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감출 수 없는 내면의 지도 -상사에 빠진 인문학-

고객평점
저자벵자맹 주아노
출판사항21세기북스, 발행일:2014/10/15
형태사항p.282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096709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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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얼굴은 ‘인간다움’의 상징이다.

우리 모두에게 얼굴이 있다는 사실은 얼굴의 존재를 너무 당연시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얼굴 자체는 자연적인 신체 기관의 하나가 아니라 문화마다 다르게 구축되는 개념의 하나다. 태평양 솔로몬 제도의 원주민은 자신의 육체에 딸린 얼굴을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했고, 또 다른 사회에서는 얼굴에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다양한 가면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렇듯 사회와 문화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 얼굴은 사실 최근에 발명된 ‘발명품’이다. 중세와 근대를 거치면서 얼굴에는 사회적·계급적 차별 구조가 덧씌워졌고, 이로 인해 얼굴은 단순히 육체 일부가 아니라 사회의 중심에 자리 잡으면서 각종 실험의 대상이 된다. 결국 얼굴은 저자의 말에 따르면 ‘얼굴 훼손(de-faceisation)’을 당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듯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얼굴의 모든 것을 다루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신화와 가면 등의 도구, 그리고 예술작품을 중심으로 철학과 정신분석, 미학, 인류학 등의 관점을 통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먼저 1부에서 저자는 얼굴의 구성요소인 눈, 코와 콧구멍, 입, 귀, 머리와 머리카락부터 하나하나 들여다본다. 이들이 모여 구성된 얼굴은 상징물인 동시에 전 세계의 인간들에게서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관계나 구조를 창조하는 또 다른 현실로 통하는 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구조를 통합하고 물질적인 산물에 활용하는 방식은 사회마다 다르다. 저자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고대 신화와 가면 사회, 서양 연극 등을 면밀히 고찰한다. 또한 인간이 ‘걸친’ 최초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가면을 쓰는 행위를 개인이 집단의 가치를 스스로에게 결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가면이 지닌 사회적·상상적 의미를 밝힌다.

2부에서는 얼굴의 사회과학적인 측면을 고찰한다. 외모 측면에서의 얼굴은 개인적 자아의 개념과 우리 존재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부분인 ‘몸의 무의식적 이미지’라는 개념과 관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굴은 원시 사회든, 고대 사회든, 현대의 포스트모던 사회든 관계없이 모든 사회에서 개별적 인간과 사회적 인간의 다양한 성격을 드러내는 것으로 여겨진다.

3부는 얼굴을 소재로 삼은 동서양의 예술 세계를 다루고 있다. 예술은 철학 이상으로 합리적 사고는 물론 정신적 산물의 모든 층위에 구조를 제공하는 상상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대상을 구체적으로 재현하는 방식을 연구하기에 좋은 시험장이기 때문이다. 3부에서는 특히 골상학과 체질 인류학을 앞세워 인간이 다른 인간의 얼굴을 어떻게 뭉개고 이용하는지를 잘 묘사하고 있다.

이처럼 얼굴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의미 부여를 거쳐 도달한 4부에서는 20세기 이후 얼굴에 나타난 참혹한 현실을 다루고 있다. 현대인에게 있어서 얼굴은 박탈의 결과물이자 역사와 경제, 이데올로기 등의 연속적인 작용을 거친 공간이다. 즉, 20세기 이후부터 얼굴은 실존적 혼란이 표출되는 곳이었다. 그런 얼굴에 우리는 앞서 말한 것처럼 인간 본연의 얼굴을 되돌려주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얼굴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실재 얼굴을 바라볼 때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 세상에서 그 어떤 실재보다 정신적인 오브제이기 때문이다.

관상학과 골상학이 주류를 이루었던 우리 사회에 얼굴에 대한 현실적 상상력을 잔뜩 불어넣은 이 책은 우리에게 얼굴을 통해 들어가는 내면의 세계를 안내해주는 진정한 지도가 되어줄 것이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얼굴에 칼을 대는 게 현재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그게 진정 인간의 완성을 위한 것인지, 그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벵자맹 주아노 benjamin Joinau
소르본 파리 4대학에서 인문학(라틴어와 그리스어 연구)과 철학을 전공한 벵자맹 주아노는 1994년 군 복무 차 해외 파견 교사를 선택해 한국에 왔다. 우연히 들른 서울에 매료되어 정착을 결심했고 지금도 서울에 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인문학에 머물렀던 그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한국학으로 옮겨 갔다. 한국어를 익힌 후에는 한국 문화를 대중화하는 다양한 작업과 문학 번역에 참여했다. 2000년에는 한국의 상상계 구조를 연구하기 위해 문화인류학으로 학문 분야를 바꿨고 프랑스 사회학 고등 연구소(E.H.E.S.S.)의 한국학과 연구원으로 참여했다. 처음 몇 년간은 현대 한국 상상계를 이해하는 데 소중한 요소인 20세기 전반의 한국 시인을 연구하다가 2006년부터 한국의 음식 문화를 사회적, 인류학적 관점에서 연구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박사 논문을 위해서 남북 영화를 중심으로 이종성의 상상(heterology)을 연구했다. 이 외에도 한국의 상상계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키워 왔다. 앞으로 상상계에 관한 일반 이론의 평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한국과 동아시아에 관한 책들을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프랑스 출판사 아틀리에 데 카이에(l’Atelier des Cahiers)의 디렉터이며 한국의 요리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벤자민과 함께하는 맛있는 여행>(아리랑 TV)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프랑스어는 물론 영어, 한국어로도 많은 책과 논문을 발표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 여행 안내서인《Petit Fute Coree》, 《Guide Vert Michelin Coree》 그리고 서울에 관한 에세이 《Seoul, l''invention d''une cite》, 프랑스 요리 문화에 관한 《두 남자 프랑스 요리로 말을 걸어오다》, 황순원의 번역 작품《Les Descendants de Cain》 등이 있다. www.benjaminjoinau.com


역자 : 신혜연
경희대학교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하고 바른번역 아카데미를 수료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번역학으로 석사학위 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옮긴 책으로는 《세상을 비추는 거울, 미술》《미술의 세계》《무엇을 위한 그래픽디자인인가》《황금살인자》《청년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말 _ 얼굴 너머의 얼굴

1부. 신화 속의 얼굴에서 인간의 가면까지
01 얼굴은 눈, 코, 입, 귀, 머리의 집합체
얼굴 자체가 상징은 아니다|눈, 빛으로 세상을 보는 곳|코, 냄새로 세상을 맡는 곳|입, 숨 쉬고 빨아들이고 먹는 곳|귀, 말과 말의 힘을 받아들이는 곳|머리,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곳|얼굴은 상징이 모인 조각보

02 그리스 신화 속 얼굴의 상징
페르세우스의 모험|메두사 얼굴의 진실

03 가면, 인간이 걸친 최초의 얼굴
영혼을 되살리는 원시 사회의 가면 |그리스 가면의 양면성

04 가면과 얼굴의 이중주
디오니소스 숭배가 연극으로 탄생하다|감정, 드러내거나 감추거나|서양 가면과 하회탈의 공통점|광대가 벗긴 가면 속의 얼굴

05 다양한 가면의 세계
얼굴을 가리기 위한 가면|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가면|보호하기 위한 가면

2부. 얼굴의 참모습 들여다보기
01 유교 사회가 버린 변강쇠
한국판 고르곤 형상들|변강쇠 이야기|변강쇠와 페르세우스의 차이|변강쇠의 거세가 상징하는 것|질서를 깨려는 그들에게 내린 저주

02 거울, 얼굴에 대한 의식을 바꾸다
거울 없는 사회에서 나는 누구?|타인에 의해 나는 만들어진다|나는 거울을 본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03 가면의 나에서 개인의 나로
역사와 사회가 만든 ‘자아’ 개념|혼자 있을 때 얼굴은 없다

04 복잡한 얼굴의 세계
얼굴아, 얼굴아, 너 진짜 뭐니?|얼굴, 인간성을 증명하다

3부. 초상화에서 사회적 통제까지
01 미술은 얼굴을 어떻게 다루었나?
얼굴은 미술의 금기|예수의 얼굴도 상상의 대상인가?

02 동서양 초상 미술의 역사
동양 미술, 개인에서 가족으로|서양 미술, 이콘에서 자화상으로

03 얼굴 통제와 형식 부여
골상학이 앗아간 얼굴|과학으로 자행된 얼굴 말살|부르주아에게 얼굴을 부여하다|가면의 귀환

4부. 얼굴 훼손과 현대적 상상
01 현대 미술에 나타난 얼굴
미술과 영화에서의 얼굴 훼손|결코 평범하지 않은, 극단적인 얼굴들

02 얼굴 가치의 회복을 위하여
전쟁, 얼굴의 환상을 파괴하다|주체의 파멸|점점 더 일그러지는 얼굴|잃은 것은 정신적 가치

나가는 말 _ 얼굴의 신비
참고문헌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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