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1장 현실의 가시
피부는 인간의 표면이고 그 본질은 그 속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다. 피부는 비본질적이다. 앞으로 살펴볼 감각문화란 이 모델을 역전하는 것이다. 거기에서 피부는 단순한 자루도 중추를 섬기는 말단도 아니다. 피부와 뇌는 계층적인 관계가 아닌 기하학적인 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피부는 종속적이지 않다. 피부를 뇌의 확장으로서, 뇌를 개켜놓은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본질은 피부에 있다. 따라서 촉각문화가 중요시되는 것은 현실의 존재가 아닌 현실의 생성에서다.
프랑스의 삽화가이자 작가인 토미 웅게러(Tomi Ungerer, 1931∼) 사진집의 가장 공포스러운 부분은 바로 인형에 바늘을 찔러놓고 찍은 시리즈일 것이다. 가시는 숨겨져 있어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그것은 절대 불변한 것으로 남아 있다.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촉각뿐이다. 다시 말해 내부에 존재하는 이물감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은 이 가시의 전면적인 봉기에 다름 아니다. 영국의 작가인 엘리아스 카네티(Elias Canetti, 1905∼1994)의 예언대로 가시는 수십 년이나 축적되어 옛 상황의 도래를 계속 기다렸다. 전복은 우선 동구에서 일어났다. 다시 머지않아 금세기 최대의 명령기계인 중추 부분을 급습하게 되었다. 냉전의 종언이란 동결되어 있던 가시의 해동에 지나지 않았다. 이처럼 거대한 가시의 제거는 물론 혼자서 할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복잡기괴한 가시라 하더라도 모든 가시로부터의 해방이 군중 내부에서는 가능하다.” 우리들이 경험하고 있는 군중현상은 다시 말해 군중에 의한 가시 제거 작업인 것이다. 가시는 기억하고 있다. 유럽의 세계정복이 개시된 지 정확히 500년째다. 가시는 상황의 도래를 호시탐탐 기다리고 있다. 가시는 우리의 감각에 호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3장 색소정치학
인종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겨우 두 세기 전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 16세기, race라는 말은 아직 가계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랬던 것이 육체적 특징에 따라 인간집합의 개념으로 변용된 것은 같은 시기에 시작된 유럽의 세계 식민지화를 통해서였다. 신대륙에 도착한 유럽인의 눈에 비친 미지의 주민들의 가장 큰 특징은 그들이 벌거벗은 채로 생활하는 것과 피부색이었다. … 하지만 18세기 린네(Carl Von Linne)의 분류학(Taxonomy)에서 시작된 인종연구의 계보를 보면 그것이 그리스 로마 시대 이래의 비유럽 세계, 비기독교 세계에 대한 이미지에 깊은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린네는 인간을 분류할 때 지리적 조건, 육체적 특징이나 심리적 성격을 염두에 두었는데 여기에는 고대 그리스 생리학의 체액론(體液論)과 피부색 그리고 기질이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 혈액, 점액, 흑담즙, 황담즙의 네 체액의 조합에 따라 나오는 기질,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네 지역의 지리 구분 그리고 흑백황적의 네 피부색을 기초로 한 분류가 그것이다. 린네는 이 분류에 따라 유럽인에게 흰색·지적임·종교심을, 아프리카인에게는 검정색·교활함·종속성이라는 성격을 대응시켰다. … 이후의 인종관은 칸트, 헤겔에서 다윈을 거쳐 금세기에는 동물행동학의 로렌츠에 이르기까지 방법론의 차이를 막론하고 기본적으로는 18세기 최대의 박물학자인 뷔퐁의 정식(定式)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모두 하나의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연구이자 이론이다. 그런 까닭에 진화론의 ‘도태’나 ‘적응’과 같은 개념이 어떤 식으로 적용됐는지는 재삼 거론할 필요도 없다. 프랑스 사상가 고비노(Joseph Arthur Comte de Gobineau, 1816∼1882)나 독일의 생물학자인 헤켈(Ernst Heinrich Philipp August Haeckel, 1834∼1919)에 의한 인종이론은 백인종이 인종의 우열을 따지는 데 한층 더 언급된다. 어쨌든 식민지 지배와 파시즘 정통화의 공식은 이로써 구색을 갖추었고 유럽은 안심하고 이문화 살육을 지속할 수 있었다.
4장 포스트휴먼(Posthuman)
위생학자인 페텐코페르(Max Josef von Pettenkofer, 1818∼1901)는 물이나 대기의 질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실험위생학의 기초를 다졌다. 특히 뮌헨의 상하수도를 정비하여 장티푸스를 없앤 업적으로 유명하다. 이 사실은 위생학이 처음부터 도시계획과 더불어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1905년에는 프랑크프루트에서 최초의 도시계획박람회가 열렸는데 그 타이틀은 ‘대중이 앓는 병과 그 퇴치법’이었다. 박람회의 성과는 그대로 베를린에 개설된 최초의 위생학박물관으로 이어졌다. 독일 위생학박물관은 결국 나치의 인종 사상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기능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상징이 1930년 박람회에서 전시된 ‘유리로 된 남자’라 불리는 모형이었다. 드레스덴의 위생학박물관에서 제작된 이것은 내부의 조직이 보이도록 피부 부분을 투명한 수지(樹脂)로 처리한 등신대의 해부 모형이었다. ‘유리로 된 남자’는 박람회의 볼거리로 커다란 화제가 되었다.
20년에 걸쳐 전개된 위생박람회라는 배경을 생각해보면 이는 인체의 모형일뿐 아니라 건강한 사회의 축소판이자 국가의 메커니즘을 투영하는 모형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음을 쉽게 짐작 할 수 있다.
독일의 영화감독인 프리츠 랑(Fritz Lang, 1890∼1976)의 〈메트로폴리스(Metropolis)〉(1927)와 더불어 위생적 인조인간(android)이 군중을 끌어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유리로 된 남자’ 앞에 선 남자와 여자들이 이상적인 인종이라는 사고방식에 세뇌당하고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투명한 피부, 주름 하나 상처 하나 없는 청결한 피부에 대한 집착은 에스테틱(esthetics)이라는 이름으로 불길한 색채를 띤 채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7장 맹인론Ⅰ
현재 원격현장제어 기술은 의학이나 화학에서 군사 영역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의 새로운 점은 다루는 대상이 반드시 현실 상황일 필요는 없다는 데 있다. 예를 들면 우주개발용 원격제어 로봇의 경우 슬레이브를 실제로 화성에 보내기 전에 화성의 토양을 상정한 시뮬레이션 영상을 통해 연습할 수 있을 것이다. 마스터 핸드를 장착한 작업자는 실제로 슬레이브가 화성 표면을 돌아다니듯이 시뮬레이션 영상의 세계를 느끼면서 손을 움직이게 된다. 즉 작업자의 몸은 여기에 있으면서 그 감각은 그쪽에 있는 시뮬레이션 영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현실, 혹은 가상적으로 만들어진 현실 환경을 대상으로 삼는다는 의미에서 인공현실(Artificial Reality) 혹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등으로 불려 원격현장제어 기술을 더욱 발전시킨 연구로 근년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다.
시뮬레이션이 입체시(立體視) 시스템에 의해 3차원이 된 점, 그 영상이 일방적으로 흐르지 않고 마스터 자신의 움직임과 연동하여 반응하는 쌍방향 영상이라는 점 때문에 우리가 현실 공간을 움직일 때 갖는 것과 비슷한 감각의 연합이 일어난다. 확대된 분자 모델을 보고 게다가 그것들의 움직임을 실제 손으로 느끼면서 새로운 분자 합성을 시도하는 시스템은 물론 가상의 모델하우스 안을 거닐면서 구조나 방의 배치를 체험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정도를 알 수 있는 것까지 그 응용범위는 굉장히 넓다. 또한 물체를 만졌을 때의 저항감을 마스터 쪽으로 내보내는 연구에서는 예컨대 엠아이티(MIT)공과대학에서 개발한 가상 줄(?)이 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시된 물체의 표면을 조작봉을 움직이면서 덧그리면 그 표면의 상태에 맞춰 저항감이 봉의 진동을 통해 손으로 전해진다. 또 물체를 쥐었을 때 그 저항감을 공기 펌프로 움직이는 실린더를 매개로 글러브에 전달하는 장치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가상현실이라는 시각문화의 최전선에 출현한 새로운 현실에 걸맞게 손의 복권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8장 맹인론Ⅱ
비행 시뮬레이터(Flight simulator)는 지금으로부터 약 반 세기 전 오스트리아계 미국인 에드윈 링크(Edwin Albert Link, 1904∼1981)가 만들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전투기 조종사의 훈련용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현재 쓰이고 있는 시뮬레이터의 경우는 고속계산이 가능한 대형 컴퓨터의 등장으로 실현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 말고도 지금의 시뮬레이터에는 세계 곳곳에 있는 공항의 경관을 찍은 영상이 탑재되어 있는데 예를 들자면 홍콩처럼 이착륙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지리적 조건도 미리 모의 체험할 수 있다. 시뮬레이터의 움직임은 거의 완벽하다. 최근 이 경관 영상에 새로운 차원을 연 것으로는 프랑스의 시뮬레이터 전문회사인 AMCI가 개발한 ‘아비오닉 이미저리(Avionik Imagery)’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투기용 시뮬레이터인데 여기서는 조종실 창에 비치는 2차원 영상 대신에 조종사의 고글(goggles)에 3차원 경관 영상이 비친다. 또 여러 가지 지시나 명령도 이 고글에 표시 된다. 이를테면 조종사의 헬멧 자체가 기기 패널과 스크린이 일체화 된 셈이다. 이러한 두부 장착형 디스플레이를 HMD(Head Mounted Display)라 하는데 ‘아비오닉 이미저리’에서는 단순한 디스플레이를 뛰어넘어 적기에 대한 조준에서 포격까지 같은 HMD 상에서 실행하게끔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시야에 들어온 적기를 자동 추격하여 조종사의 시선으로 기영(機影)이 지나친 순간을 디스플레이 상에서 포착하여 발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헝가리인 아그네스 헤게뒤스(Agnes Hegedus, 1964∼)의 〈핸드사이트(Handsight)〉(1992)는 가상현실의 체험을 손목 회전으로 바꾸었다. 여기에 어항만한 투명한 아크릴로 만든 주발이 있다. 속은 비어있고 위쪽에 손목이 들어갈 정도의 구멍이 있다. 그 옆으로 탁구공만한 모형 눈알이 있다. 코드가 부착된 안구를 투명 주발에 넣으면 앞쪽에 있는 원형 스크린에 CG영상이 나타난다.
안구를 움직이면 영상도 변화한다. 잠시 손목을 움직이는 동안 그 영상이 투명 주발 속에 만들어진 어떤 방임을 알게 된다. 안구를 움직임으로써 시선이 원형의 인테리어 속을 이동하는 것이다. 바닥에는 격자모양의 카펫이 깔려있고 가구 같은 것들이 있으며 화분에 심은 식물도 보인다. 사다리 같은 것이 세워져 있어 2층의 다락방처럼도 보인다. 하여간 구형의 공간 속을 손목을 움직임으로써 자유자재로 들여다 볼 수 있다. 안구와 서양의 점쟁이들이 쓰는 수정체처럼 보이는 투명 주발 그리고 원형스크린이라는 세 가지 구형 공간을 통해 우리는 손목 회전운동이 일으키는 기묘한 공간의 왜곡을 맛보게 된다. 탁구공 눈알의 시계는 우리의 그것과 달라서 어안렌즈에 가깝다. 더욱이 이것은 원형스크린에 투영되는 까닭에 영상 자체가 상당히 왜곡되어 버린다. 이는 광학적 왜곡을 응용한 왜상화법(anamorphosis)에 아주 근접한 것이다.
9장 세계피부의 꿈
“열 손가락으로 무엇 하나 할 수 없다”는 프랑스 고고학자이자 고생물학자인 앙드레 르로와-그랑(Andre Leroi-Gourhan, 1911∼1986)의 말에 자극을 받아서는 아니지만, 컴퓨터는 ‘손가락으로 무엇이든 가능한’ 방향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그것을 떠받치는 것은 ‘멀티 터치’라 불리는 복합기술로 스크린이 복수의 손가락을 검지(檢知)하여 그 움직임에 반응한다. 이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채택되어 쓰이고 있으나, 향후 10년 사이에 손가락 끝은 시간, 압력, 체온, 맥박, 지문 등 다른 정보를 스크린과 주고받으면서 컴퓨터를 본래 의미에서의 ‘퍼스널’한 것으로 맞추어 나갈 것이다. 다시 말해 이 분야의 기술이 마침내 촉각을 인터페이스로 실용화하는 단계에까지 따라붙어왔음을 의미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손가락 끝은 스크린을 통해 다른 스크린과도 정보를 교환한다. 거대 통신회선을 통해 실질적으로 하나의 스크린이 모든 스크린인 듯한 상황에서, 하나의 손가락 끝이 제공하는 정보를 온라인에 있는 모든 스크린에서 공유할 수 있다면 촉각은 새로운 원격 소통이 가능하다. 개개의 손가락 끝의 체온이나 맥박은 기상정보와 같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체의 기상학’을 실천한 무용가들의 단련에는 훨씬 못 미치더라도 멀리 떨어진 지점에서 불특정 다수의 인간 신체의 기상은 미지의 작품을 낳는 매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시각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면 그것이 얼마만한 것이든 촉각이나 피부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이다. ‘퍼스널’한 미디어가 발전하면 할수록 사람과 사람이 직접 얼굴을 맞댈 기회는 줄어든다. 그러한 경향이 미국사회에서 전해져 온지 이미 오래다. 스크린에는 상영막과 가림막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스크린이 원래 사람과 사람 사이를 격리하고 고독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퍼스널’한 미디어에 부과된 과제란 그와는 반대로 직접 부대끼고 사태를 감안하여 어떻게 창조의 장을 만들 수 있는가가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미나토 지히로
1960년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출생으로 1984년 와세다대 정치학과를 졸업하였다. 남미 각국에 장기 체류 후, 1985년부터 파리를 거점으로 사진가ㆍ평론가로서 활동하였고 2002년 옥스퍼드대 울프손 칼리지(Wolfson College) 연구원, 2007년 제52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일본관 커미셔너로 역임하였다. ‘군중’, ‘이동’ 등을 테마로 한 사진을 찍어왔고 경계를 넘나드는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5년부터 다마(多摩)미술대학 미술학부 정보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진집으로는 〈파도와 귀 장식(波と耳飾り)〉, 〈내일, 광장에서-유럽 1989∼1994)〉, 〈순간의 산―형태창출의 신성성(瞬間の山-形態創出と聖性)〉, 〈Inbetween No.2 France Greece〉, 〈문자의 어머니들(文字の母たち)〉이 있다.
역자 : 김경주
조선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12회의 개인전과 100여 회의 국내외 기획전을 열었다. 지금은 동신대학교 공연전시기획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5월시 판화집〉(공저, 한마당, 1983), 〈민족현실과 지역운동〉(공저, 광주출판사, 1985), 〈화문집-화창한 날의 상처〉(전라도닷컴, 2002), 〈복잡성-예술을 통한 문화적 역동성의 이해〉(심미안, 2007), 〈프랙털로부터 미의 추출〉(심미안, 2008), 〈문화기획용어사전〉(심미안, 2013) 외 다수가 있다.
역자 : 이종욱
일본 간사이(關西)대 대학원 문학연구과에서 일본근대문학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지금은 문화체육관광부 특수법인 아시아문화개발원에 재직 중이다.
번역서로는 나카자와 케이지의 만화 〈맨발의 겐〉(공역, 아름드리미디어, 2000), 〈일본전후사 1945~2005〉(논형, 2006), 〈만국박람회환상〉(논형, 2007)이 있다.
▣ 주요 목차
한국어판 서문/ 일본어 서문
1장 현실의 가시
열 손가락으로 무엇 하나 할 수 없다/ 물질 P/ 촉각문화/ 응콘데(Nkonde)―가시를 꽂아 만든 조각상/ 명령이라는 가시/
토미 웅게러의 가시/ 가시는 제거할 수 있는가
2장 통증의 도상학
타투(tattoo)의 계보/ 데모그라피에서 피부학으로/ 데타토아쥬(detatouage)/ 매체로서의 피부/ 유형지의 기계/ 촉각과 비 광학계 코드
3장 색소정치학
주변으로부터 생겨나는 배타주의/ 접촉공포를 낳는 환경/ 증식과 ‘외부인 혐오(Xenophobia)’/ 인종과학이라는 범죄/
색소정치학/ 아라비안나이트의 피부/ 하렘(Harem) 환상/ 〈말콤 X〉/ 천사는 무슨 색인가/ 이탈리아의 색채/ 물의를 빚은 색 /
벌거벗은 신생아/ 피부는 메시지다/ 피부색이란 어떤 색인가/ 백피증의 발견/ 달의 아이들
4장 포스트휴먼(Posthuman)
프라고나르(Fragonard)가의 사람들/ 두 명의 프라고나르/ 행복의 정원/ 부드러운 내부로/ 아르포르의 프라고나르 박물관/
박피(ecorche) 조각/ 양손의 만남/ 모피시대/ 따끔따끔한 느낌/ 위생박람회/ 유리로 된 남자/ 살점으로 만든 옷/ 라텍스(latex)의 기관
5장 만지는 것과 말하는 것
팩과 엔벨로프/ 촉각과 언어
6장 꿈의 피부
정글의 옷
정글의 주민/ 열대림의 내부/ 정글과 초원 사이/ 정글의 옷/ 활과 그물/ 감각의 기보법(記譜法)
꿈의 모래알갱이
장님의 꿈/ 꿈을 영상화하다/ 꿈의 화소―빔 벤더스의 경우/ 드리밍―호주원주민의 신화세계/ 꿈의 회로도/ 꿈의 화소―호주원주민의 경우/ 변신의 땅으로
드림머신
죽음의 해협 지브롤터(Gibraltar)/ 탕헤르의 이방인들/ 브리온 기신/ 눈을 감고 보는 최초의 예술작품
7장 맹인론Ⅰ
손가락의 교차/ 촉각의 실험장치/ 몰리누의 문제계/ 광학십자군의 세기/ 눈을 감는다/ 시각에서 촉각으로의 전환/ 손의 기능/
파악, 이동, 교환/ 숨겨진 수열/ 미소외과의 손/ 손을 만든다/ 마스터-슬레이브 시스템/ TE에서 VR로
8장 맹인론Ⅱ
아비오닉 이미저리(Avionik Imagery)/ 눈으로 쏘는 사람들/ 분자 간 비행/ 환영의 집/ 환영건축물/ 격자와 감옥/ 암흑의 시대, 맹목의 수련/ 몸짓의 세계/ 도시의 미시분석/ 렉싱턴 감각가/ 보행의 기보법/ 보행의 선형이론/ 무용보(舞踊譜, Labanotation)/
신체의 상대성이론/ 촉각도시로
9장 세계피부의 꿈
하나의 스크린은 모든 스크린/ 처형기계와 새로운 벽/ 손의 전략
관련지도/ 신판후기/ 역자후기
1장 현실의 가시
피부는 인간의 표면이고 그 본질은 그 속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다. 피부는 비본질적이다. 앞으로 살펴볼 감각문화란 이 모델을 역전하는 것이다. 거기에서 피부는 단순한 자루도 중추를 섬기는 말단도 아니다. 피부와 뇌는 계층적인 관계가 아닌 기하학적인 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피부는 종속적이지 않다. 피부를 뇌의 확장으로서, 뇌를 개켜놓은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본질은 피부에 있다. 따라서 촉각문화가 중요시되는 것은 현실의 존재가 아닌 현실의 생성에서다.
프랑스의 삽화가이자 작가인 토미 웅게러(Tomi Ungerer, 1931∼) 사진집의 가장 공포스러운 부분은 바로 인형에 바늘을 찔러놓고 찍은 시리즈일 것이다. 가시는 숨겨져 있어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그것은 절대 불변한 것으로 남아 있다.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촉각뿐이다. 다시 말해 내부에 존재하는 이물감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은 이 가시의 전면적인 봉기에 다름 아니다. 영국의 작가인 엘리아스 카네티(Elias Canetti, 1905∼1994)의 예언대로 가시는 수십 년이나 축적되어 옛 상황의 도래를 계속 기다렸다. 전복은 우선 동구에서 일어났다. 다시 머지않아 금세기 최대의 명령기계인 중추 부분을 급습하게 되었다. 냉전의 종언이란 동결되어 있던 가시의 해동에 지나지 않았다. 이처럼 거대한 가시의 제거는 물론 혼자서 할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복잡기괴한 가시라 하더라도 모든 가시로부터의 해방이 군중 내부에서는 가능하다.” 우리들이 경험하고 있는 군중현상은 다시 말해 군중에 의한 가시 제거 작업인 것이다. 가시는 기억하고 있다. 유럽의 세계정복이 개시된 지 정확히 500년째다. 가시는 상황의 도래를 호시탐탐 기다리고 있다. 가시는 우리의 감각에 호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3장 색소정치학
인종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겨우 두 세기 전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 16세기, race라는 말은 아직 가계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랬던 것이 육체적 특징에 따라 인간집합의 개념으로 변용된 것은 같은 시기에 시작된 유럽의 세계 식민지화를 통해서였다. 신대륙에 도착한 유럽인의 눈에 비친 미지의 주민들의 가장 큰 특징은 그들이 벌거벗은 채로 생활하는 것과 피부색이었다. … 하지만 18세기 린네(Carl Von Linne)의 분류학(Taxonomy)에서 시작된 인종연구의 계보를 보면 그것이 그리스 로마 시대 이래의 비유럽 세계, 비기독교 세계에 대한 이미지에 깊은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린네는 인간을 분류할 때 지리적 조건, 육체적 특징이나 심리적 성격을 염두에 두었는데 여기에는 고대 그리스 생리학의 체액론(體液論)과 피부색 그리고 기질이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 혈액, 점액, 흑담즙, 황담즙의 네 체액의 조합에 따라 나오는 기질,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네 지역의 지리 구분 그리고 흑백황적의 네 피부색을 기초로 한 분류가 그것이다. 린네는 이 분류에 따라 유럽인에게 흰색·지적임·종교심을, 아프리카인에게는 검정색·교활함·종속성이라는 성격을 대응시켰다. … 이후의 인종관은 칸트, 헤겔에서 다윈을 거쳐 금세기에는 동물행동학의 로렌츠에 이르기까지 방법론의 차이를 막론하고 기본적으로는 18세기 최대의 박물학자인 뷔퐁의 정식(定式)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모두 하나의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연구이자 이론이다. 그런 까닭에 진화론의 ‘도태’나 ‘적응’과 같은 개념이 어떤 식으로 적용됐는지는 재삼 거론할 필요도 없다. 프랑스 사상가 고비노(Joseph Arthur Comte de Gobineau, 1816∼1882)나 독일의 생물학자인 헤켈(Ernst Heinrich Philipp August Haeckel, 1834∼1919)에 의한 인종이론은 백인종이 인종의 우열을 따지는 데 한층 더 언급된다. 어쨌든 식민지 지배와 파시즘 정통화의 공식은 이로써 구색을 갖추었고 유럽은 안심하고 이문화 살육을 지속할 수 있었다.
4장 포스트휴먼(Posthuman)
위생학자인 페텐코페르(Max Josef von Pettenkofer, 1818∼1901)는 물이나 대기의 질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실험위생학의 기초를 다졌다. 특히 뮌헨의 상하수도를 정비하여 장티푸스를 없앤 업적으로 유명하다. 이 사실은 위생학이 처음부터 도시계획과 더불어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1905년에는 프랑크프루트에서 최초의 도시계획박람회가 열렸는데 그 타이틀은 ‘대중이 앓는 병과 그 퇴치법’이었다. 박람회의 성과는 그대로 베를린에 개설된 최초의 위생학박물관으로 이어졌다. 독일 위생학박물관은 결국 나치의 인종 사상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기능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상징이 1930년 박람회에서 전시된 ‘유리로 된 남자’라 불리는 모형이었다. 드레스덴의 위생학박물관에서 제작된 이것은 내부의 조직이 보이도록 피부 부분을 투명한 수지(樹脂)로 처리한 등신대의 해부 모형이었다. ‘유리로 된 남자’는 박람회의 볼거리로 커다란 화제가 되었다.
20년에 걸쳐 전개된 위생박람회라는 배경을 생각해보면 이는 인체의 모형일뿐 아니라 건강한 사회의 축소판이자 국가의 메커니즘을 투영하는 모형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음을 쉽게 짐작 할 수 있다.
독일의 영화감독인 프리츠 랑(Fritz Lang, 1890∼1976)의 〈메트로폴리스(Metropolis)〉(1927)와 더불어 위생적 인조인간(android)이 군중을 끌어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유리로 된 남자’ 앞에 선 남자와 여자들이 이상적인 인종이라는 사고방식에 세뇌당하고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투명한 피부, 주름 하나 상처 하나 없는 청결한 피부에 대한 집착은 에스테틱(esthetics)이라는 이름으로 불길한 색채를 띤 채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7장 맹인론Ⅰ
현재 원격현장제어 기술은 의학이나 화학에서 군사 영역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의 새로운 점은 다루는 대상이 반드시 현실 상황일 필요는 없다는 데 있다. 예를 들면 우주개발용 원격제어 로봇의 경우 슬레이브를 실제로 화성에 보내기 전에 화성의 토양을 상정한 시뮬레이션 영상을 통해 연습할 수 있을 것이다. 마스터 핸드를 장착한 작업자는 실제로 슬레이브가 화성 표면을 돌아다니듯이 시뮬레이션 영상의 세계를 느끼면서 손을 움직이게 된다. 즉 작업자의 몸은 여기에 있으면서 그 감각은 그쪽에 있는 시뮬레이션 영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현실, 혹은 가상적으로 만들어진 현실 환경을 대상으로 삼는다는 의미에서 인공현실(Artificial Reality) 혹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등으로 불려 원격현장제어 기술을 더욱 발전시킨 연구로 근년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다.
시뮬레이션이 입체시(立體視) 시스템에 의해 3차원이 된 점, 그 영상이 일방적으로 흐르지 않고 마스터 자신의 움직임과 연동하여 반응하는 쌍방향 영상이라는 점 때문에 우리가 현실 공간을 움직일 때 갖는 것과 비슷한 감각의 연합이 일어난다. 확대된 분자 모델을 보고 게다가 그것들의 움직임을 실제 손으로 느끼면서 새로운 분자 합성을 시도하는 시스템은 물론 가상의 모델하우스 안을 거닐면서 구조나 방의 배치를 체험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정도를 알 수 있는 것까지 그 응용범위는 굉장히 넓다. 또한 물체를 만졌을 때의 저항감을 마스터 쪽으로 내보내는 연구에서는 예컨대 엠아이티(MIT)공과대학에서 개발한 가상 줄(?)이 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시된 물체의 표면을 조작봉을 움직이면서 덧그리면 그 표면의 상태에 맞춰 저항감이 봉의 진동을 통해 손으로 전해진다. 또 물체를 쥐었을 때 그 저항감을 공기 펌프로 움직이는 실린더를 매개로 글러브에 전달하는 장치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가상현실이라는 시각문화의 최전선에 출현한 새로운 현실에 걸맞게 손의 복권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8장 맹인론Ⅱ
비행 시뮬레이터(Flight simulator)는 지금으로부터 약 반 세기 전 오스트리아계 미국인 에드윈 링크(Edwin Albert Link, 1904∼1981)가 만들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전투기 조종사의 훈련용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현재 쓰이고 있는 시뮬레이터의 경우는 고속계산이 가능한 대형 컴퓨터의 등장으로 실현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 말고도 지금의 시뮬레이터에는 세계 곳곳에 있는 공항의 경관을 찍은 영상이 탑재되어 있는데 예를 들자면 홍콩처럼 이착륙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지리적 조건도 미리 모의 체험할 수 있다. 시뮬레이터의 움직임은 거의 완벽하다. 최근 이 경관 영상에 새로운 차원을 연 것으로는 프랑스의 시뮬레이터 전문회사인 AMCI가 개발한 ‘아비오닉 이미저리(Avionik Imagery)’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투기용 시뮬레이터인데 여기서는 조종실 창에 비치는 2차원 영상 대신에 조종사의 고글(goggles)에 3차원 경관 영상이 비친다. 또 여러 가지 지시나 명령도 이 고글에 표시 된다. 이를테면 조종사의 헬멧 자체가 기기 패널과 스크린이 일체화 된 셈이다. 이러한 두부 장착형 디스플레이를 HMD(Head Mounted Display)라 하는데 ‘아비오닉 이미저리’에서는 단순한 디스플레이를 뛰어넘어 적기에 대한 조준에서 포격까지 같은 HMD 상에서 실행하게끔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시야에 들어온 적기를 자동 추격하여 조종사의 시선으로 기영(機影)이 지나친 순간을 디스플레이 상에서 포착하여 발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헝가리인 아그네스 헤게뒤스(Agnes Hegedus, 1964∼)의 〈핸드사이트(Handsight)〉(1992)는 가상현실의 체험을 손목 회전으로 바꾸었다. 여기에 어항만한 투명한 아크릴로 만든 주발이 있다. 속은 비어있고 위쪽에 손목이 들어갈 정도의 구멍이 있다. 그 옆으로 탁구공만한 모형 눈알이 있다. 코드가 부착된 안구를 투명 주발에 넣으면 앞쪽에 있는 원형 스크린에 CG영상이 나타난다.
안구를 움직이면 영상도 변화한다. 잠시 손목을 움직이는 동안 그 영상이 투명 주발 속에 만들어진 어떤 방임을 알게 된다. 안구를 움직임으로써 시선이 원형의 인테리어 속을 이동하는 것이다. 바닥에는 격자모양의 카펫이 깔려있고 가구 같은 것들이 있으며 화분에 심은 식물도 보인다. 사다리 같은 것이 세워져 있어 2층의 다락방처럼도 보인다. 하여간 구형의 공간 속을 손목을 움직임으로써 자유자재로 들여다 볼 수 있다. 안구와 서양의 점쟁이들이 쓰는 수정체처럼 보이는 투명 주발 그리고 원형스크린이라는 세 가지 구형 공간을 통해 우리는 손목 회전운동이 일으키는 기묘한 공간의 왜곡을 맛보게 된다. 탁구공 눈알의 시계는 우리의 그것과 달라서 어안렌즈에 가깝다. 더욱이 이것은 원형스크린에 투영되는 까닭에 영상 자체가 상당히 왜곡되어 버린다. 이는 광학적 왜곡을 응용한 왜상화법(anamorphosis)에 아주 근접한 것이다.
9장 세계피부의 꿈
“열 손가락으로 무엇 하나 할 수 없다”는 프랑스 고고학자이자 고생물학자인 앙드레 르로와-그랑(Andre Leroi-Gourhan, 1911∼1986)의 말에 자극을 받아서는 아니지만, 컴퓨터는 ‘손가락으로 무엇이든 가능한’ 방향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그것을 떠받치는 것은 ‘멀티 터치’라 불리는 복합기술로 스크린이 복수의 손가락을 검지(檢知)하여 그 움직임에 반응한다. 이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채택되어 쓰이고 있으나, 향후 10년 사이에 손가락 끝은 시간, 압력, 체온, 맥박, 지문 등 다른 정보를 스크린과 주고받으면서 컴퓨터를 본래 의미에서의 ‘퍼스널’한 것으로 맞추어 나갈 것이다. 다시 말해 이 분야의 기술이 마침내 촉각을 인터페이스로 실용화하는 단계에까지 따라붙어왔음을 의미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손가락 끝은 스크린을 통해 다른 스크린과도 정보를 교환한다. 거대 통신회선을 통해 실질적으로 하나의 스크린이 모든 스크린인 듯한 상황에서, 하나의 손가락 끝이 제공하는 정보를 온라인에 있는 모든 스크린에서 공유할 수 있다면 촉각은 새로운 원격 소통이 가능하다. 개개의 손가락 끝의 체온이나 맥박은 기상정보와 같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체의 기상학’을 실천한 무용가들의 단련에는 훨씬 못 미치더라도 멀리 떨어진 지점에서 불특정 다수의 인간 신체의 기상은 미지의 작품을 낳는 매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시각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면 그것이 얼마만한 것이든 촉각이나 피부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이다. ‘퍼스널’한 미디어가 발전하면 할수록 사람과 사람이 직접 얼굴을 맞댈 기회는 줄어든다. 그러한 경향이 미국사회에서 전해져 온지 이미 오래다. 스크린에는 상영막과 가림막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스크린이 원래 사람과 사람 사이를 격리하고 고독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퍼스널’한 미디어에 부과된 과제란 그와는 반대로 직접 부대끼고 사태를 감안하여 어떻게 창조의 장을 만들 수 있는가가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미나토 지히로
1960년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출생으로 1984년 와세다대 정치학과를 졸업하였다. 남미 각국에 장기 체류 후, 1985년부터 파리를 거점으로 사진가ㆍ평론가로서 활동하였고 2002년 옥스퍼드대 울프손 칼리지(Wolfson College) 연구원, 2007년 제52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일본관 커미셔너로 역임하였다. ‘군중’, ‘이동’ 등을 테마로 한 사진을 찍어왔고 경계를 넘나드는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5년부터 다마(多摩)미술대학 미술학부 정보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진집으로는 〈파도와 귀 장식(波と耳飾り)〉, 〈내일, 광장에서-유럽 1989∼1994)〉, 〈순간의 산―형태창출의 신성성(瞬間の山-形態創出と聖性)〉, 〈Inbetween No.2 France Greece〉, 〈문자의 어머니들(文字の母たち)〉이 있다.
역자 : 김경주
조선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12회의 개인전과 100여 회의 국내외 기획전을 열었다. 지금은 동신대학교 공연전시기획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5월시 판화집〉(공저, 한마당, 1983), 〈민족현실과 지역운동〉(공저, 광주출판사, 1985), 〈화문집-화창한 날의 상처〉(전라도닷컴, 2002), 〈복잡성-예술을 통한 문화적 역동성의 이해〉(심미안, 2007), 〈프랙털로부터 미의 추출〉(심미안, 2008), 〈문화기획용어사전〉(심미안, 2013) 외 다수가 있다.
역자 : 이종욱
일본 간사이(關西)대 대학원 문학연구과에서 일본근대문학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지금은 문화체육관광부 특수법인 아시아문화개발원에 재직 중이다.
번역서로는 나카자와 케이지의 만화 〈맨발의 겐〉(공역, 아름드리미디어, 2000), 〈일본전후사 1945~2005〉(논형, 2006), 〈만국박람회환상〉(논형, 2007)이 있다.
▣ 주요 목차
한국어판 서문/ 일본어 서문
1장 현실의 가시
열 손가락으로 무엇 하나 할 수 없다/ 물질 P/ 촉각문화/ 응콘데(Nkonde)―가시를 꽂아 만든 조각상/ 명령이라는 가시/
토미 웅게러의 가시/ 가시는 제거할 수 있는가
2장 통증의 도상학
타투(tattoo)의 계보/ 데모그라피에서 피부학으로/ 데타토아쥬(detatouage)/ 매체로서의 피부/ 유형지의 기계/ 촉각과 비 광학계 코드
3장 색소정치학
주변으로부터 생겨나는 배타주의/ 접촉공포를 낳는 환경/ 증식과 ‘외부인 혐오(Xenophobia)’/ 인종과학이라는 범죄/
색소정치학/ 아라비안나이트의 피부/ 하렘(Harem) 환상/ 〈말콤 X〉/ 천사는 무슨 색인가/ 이탈리아의 색채/ 물의를 빚은 색 /
벌거벗은 신생아/ 피부는 메시지다/ 피부색이란 어떤 색인가/ 백피증의 발견/ 달의 아이들
4장 포스트휴먼(Posthuman)
프라고나르(Fragonard)가의 사람들/ 두 명의 프라고나르/ 행복의 정원/ 부드러운 내부로/ 아르포르의 프라고나르 박물관/
박피(ecorche) 조각/ 양손의 만남/ 모피시대/ 따끔따끔한 느낌/ 위생박람회/ 유리로 된 남자/ 살점으로 만든 옷/ 라텍스(latex)의 기관
5장 만지는 것과 말하는 것
팩과 엔벨로프/ 촉각과 언어
6장 꿈의 피부
정글의 옷
정글의 주민/ 열대림의 내부/ 정글과 초원 사이/ 정글의 옷/ 활과 그물/ 감각의 기보법(記譜法)
꿈의 모래알갱이
장님의 꿈/ 꿈을 영상화하다/ 꿈의 화소―빔 벤더스의 경우/ 드리밍―호주원주민의 신화세계/ 꿈의 회로도/ 꿈의 화소―호주원주민의 경우/ 변신의 땅으로
드림머신
죽음의 해협 지브롤터(Gibraltar)/ 탕헤르의 이방인들/ 브리온 기신/ 눈을 감고 보는 최초의 예술작품
7장 맹인론Ⅰ
손가락의 교차/ 촉각의 실험장치/ 몰리누의 문제계/ 광학십자군의 세기/ 눈을 감는다/ 시각에서 촉각으로의 전환/ 손의 기능/
파악, 이동, 교환/ 숨겨진 수열/ 미소외과의 손/ 손을 만든다/ 마스터-슬레이브 시스템/ TE에서 VR로
8장 맹인론Ⅱ
아비오닉 이미저리(Avionik Imagery)/ 눈으로 쏘는 사람들/ 분자 간 비행/ 환영의 집/ 환영건축물/ 격자와 감옥/ 암흑의 시대, 맹목의 수련/ 몸짓의 세계/ 도시의 미시분석/ 렉싱턴 감각가/ 보행의 기보법/ 보행의 선형이론/ 무용보(舞踊譜, Labanotation)/
신체의 상대성이론/ 촉각도시로
9장 세계피부의 꿈
하나의 스크린은 모든 스크린/ 처형기계와 새로운 벽/ 손의 전략
관련지도/ 신판후기/ 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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