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주요목차
1.나도 오성 대감 자손이라구요!
2.그깟 게딱지 때문에
3.사람도 지우개로 지울 수 있는 걸까?
4.나도 제사를 지낼테야!
5.그래, 난 오늘부터 남자야!
6.나도 아빠랑 목욕할래요!
7.꼭 남자들만 선수가 되라는 법 있나요?
8.그런 줄도 모르고
9.여우한테 홀린 게 아닐까?
10.눈앞에서 별이 반짝
11.내 원피스 어디 있어요?
▣ 신문 서평
여자 화장실서 쫓겨난 수지는 왜 기뻐했을까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 수지의 집 대문에는 문패가 다섯 개 걸려 있다. 할머니, 아빠,
엄마, 수지, 그리고 남동생 재형이.
‘난 이제부터 남자다’는 다른 집엔 하나 밖에 없는 문패가 이 집에는 식구 수 대로 주렁
주렁 걸리게 된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수지네 집에도 원래 수지 아빠 문패 하나만 달려 있었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 문패다.
조선 명문 양반가의 3대 독자 이름이 새겨졌으니.
손이 귀한 집안에서, 딸로 태어난 수지는 언제나 찬밥이다. 할머니에게 손주는 재형이
하나일 뿐이다. 할머니가 웃을 때 나오는 말은 “우리 강아지 고추 좀 보자”이고 얼굴을
찌푸릴 때 나오는 말은 “계집애가 어쩌자고….”
딸 셋인 집에서 자란 엄마도 할머니에 뒤지지 않는다. 아빠가 결혼기념일 선물로 엄마
에게 준 보석반지의 임자는 아직 3학년 밖에 안된 코흘리개 동생의 장래 아내용으로
일찌감치 정해졌다.
훌륭한 조상의 피가 남자에게만 골라 전달되는 것도 아닌데. “손이 귀하다”는 할머니의
말을 수지는 이해할 수가 없다. 차별 당하는 것이 싫은 열 한 살 아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오직 하나 남자가 되는 것. 돈에도 선덕여왕, 신사임당, 유관순은 없고 율곡, 충무공, 세종
대왕만 그려져 있으니 차별 당하지 않으려면 남자가 되어야 했다.
그래서 할아버지의 제삿날 남동생을 밀쳐낸 뒤 넙죽 절을 하고, 아빠 문패 옆에 나란히
자신의 이름을 쓴 종이 문패를 걸었다가 할머니가 떼어 내자 자기 방문에 걸고 투쟁한다.
머리카락을 싹둑 자르고 남장을 한 뒤 여자 화장실에서 쫓겨나자 기뻐하고, ‘진정한 남자’
가 되기 위해 아빠와 남동생이 목욕하는 욕실에 훌렁 벗고 뛰어든다. 반 대항 축구대회에
여자도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우기며 끼여들고는 신우염에 걸려 앓아 누울 정도로 연습
하며 자신을 학대한다.
‘남자 되기’라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목표를 이루려는 수지의 무모함에 대한 작가의 세밀
한 서술은 성적 자아마저 부정하고 싶은 여성들의 상황에 대한 역설적 웅변이다. 하지만
작가는 수지에게 첫 생리가 찾아오게 함으로써 그 ‘남자 되기’의 불가능함을 지적하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성은 패배해야 하는가.
아빠 엄마는 어느날 여자됨의 억울함을 토로한 딸의 일기를 본다. 그 일기를 통해 수지는
여자나 딸이라는 차별적 상황을 벗고 자식이라는 평등한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여자는
여자로 살 권리가 있다.
그러기 위해 중요한 것은, 내 아들만큼 소중한 내 딸을 위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
이다. 수지의 남자 되기 소동 후 아빠가 대문에 내다 건 다섯 개의 문패는 그 차별 없는
세상의 상징이다[2002.5.24 조선일보 김태훈 기자]
1.나도 오성 대감 자손이라구요!
2.그깟 게딱지 때문에
3.사람도 지우개로 지울 수 있는 걸까?
4.나도 제사를 지낼테야!
5.그래, 난 오늘부터 남자야!
6.나도 아빠랑 목욕할래요!
7.꼭 남자들만 선수가 되라는 법 있나요?
8.그런 줄도 모르고
9.여우한테 홀린 게 아닐까?
10.눈앞에서 별이 반짝
11.내 원피스 어디 있어요?
▣ 신문 서평
여자 화장실서 쫓겨난 수지는 왜 기뻐했을까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 수지의 집 대문에는 문패가 다섯 개 걸려 있다. 할머니, 아빠,
엄마, 수지, 그리고 남동생 재형이.
‘난 이제부터 남자다’는 다른 집엔 하나 밖에 없는 문패가 이 집에는 식구 수 대로 주렁
주렁 걸리게 된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수지네 집에도 원래 수지 아빠 문패 하나만 달려 있었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 문패다.
조선 명문 양반가의 3대 독자 이름이 새겨졌으니.
손이 귀한 집안에서, 딸로 태어난 수지는 언제나 찬밥이다. 할머니에게 손주는 재형이
하나일 뿐이다. 할머니가 웃을 때 나오는 말은 “우리 강아지 고추 좀 보자”이고 얼굴을
찌푸릴 때 나오는 말은 “계집애가 어쩌자고….”
딸 셋인 집에서 자란 엄마도 할머니에 뒤지지 않는다. 아빠가 결혼기념일 선물로 엄마
에게 준 보석반지의 임자는 아직 3학년 밖에 안된 코흘리개 동생의 장래 아내용으로
일찌감치 정해졌다.
훌륭한 조상의 피가 남자에게만 골라 전달되는 것도 아닌데. “손이 귀하다”는 할머니의
말을 수지는 이해할 수가 없다. 차별 당하는 것이 싫은 열 한 살 아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오직 하나 남자가 되는 것. 돈에도 선덕여왕, 신사임당, 유관순은 없고 율곡, 충무공, 세종
대왕만 그려져 있으니 차별 당하지 않으려면 남자가 되어야 했다.
그래서 할아버지의 제삿날 남동생을 밀쳐낸 뒤 넙죽 절을 하고, 아빠 문패 옆에 나란히
자신의 이름을 쓴 종이 문패를 걸었다가 할머니가 떼어 내자 자기 방문에 걸고 투쟁한다.
머리카락을 싹둑 자르고 남장을 한 뒤 여자 화장실에서 쫓겨나자 기뻐하고, ‘진정한 남자’
가 되기 위해 아빠와 남동생이 목욕하는 욕실에 훌렁 벗고 뛰어든다. 반 대항 축구대회에
여자도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우기며 끼여들고는 신우염에 걸려 앓아 누울 정도로 연습
하며 자신을 학대한다.
‘남자 되기’라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목표를 이루려는 수지의 무모함에 대한 작가의 세밀
한 서술은 성적 자아마저 부정하고 싶은 여성들의 상황에 대한 역설적 웅변이다. 하지만
작가는 수지에게 첫 생리가 찾아오게 함으로써 그 ‘남자 되기’의 불가능함을 지적하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성은 패배해야 하는가.
아빠 엄마는 어느날 여자됨의 억울함을 토로한 딸의 일기를 본다. 그 일기를 통해 수지는
여자나 딸이라는 차별적 상황을 벗고 자식이라는 평등한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여자는
여자로 살 권리가 있다.
그러기 위해 중요한 것은, 내 아들만큼 소중한 내 딸을 위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
이다. 수지의 남자 되기 소동 후 아빠가 대문에 내다 건 다섯 개의 문패는 그 차별 없는
세상의 상징이다[2002.5.24 조선일보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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