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달인 -다큐 노무현과 김정일의 긴 하루-

▣ 출판사서평

두해전인 지난 2012년 대선을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는 무엇이었을까? 세금·복지·경제·남북문제 등에 대한 후보들의 정책? 대선 후보들의 이력과 신뢰도와 같은 인물 됨됨이? 천만에, 엉뚱하게도 지난 대선의 최대 이슈는 ‘NLL’(북방한계선)이었음을 기억할 것이다.

대선판을 뒤흔든 이 뜬금없는 ‘NLL’이슈는 다시 5년을 거슬러 올라가 지난 2007년 10월 초순의 어느 하루와 깊이 관련되어있다. 바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다. 대선에서 보수정당과 보수언론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 도중 ‘NLL을 포기했다’는 주장을 쏟아냈고, 이 주장은 민주진보진영 후보의 지지표를 상당부분 깎아먹었다. 남북정상회담록이 공개되는 사상초유의 불행하고도 부끄러운 사건이 벌어졌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에서는 무슨 이야기가 오고갔는가? 2007 남북정상회담은 우리의 국익을 훼손하거나 포기한 것인가? 진실은 무엇인가?

(사)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 올해 ‘10.4 남북정상공동선언’ 7주년을 맞아 당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정리한 협상의 달인 - 다큐, 노무현과 김정일의 긴 하루를 출간했다.

이 책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이 어떤 배경과 과정을 거쳐 성사되었는지, 정상회담이 어떻게 준비되고 진행되었는지, 어떤 난관들이 있었는지, 정상회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고갔는지, 그리고 이를 풀어나가는 노무현 대통령의 협상의 기술과 통일에 대한 철학은 무엇이었는지를 온전히 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의 준비과정과 평양에서의 2박 3일 동안의 일정, 정상회담 이후의 후속조치들을 당시 청와대, 통일부 등 정부 관계자 인터뷰와 언론 기사,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내용을 통해 생생하게 기술함으로써 한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또 지난 2012년 대선 당시는 물론 아직도 여전히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NLL’논란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이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책이 독자들에게 보여주려 하는 것은 단지 NLL 논란의 진실만은 아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이 남북관계와 대한민국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박근혜 정부 들어 ‘통일대박론’으로 춤추고 있는 우리 민족의 염원 남북통일을 실제로 어떻게 실현시켜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포인트는 또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상대로 벌인 ‘협상’의 내용이다.

우리 국민들에게 남북정상회담은 대개 ‘대통령의 정치적 행위’로 인식되어왔다. 국익이나 민족의 미래와는 큰 관련 없이 대통령이 정치적 이득을 얻고자 북쪽의 지도자를 만나는 것 내지는 분단 60여 년간 고착화한 이데올로기의 차이를 재확인하는 행사 정도로 생각한다.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보여지는 두 정상의 통일에 대한 의지와 철학 그리고 분단으로 인해 겪고 있는 우리 민족의 불행과 피해를 이겨낼 대통령의 의지와 전략 등에는 그리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간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일종의 ‘두개 국가의 정상 간 협상’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한미간, 한중간, 한일간의 정상회담과 같은 하나의‘정상회담’이라는 사실에 기초해, 10월 2~4일까지 열린 이 정상회담에서 벌어진 두 정상간의 아슬아슬하고 피터지는 머리싸움과 기싸움, 즉 ‘협상전’에 주목하고 있다. 과연 이 협상테이블에서 승자는 누구인가? 양쪽에 무엇이 오고갔나? 잃은 것과 얻은 것은 무엇인가? 그러니까 결국,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도 만만히 못 본다는 북한 정상을 상대로 이 협상에서 무엇을 얻고 돌아왔는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공개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공개된 정상회담 대화록을 통해서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과 고뇌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울러 김정일 위원장과 대화에 임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협상력’에 대해서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뜻하지 않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 책은 독자들이 2007년 10월에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긴 하루’를 들여다보는데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이재정, 추천사 中에서)

이 책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전 과정을 사실에 기초하고 사실을 활용해 가장 사실적으로 보여준 첫 다큐멘터리이다. 또한 지금까지 ‘이데올로기’의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해석해 온 노무현-김정일 간 정상회담을 하나의 ‘국가간 협상’의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본 정상회담 해설서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이 책을 펼치고 덮는 순간 2007.10.4.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이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평화번영에 얼마나 소중한 결과물이었는지 동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