돌아와 앉게 만드는 요즘입니다. 불가능할 것 같던 재택근무도 정착시킨 이 시국에 여행은 무슨 여행일까요. 그저 영혼이라도 쿠바의 낡은 거리, 발리의 파란 바다, 파타고니아의 압도적 풍광 속으로 보내볼 수밖에요.
그럼에도 마음의 들썩임을 참을 수 없었던 작가는 마침내 티테이블 위로 세계지도를 펼쳤습니다. 네 살짜리 고양이 ‘감자’의 집사가 늘 꿈꿔왔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소중한 존재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그것도 가장 맛있는 방식으로요.
퍼스트 클래스보다 안락하고
정글의 법칙보다 맛있는
고양이와 함께, 방구석 세계여행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티베트의 카일라스를 목적지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면, 여행은 낯선 맛을 찾아나서는 시간이다. 밀크티와 땡모반, 에그타르트가 우리의 발걸음을 홍콩과 치앙마이의 야시장으로, 또 리스본의 골목으로 향하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어쩌면 산티아고에서든 티베트에서든 기어코 맛을 찾아내는 ‘위’대한 인류도 있을지 모를 일이다.)
물론 여행지의 맛을 주변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대만도 아닌데 흑당버블티가 흔하고, 안트베르펜이 아니어도 맛있는 벨기에 와플을 맛볼 수 있다. 피렌체, 마드리드가 아니라 조금만 큰 마트에 가면 이탈리아산 프로슈토와 스페인산 하몽을 살 수 있는 시대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낯선 맛을 그리며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한다.
하지만 예민한 고양이 ‘감자’와 함께 사는 집사에게 여행은 언제나 계획으로 그친다. 여행을 사랑하고, 여행과 가장 가까운 일을 하고 있지만 여느 집사가 그렇듯 꼼짝없이 집순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작가는 그래서 조금 다른 방식의 여행을 선택했다. 티테이블 위에서 감자와 함께 먹고, 마시고, 기록하는 여행.
“어느 날 문득, 라미감자카페라는 이름을 단 기억 속에 내가 경험했던 세계, 특히 나의 지난 여행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티테이블 위에서 감자와 함께 세계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_프롤로그 중
그렇게 《고양이와 함께 티테이블 위 세계정복》은 시작됐다.
“여행 배와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
읽다 보면 침이 고이는
스물아홉 번의 여행, 스물아홉 가지 맛
우리에게는 여행하는 배와 디저트 배가 따로 있기에, 그곳에 가서 반드시 먹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곳-여행지이든 티테이블 위든-에서 그것을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여행의 행복은 똑같은 크기로 배를 가득 채운다. 게다가 불현듯 얻어 걸리는 인생의 지혜는 덤처럼 기쁘다.
“끝없는 우주 어딘가에 외계 생명체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이 넓은 세상 어딘가에는 나와 꼭 맞는 반쪽이 있을 것이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와중에 새우 토스트 따위가 없을 리 없지 않은가. (…) 아직 내가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건 없다며 나의 세계를 단정 짓는 일은 어찌나 안타까운가.
그러니까 중국 어딘가에는 새우 토스트가 있다고 믿자. 아니, 분명히 있다. 외계 생명체도 나의 반쪽도 어딘가에는 반드시 있다.”_‘멘보샤와 새우 토스트’ 중
그러고 보면 여행은 가끔은 일상보다 심심하기도 하고, 때로는 인생처럼 쌉쌀하지만, 끝은 언제나 달콤하기에 디저트를 닮았다. 여행은 그리고 디저트는 또 누군가의 삶을 바꾸기도 하고 낯선 이와 접점이 되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잊고 지냈던 시간들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누군가에게는 엄마 손을 잡고 따라나섰던 시장통의 즐거움으로, 각종 심부름을 하고 받은 용돈을 모아 사먹었던 일종의 보상으로, 하굣길에 친구들과 갈라 먹었던 우정의 징표로 마음에 남았을 간식들.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전 세계 간식을 다 찾아 먹을 수 있고 맛있는 것들도 훨씬 많아져 이런 녀석들은 별거 아니라면 별거 아닌 맛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겨울이 올 때마다 이 별거 아닌 맛이 그리워지는 것은 역시 그에 얽힌 소중한 기억들 때문이지 않을까.”_‘겨울의 문을 여는 3가지 간식’ 중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맛도, 처음에는 여행보다 설레는 경험이었다. 이 책을 읽고 돌아와 치즈케이크 앞에 앉았을 때 누군가가 생각날 수 있기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며 어딘가를 떠올릴 수 있기를. 그리고 그것이 설레는 기억이기를.
여행도 인생도, 결국 맛이다.
▶ 저자 소개
고양이 감자
페르시안 종의 중성화한 수컷. 2020년 3월 기준으로 나이는 네 살. 다니는 동물병원에서도 톱클래스에 들 정도의 사나운 성격. 할퀴는 일은 거의 없으나 무는 일은 아주 많습니다. 관종끼가 있어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항상 앵글 안에 들어와 있으며 그래도 관심을 안 주면 달려와서 뭅니다.
작가 소개
라미감자카페의 라미. 조만간 근속 10년을 바라보는 30대 직장인. 《이탈리아 고작 5일》과 《그리하여 세상의 끝 포르투갈》, 《프로방스 미술 산책》을 지었습니다. 홈카페에서 Me Time을 즐기는 것을 좋아하지만 진심으로 오롯이 혼자인 것은 무서워합니다. 감자와 요롱이(닥스훈트, 8세)와 함께 서울에 삽니다.
목 차
프롤로그 고양이와 티테이블 위 세계정복의 시작
적당히의 미학, 모카포트(이탈리아, 로마)
멘보샤와 새우 토스트(중국, 북경)
즐거움을 위한 커피, 카페 쓰어다(베트남, 다낭)
홍콩식 밀크티와 토스트(홍콩)
낯선 사람이 건네는 차이(터키, 이스탄불)
여름밤의 맛, 바나나 로띠와 수박주스(태국, 치앙마이)
롱블랙과 아메리카노의 관계(호주, 시드니)
마음을 다해, 터키쉬 커피(터키, 이스탄불)
한여름의 크림 빠진 크림티(마카오)
네덜란드의 진짜 마약, 스트룹와플(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생햄의 시대, 프로슈토와 하몽(이탈리아, 피렌체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다람쥐 커피의 귀여운 진실(베트남, 하노이)
마카롱은 왜 비싼가(프랑스, 파리)
와플의 세계(벨기에, 안트베르펜)
빠지다, 아포가또(이탈리아, 베네치아)
에그타르트 한 알의 힘(홍콩과 마카오 그리고 포르투갈, 리스본)
바나나의 의미(일본, 도쿄)
보헤미안의 단맛, 말렌카(체코, 프라하)
누군가의 삶을 바꾼 커피(태국, 치앙마이)
먹기 전쟁, 월병과 에그롤(중국, 북경)
초승달처럼, 크루아상(프랑스, 니스)
도미는 어떻게 붕어가 되었나(일본, 구라요시 그리고 한국, 서울)
슈크림을 잔뜩 먹는다는 것(미국, 라스베이거스)
번영이 도래하다, 펑리수(대만, 타이베이)
우유를 튀긴다굽쇼?(스페인, 마드리드)
당신의 인생 커피(미국, 샌프란시스코)
세상의 모든 웰컴, 웰컴 드링크(태국, 방콕)
겨울의 문을 여는 3가지 간식(한국, 서울)
생일 케이크의 맛(내가 아는 세상)
에필로그 고양이와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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