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현대 사회 분석을 위한 마르크스 이론의 혁신!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세계에 전하는 새로운 마르크스주의적 대안!
미래는 어떤 이름을 갖고 있었다. ‘사회주의’, ‘공산주의’라는 그 이름은 이미 낡은 것으로 들리지만, 한때 그것은 새로운 미래의 이름이었다. 기대했던 미래는 수많은 실패로 이어졌지만, 마르크스주의는 여전히 미래의 전달자를 자처하고 있다. 또한 마르크스주의는 서로 함께할 수 있는 공동의 세계를 건설하는 것에 대해 사유해 왔다. 그것은 평등과 자유, 합리성의 의미가 담겨 있는 문구로부터 출발하였고, 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적 지배를 통해 조롱당해 온, 그 자신이 말했던 수많은 약속들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탐구해 왔다. 하지만 우리는 소비에트 연합과 중국의 사례를 보며 역사가 다른 경로로 흘러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도대체 어디에서 실패한 것인가? 마르크스주의적 기획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우리가 마르크스를 통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넘어 미래를 다시 새롭게 구상할 수 있을까? 질문은 여러 갈래로 길을 만들어 간다. 바로 이 물음표들에 대한 답이 그린비출판사 트랜스 소시올로지 총서 20번째 권으로 출간된 ??대안마르크스주의』에서 다루는 주된 내용이다.
『대안마르크스주의』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각자 활동해 온 프랑스 철학자 자크 비데(Jacques Bidet)와 경제학자 제라르 뒤메닐(Gerard Dumenil)이 오랜 시간 동안 토론하며 구성한 작품이다. 특히 철학자와 경제학자의 각각 색다른 시선은 마르크스주의에 내재된 다채로운 맥락을 독자들에게 선명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은 앞서 던진 물음표들로부터 시작하여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에 관한 전체적인 흐름을 다시 살핀다. 저자들은 다양한 과정을 관통해 오는 마르크스주의를 살펴보며 일방적으로 마르크스주의를 옹호하거나, 혹은 떨쳐내야 할 해묵은 문제처럼 취급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마르크스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생산관계나 계급들에 대한 명제들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수정하고 재정식화하며, 마르크스주의가 가진 한계와 공과(功過)를 분명히 한 후 새롭게 갱신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단순한 낙관론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분석을 통해 마르크스주의가 여전히 현실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현대의 계급관계에 대한 분석을 마르크스주의적 틀로 새롭게 갱신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고려하는 경제학적 관점뿐만이 아니라, 자유와 평등이 연결된 법-정치적 관점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시장과 조직만큼이나 법정치적 관점을 강조하는 저자들의 주장은 최종적으로는 마르크스주의가 민주주의의 주제와도 연결 지점이 있음을 밝혀 준다. 시장의 자유와 불평등만이 허락되는 신자유주의, 혹은 시장만이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 초자유주의를 넘어설 수 있게 하는 것은 여전히 마르크스주의뿐임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안마르크스주의의 출발
대안마르크스주의를 논의하기 전, 가장 필요한 첫번째 작업은 왜 실패했는지를 규명하는 일이다. 마르크스는 현대 사회를 계급관계로 분석했고, 계급관계의 폐지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마르크스가 주장했던 계급관계 폐지는 문자 그대로 실패로 돌아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마르크스주의에 실패가 있음을 인정한다면, 실패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도 쟁점이 될 것이다.
▶ 마르크스주의의 실패
저자들은 사실상 마르크스의 이름으로 실행된 역사적 기획이 적어도 어떤 부분에서 명백하게 실패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소비에트 연합의 비참한 결말, 중국과 제3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급진적 변화, 신자유주의 체계의 확산,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하던 노동조합과 정당들이 사라지는 현실까지 지적하며 마르크스주의는 실패해 왔다고 말한다. 꾸준히 실패를 거듭해 왔던 마르크스주의가 정말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미 많은 좌파들이 현대 사회의 중요 쟁점들이라 할 수 있는 착취론, 페미니즘, 생태학, 대안세계화주의와 같은 중요한 이슈를 다룰 때 더 이상 마르크스주의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상황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들이 비판했던 것처럼 마르크스주의는 이대로 실패한 채 끝나는 것일까?
저자들은 어떤 대안도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이 순간, 마르크스주의의 실패를 인정하면서 마르크스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되묻는다. 우리가 ‘이윤의 논리’를 배제하고 생태적 재앙 또는 불안정노동의 일반화를 이해할 수 있을까? ‘제국주의’ 이해에 의거하지 않고 남반구와 북반구의 대립을 이해할 수 있을까? 포스트 식민주의적 인종주의를 마르크스 없이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계급관계, 상품, 시장 같은 고전 마르크스주의적 개념들로 분석해야 하는 현실 안에서 어떤 비판적 사상가와 활동가가 마르크스주의 없이 실천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마르크스주의의 유효함을 재확인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들은 마르크스의 복귀가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낙관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마르크스주의의 현재성을 증명하기 위해 그것과 거리를 두고, 마르크스주의 안에서 죽어 버린 것과 살아 있는 것을 나누며,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이제까지 마르크스주의의 자기비판은 없었다고 말하며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자기비판을 가감 없이 진행한다. 마르크스주의는 그 자체로 자신과 거리를 둘 수 없었고, 이러한 사실들은 마르크스주의의 실패로 이어졌다. 대안마르크스주의는 오직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자기비판이 끝난 후에야 만날 수 있는 혁신적 이론이다.
▶ 동맹에 대한 새로운 이해
대안마르크스주의를 이해하는 출발점 중 하나인 ‘동맹’은 이 책의 핵심 개념이며, 또한 논쟁의 여지가 많은 용어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동맹은 마르크스적 기획을 새롭게 꾸려 나가기 위해서 반드시 언급해야만 하는 하나의 축이다. 우선은 ‘동맹’을 바라보는 두 저자의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철학자인 자크 비데는 자신의 틀인 현대성(자유, 평등과 합리성) 이론의 관점에서 동일한 지배계급의 두 축으로서 시장과 조직을 말한다. 하지만 이 두 축은 상호보완적(정치, 경제) 관점에 있기도 하지만, 적대적이기도 하다. 이 경우 지배계급은 하나가 된다. 물론 조직 극에 있는 지배세력과의 동맹을 통해, 시장 극을 매개로 하는 지배계급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비데의 이런 논리에 대해 뒤메닐은 다른 입장을 취한다. 그는 세 개의 계급을 말한다. 민중계급과 그에 대응하는 관리자계급, 자본가계급이 있다. 이 책에서는 비데적 의미의 근본계급 또는 뒤메닐적 의미의 민중계급이 세 개의 전선을 마주하게 된다는 식으로 합의를 이루었지만(146쪽), 이러한 타협의 내용이 과거의 오래된 사회민주주의적 타협이 아닌지 되물을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 이미 전후 사회민주주의적 타협이야말로 동맹의 탁월한 사례로 이야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두 저자가 사회민주주의적 타협을 어떤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물론 사회민주주의적 타협은 직원 및 노동자들로 구성된 민중계급에 우호적인 타협과 정책으로 구성되었다(사회보장 서비스의 확대, 국유화, 의료 서비스 등). 계급대립의 상황에서 이 타협이 노동자 쪽으로 기울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저자들은 이런 생각에 반대하며, 이 타협의 이면을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에게 사회민주주의적 타협은 경제적 안정성에 대한 통제가 주요 경제적 쟁점이 되었던 당시, 국가가 주도하는 정책들 내에서 자본주의적 시장, 그리고 국가의 중앙화된 개입 사이를 할당하는 차원의 타협이었다. 결국 케인스주의적 타협뿐이라는 것이다. 이 타협은 또 다른 계급이건 또 다른 극에 준거한 지배세력의 한 세력이건 간에, 타협의 주체 중 한 축을 인민의 대리자가 아닌 계급으로 명확히 규정짓고 있다. 뒤메닐이 말하는 동맹에 대한 제안은 자본주의적 소유의 진화 과정, 다시 말해 오래된 생산력과 생산관계 변용 과정에 대한 연구로부터 비롯된다. 자본주의적 소유와 생산력, 생산관계라는 용어에 집중하는 것을 보며 알 수 있듯, 저자들에게 동맹은 서로의 계급적 위치를 꾸준히 발견하는, 어쩌면 이율배반적이기까지 한 동맹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동맹은 인민의 적과의 타협이 아니다. 오히려 그람시가 말한 헤게모니적 과정과 같이 상대방의 동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두 계급 간의 동맹은 모든 수준에서 상대의 전문가적인 능력, 인정된 지식과 사회적 코드의 전횡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저자들이 말하는 동맹은 평화적인 악수가 아니다. 어려운 기획이며, 서로가 무릅써야 하는 상당한 위험이기도 하다.
▶ 정치의 위기
마르크스적인 기획을 새로이 구성하기 위해 우리가 속해 있는 현대 사회에 대한 분석은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관문일 것이다. 유럽에서의 극우세력의 부상, 동아시아의 영토 분쟁뿐만 아니라 꾸준히 계속되고 있는 정치적 갈등까지, 세계체계 전반의 무질서 상태는 ‘정치의 위기’ 상황을 확연히 드러낸다. 특히 장 마리 르펜의 딸인 마린 르펜의 국민전선(FN)은 지방선거와 유럽의회 선거에서 약진하면서 현 집권당인 사회주의당(PS)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이방인들과 사회적 약자들을 배제해 가는 프랑스 정치의 또 다른 국면을 드러낸다. 한국 역시 ‘정치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1997년 이후 한국 사회는 꾸준히 불평등이 심해졌고 노동조건은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되었다. 특히 금융부문에서 급격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는데, 이런 변화가 발생하면서 무엇보다 소비자대출이 강화되었으며, 성장성이 아닌 수익성에 기준을 둔 투자행위가 만연하게 되었다. 아무런 대안 없이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한국은 가계부채가 심각한 수준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국제적 경쟁력”이라는 이름으로 상시적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노동자계급에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 노동자에 대한 자본의 위협이 일상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정치세력은 기득권세력들의 이해관계만을 강조하며 신자유주의가 만들어 놓은 폐해를 꾸준히 악화시켜 가고 있다. 이런 위기는 한국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저임금 노동력의 착취를 통해 시작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민족주의를 꿈꾸고 있으며,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에도 어떠한 반성과 대안 없이 기득권자들만의 세상을 유지하고 있다.
케인스와 하이에크를 넘어서
이 책은 무엇보다 현대 사회를 시장과 조직, 이 두 가지 축을 중심에 두고 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시장과 조직을 함께 다루는 것을 보며 두 저자가 기존의 마르크스주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은 기존의 마르크스주의가 경제적 요소인 시장에만 집착하거나 시장에 대한 이론만을 구성하였다고 지적한다. 마치 시장만이 필수적인 요소인 것처럼, 시장을 구성하는 기업들마저 그저 시장의 구성원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현대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책은 시장을 떠나 기업을 살펴봐야 하고, 기업이 어떤 ‘조직’적 형태를 이루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조직’이라는 형태에 대한 고민 없이 시장만으로는 현대 사회를 제대로 볼 수 없다고 말하며, 그에 대한 근거로 조직에 대한 고려가 없던 과거의 사건을 끌어온다. 과거의 현실 사회주의에서 시장을 조직으로 대체했지만, 결국 조직 자체가 그 사회 안에서 계급적 요소로 발현되었다는 점을 논거를 들며, 시장과 조직을 함께 고려해야만 현대 사회의 복잡한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렇듯 시장과 조직, 그 두 개념에 대한 팽팽한 긴장은 우리에게 오래된 어떤 논쟁을 떠올리게 한다. 흔히 알려진 대로 케인스와 하이에크의 논쟁이 바로 그것이다. 시장과 조직에 대한 자크 비데와 제라르 뒤메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조직을 시장을 보충한다’(케인스)는 관점과 ‘조직은 시장을 보충하거나 대체할 수 없다’(하이에크)는 관점에 대한 변주처럼 보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두 저자는 하이에크와 케인스의 논의를 지양한다. 하이에크는 케인스의 의견이 결국 조직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고, 사회주의적 형태로 발전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였다. 하이에크는 시장이 수행하는 정보제공능력을 조직이나 조직의 관리자가 모두 수행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어떤 관리자가 사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의 논쟁의 결과를 현실적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하이에크의 비판이 일정 정도 설득력을 갖고 성립한다 하더라도, 시장이 갖고 있는 계급적 측면, 불평등의 확대와 불안정성의 문제는 줄어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자에 의해 시장이 규제될 수 있다고 보았던 케인스나 관리자들이 시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던 하이에크 모두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또한 이 책은 “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의 태도를 지양한다. 특히 마르크스주의자나 좌파들이 가지고 있는, 시장을 철폐해야 한다는 테제뿐만 아니라 동시에 조직을 대체할 만큼 압도적인 규모로 시장을 키워 조직을 폐지하자는 초자유주의적인 시각도 지양한다. 저자들은 조직이나 시장을 없애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조직 속에서 어떻게 계급적 모순을 중립화시켜 낼 수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안마르크스주의의 현재성
약 200년 전,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전 유럽에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떠돌고 있다고 이야기한 이후로 마르크스주의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갔으며, 아직도 그 유령은 사라지지 않았다. 마르크스주의라는 이름으로 실행된 다양한 운동들이 실패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실패했다고 하여 무용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마르크스주의의 핵심적인 기여는 현대 사회가 계급적 형태로 이루어졌음을 밝힌 것이다. 또한 이 계급적 형태는 경제적 관계에 기초한다고 보았으며, 현대 사회의 지배적 형태인 자본주의는 한편으로는 착취, 다른 한편으로는 파괴에 기초하고 있음을 보였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난제인 생태적 문제와 성별 문제, 인종 문제까지도 자본주의에 내재한 축적 경향과 파괴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시장을 만능 해결책으로 바라본 주류 경제학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신자유주의’라는 이름하에 파괴하는지를 경험하고 있는 바로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사회에 마르크스의 개념을 대입해 보면, 그의 분석이 매우 정교하고 세밀하며, 시의성을 갖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글로벌 세계의 진정한 적은 세계화된 자본주의이다. 세계화된 자본주의 안에서의 인민의 삶은 모순과 괴리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사회의 모든 층위와 모든 영역에서 인간적 ‘삶’에 대한 열망을 저 ‘위’에서 관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신체 모든 부분에 침투하는 ‘보편 장치’ 속에서 강제되는 충돌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충돌과 침투로 인해 직접적으로 통합된 주체가 생겨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단결의 새로운 원리는 보편적인 정치적 공동체 속에서 현재적 명령을 통해 주어진다. 단결은 복잡한 다중(multitude)적 층위에서 펼쳐지는 세계적인 대립 속에서만 구성된다. 또한 그 단결의 주체는 세계?인민이 될 것이다.
인민의 정치를 꿈꾸는 대안마르크스주의
세계 인민은 단순히 이념적인 도덕적 주체가 아니다. 그렇지만 세계인민이 제시하는 권리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권리가 될 것이다. 세계인민은 사회의 조직적인 위계관계와 관련이 있는 권력 집중의 누적적 동역학은 물론이고, 자본주의적 축적에 동반되는 폭력을 거부한다. 세계인민들은 시장에 제한적 공간성을 부여한 후, 인간 생활을 위한 조건과 문화, 자연은 사고파는 상품이 아니라고 규정할 것이다. 그리고 세계인민은 석유, 물, 토지와 같은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 인민들을 위해 관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들은 위로부터의 폭력에 맞서 그들의 역량을 구성한다는 점에서만 정당하고 합당하다. 세계인민들은 다양한 문화와 사회운동을 통해 ‘동맹’과 ‘단결’을 모색하며, 그들에게 주어진 약속과 일치하는 정치적 공동체를 모색할 것이다. 세계인민은 정책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활동할 것이다. 세계-인민이 활동하는 만큼, 세계가 보편적이고 정치적인 공동체의 역할을 갖게 되는 ‘세계-국가’를 이루게 될 것이다.
세계는 변화한다. 그리고 마르크스주의는 ‘대안마르크스주의’로 발전해야만 한다. 대안마르크스주의는 현대 세계의 새로움을 해명하기 위한 분석 도구이자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한 정치적 관점으로서 사용되어야 한다. 대안마르크스주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지배하는 이 세계에 대해 또 다른 이론을 제시한다. 그것은 제국주의에 대한 고전적 접근과 ‘체계’로서의 자본주의적 세계와 관련해 제3세계주의자들이 내세운 쇄신에 준거점을 두고 있다. 또한 민족국가가 세계-인민의 활동을 통해 가까운 장래에 잉태될 세계-국가의 형태로 재탄생하고 있다는 관점을 재편성하고 연장한다.
저자들은 대안마르크스주의를 제안하며 세계-국가를 말했지만, 세계-국가는 하나의 유토피아가 아니다. 잉태 중인 세계-국가는 한쪽으론 제국주의적 지배력을 유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장 강력한 세력도 함부로 도전하기 힘든 합법성을 가지고 있다. 세계-국가의 이중적 지위는 모순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신자유주의가 보편적인 자유와 평등, 합리성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신자유주의가 우리에게 부과하는 현실은 민족국가 안에서만 경험되는 주제가 아니라는 것도 인식하고 있다. 세계?국가는 세계적인 층위에서 똑같은 방향으로 반복되면서, 반복 안에서 서로 간의 상호주체성을 인정하며 나아간다. 물론 민족국가를 벗어나지 못하는 연대들은 허약할 수밖에 없다. 저자들은 세계-국가가 약한 지반 위에서 성립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허약함 때문에 주저할 수는 없다. 대안마르크스주의를 통해 도달하게 된 ‘세계-국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것으로 주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인민, 세계-국가, 세계와 사회에 대한 이러한 비전에 상응하는 정치는 과연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까? 복잡한 동맹과 환경문제, 젠더관계와 인종적 문제를 생각해 본다면, 대안마르크스주의가 다시 미래를 호명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도 모른다. 저자들은 계급관계와 민족국가, 관리직과 전문가의 복잡한 지위에 대해 설명하지만, 대안마르크스주의적 실천은 간단하고 단순한 방식으로 제시한다. 그 실천은 4중적 형상 속에서 표현된다. 근본계급 내부의 단결의 정치, 규정해야 할 상대 계급과의 동맹을 맺어야만 하는 갈등적 정치, 제국주의적 폭력에 맞선 인민의 정치, 하나의 ‘우리’가 가능하도록 구성되어야 할 새로운 주체로서의 인류의 정치가 그것이다. 4중의 정치 안에서 세계?인민들이 자유와 평등, 그리고 계급관계에 대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주장한다면, 마르크스주의가 제안했던, 그리고 대안마르크스주의가 증명하고 있는 현대적 약속이 실현될 것이다. 『대안마르크스주의』는 비판적인 분석에서 세계적 실천으로 그 범위를 넓혀 간다. 이 책은 세계?인민인 우리가 변화를 위해 투쟁할 때만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넘어설 수 있음을 긍정한다. 바로 이것이 『대안마르크스주의』가 어떤 전문가의 비판서나 정책 제안서가 아니라, 미래의 세대까지 고민하고 있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획임을 말해 준다.
▣ 작가 소개
저자 : 자크 비데(Jacques Bidet)
파리 10대학 명예교수. 자크 비데는 철학자로서, 『『자본』의 경제학, 철학, 이데올로기』(Que faire du Capital?, 1985), 『일반이론: 정치, 경제, 법에 대한 이론』(Theorie generale: the?orie du droit, de l’economie et de la politique, 1999), 『『자본』의 설명과 재구성』(Explication et reconstruction du Capital , 2004), 『세계국가: 글로벌 층위에서 자유주의, 사회주의, 그리고 공산주의』(L’Etatmonde: libe?ralisme, socialisme et communisme a? l''e?chelle globale: refondation du marxisme, 2011) 등을 저술하였으며, 학술지 『악튀엘 마르크스』(Actuel Marx)를 편집하고 국제적 마르크스주의 학술대회인 국제마르크스회의(Congres Marx International)를 주도하였다.
저자 : 제라르 뒤메닐
전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주임연구원. 제라르 뒤메닐은 도미니크 레비와 함께, 『자본의 반격』(Crise et sortie de crise: ordre et de?sordres ne?olibe?raux, 2000), 『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Economie marxiste du capitalisme, 2003) 등을 저술했고, 2014년 2월에는 라 데쿠베르트 출판사를 통해 이 책에 후속하는 작업으로서 『거대한 분기: 신자유주의의 끄트머리에서』(La grande bifurcation: en finir avec le ne?olibe?ralisme)를 출간하여 신자유주의 이후 유럽과 미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전망하고 있다. 제라르 뒤메닐은 이외에도 『『자본』의 경제법칙 개념』(Le concept de loi economique dans ‘Le capital’, 1978), 『마르크스와 케인스의 위기이론』(Marx et Keynes, face a la crise, 1977)을 저술하였으며, 에마뉘엘 르노(Emmanuel Renault) 와 마이클 로위(Micheal Lowy)와는 『마르크스를 읽자』(Lire Marx, 2009),『마르크스주의 100단어』(Les 100 mots du marxisme, 2009) 를 저술하였다.
역자 : 김덕민
소르본경제연구소(Centre d’Economie de la Sorbonne-UMR8174) 파리 1대학(CNRS-Universite Paris 1 Pantheon-Sorbonne) 박사과정「기술변화 모형과 자본축적 모형」, 「내생적 경기변동에 대한 비선형접근 『아담의 오류』(공역, 후마니타스, 2011), 『신자유주의의 위기』(후마니타스, 2014)와 같은 번역서들이 있다.
▣ 주요 목차
서문
한국어판 서문
자크 비데와 제라르 뒤메닐의 저작 및 약어표
서론
마르크스의 마르크스주의 | 20세기 역사 속의 마르크스주의 |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문화적 차원 | 마르크스주의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의 실패와 마르크스의 가상적 ‘복귀’ | 네오마르크스주의의 명제들 | 대안마르크스주의의 개념 | 이론적 갱신의 정치적 목적
1부 / 마르크스의 마르크스주의
1장_혁명에 봉사하는 경제학
경제학 비판 | 폭로된 착취 | 가치의 매개 | 자본주의 내부의 경향과 그것을 넘어서려는 경향 | 생산양식 | 역사과학: 역사유물론
2장_마르크스주의의 ‘거대서사’
마르크스적 유토피아 | 상품사회: 천상의 서곡 | (관념적으로 제시된) ‘시장경제’ 개념 | 자본주의적 구조의 ‘메타구조’ | 메타구조의 또 다른 면, 법- 정치적 측면 | 착취, 소외, 지배로서의 자본주의 | 계급사회로서의 현대 사회 | 사회는 혁명적 결말로 향해 가는 경향이 있다
2부 / 조직의 복수
3장_조직자본주의의 출현과 영속성
19세기 말의 혁명 | 1929년의 위기와 거시경제적 혁명 | 조직자본주의 : 구원과 위험 | 사회민주주의적 타협 | 위험에 대한 응답 : 신자유주의 | 신자유주의 속의 조직의 운명
4장_좌절된 조직의 단결과 해방
전위주의로부터 [사회주의의] 수립으로 | 후진적 타협 | 급진화와 정상화 |관리직 지배계급
3부 / 네오마르크스주의: 자본가, 관리자와 전문가, 근본계급
5장_두번째 사회적 관계: 관리
1. 조직의 이론가로서 마르크스
시장 밖에서 조정된 기업 | 금융 공간의 조직 | 계급구조와 경향 내의 조직
2. 『자본』에서 조직을 다룰 때 나타나는 모호성
조직의 ‘갑작스런 출현’ | 혁명적 기획 | 어렵지만 명확한 평가
3. 자본주의와 관리주의
관리관계 | 역사 속의 관리자관계 : 자본 - 관리주의와 순수 관리주의 |잡종형성 | 자본 - 관리주의 내의 관리-직원 관계 | 피관리자 - 관리자 관계
4. 전후(戰後) 관리주의적 논리
관리주의적 관계의 증대된 자율성과 타협 | 신자유주의적 타협
5. 관료적 관리주의의 실패
시장과 민주주의 | 사회민주주의적 타협과 신자유주의 속에서 관료주의적 관리주의 | 미하일 고르바초프보다 보리스 옐친
6장_두 극에 있는 계급사회
1. 조직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의 해체
마르크스, 이론적 패러다임으로서의 조직의 발명자 | 기능적 분할과 두 개의 대조적인 권력관계 | 자본주의적 ‘계급관계’ 속에 결합된 두 개의 ‘계급요소’ | 가장 넓은 공간에 걸친 시장/조직의 짝 | 시장과 조직: 역사적 단계인가 공동-내포된 요소인가? | 모호성 : 자본주의에 대한 이론인가 역사철학인가?
2. 현대적 계급구조의 해체
‘논리적’ 출발로서 마르크스로 되돌아가자 | 다른 극에 대한 필연적 준거 | 두 개의 극에 있는 지배계급 | 세번째 분파인 근본계급 | 계급투쟁, 그 구조적 조건 | 정치적 질문을 향해
3. 집산주의의 역사적 경험
4부 / 대안마르크스주의: 잉태 중인 세계적 국가성 속의 제국주의
7장_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지배와 착취의 두번째 관계: 제국주의 |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 미국 헤게모니하에서 제국주의의 새로운 형세
8장_민족국가에서 세계국가로
1. 현대적 세계체계
왜 민족국가인가? | 왜 ‘체계’인가? | 구조와 체계의 접합 | 자본주의 세계체계의 역사 | 체계적 비대칭성에 의한 민족국가의 변질
2. 잉태 중인 세계-국가
역사적 결말을 향한 경향 | 역사적 과정 | 세계적 층위의 계급구조화로서 세계-국가 | 상관관계와 모순 | 주체성의 형태로서 세계-국가
5부 / 세계를 변화시키자!
9장 _ 네오마르크스주의의 정치학
1. 단결의 정치학: 다수의 주체
고전 마르크스주의와 노동자계급 | 노동자계급의 중심성 상실 | 첫번째 모순과 두번째 모순 | 생태문제 | 자본주의 내의 사회적 모순들의 간섭에 대하여 | 두번째 모순과 사회적 모순들의 충돌에 직면한 고전 마르크스주의 | 근본계급의 단결: 당과 운동 | 권력, 개량, 혁명
2. ‘헤게모니’의 문제
헤게모니에 대한 그람시적 분석: 마르크스주의적 해석 | 헤게모니의 두 개의 논리: 자본가들/관리자와 전문가 | 선택적 친화성 | 자본가의 헤게모니와 관리자들의 도구화| 동맹의 필연성과 타당성
3. 동맹의 문제: 우파와 좌파
동맹의 역사적 궤도와 형상 | 우파와 좌파 | 동맹의 내용: 두 개의 전선에서의 투쟁
4. 동맹과 그 지양의 경제적 형상
사회주의, 자본주의의 ‘전도’? | 자본주의적 소유와 폐지의 의미 | ‘자본소유자’ 계급의 무용성 | 시장은 필수 불가결하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 그러한가? | 경제정책과 규제 | 동맹 내의 소유에 대한 질문 | 동맹 내의 계급투쟁
10장 _ 대안마르크스주의의 정치학
1. 인민의 정치
지역에서 국가로 | 국가에서 대륙으로 | 인민과 계급의 얽힘
2. 세계-인민의 혼잡한 출현
전대미문의 새로움: 인류가 정치적 공동체를 자처하다 | 초자유주의적 관점: 국가 없는 권리인가 권리 없는 국가인가? | 사회-민주적 관점: 보충적 사회계약 | 세계-인민을 위한 관점 | 세계적 층위의 투쟁으로서 생태 | 인종에 의해 다중화된 계급 | 젠더에 의해 다중화된 인종
3. 인류의 정치를 향해
지배적 형상과 식별 | 세계-인민의 다양한 형태의 역량
참고문헌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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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 분석을 위한 마르크스 이론의 혁신!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세계에 전하는 새로운 마르크스주의적 대안!
미래는 어떤 이름을 갖고 있었다. ‘사회주의’, ‘공산주의’라는 그 이름은 이미 낡은 것으로 들리지만, 한때 그것은 새로운 미래의 이름이었다. 기대했던 미래는 수많은 실패로 이어졌지만, 마르크스주의는 여전히 미래의 전달자를 자처하고 있다. 또한 마르크스주의는 서로 함께할 수 있는 공동의 세계를 건설하는 것에 대해 사유해 왔다. 그것은 평등과 자유, 합리성의 의미가 담겨 있는 문구로부터 출발하였고, 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적 지배를 통해 조롱당해 온, 그 자신이 말했던 수많은 약속들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탐구해 왔다. 하지만 우리는 소비에트 연합과 중국의 사례를 보며 역사가 다른 경로로 흘러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도대체 어디에서 실패한 것인가? 마르크스주의적 기획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우리가 마르크스를 통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넘어 미래를 다시 새롭게 구상할 수 있을까? 질문은 여러 갈래로 길을 만들어 간다. 바로 이 물음표들에 대한 답이 그린비출판사 트랜스 소시올로지 총서 20번째 권으로 출간된 ??대안마르크스주의』에서 다루는 주된 내용이다.
『대안마르크스주의』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각자 활동해 온 프랑스 철학자 자크 비데(Jacques Bidet)와 경제학자 제라르 뒤메닐(Gerard Dumenil)이 오랜 시간 동안 토론하며 구성한 작품이다. 특히 철학자와 경제학자의 각각 색다른 시선은 마르크스주의에 내재된 다채로운 맥락을 독자들에게 선명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은 앞서 던진 물음표들로부터 시작하여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에 관한 전체적인 흐름을 다시 살핀다. 저자들은 다양한 과정을 관통해 오는 마르크스주의를 살펴보며 일방적으로 마르크스주의를 옹호하거나, 혹은 떨쳐내야 할 해묵은 문제처럼 취급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마르크스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생산관계나 계급들에 대한 명제들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수정하고 재정식화하며, 마르크스주의가 가진 한계와 공과(功過)를 분명히 한 후 새롭게 갱신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단순한 낙관론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분석을 통해 마르크스주의가 여전히 현실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현대의 계급관계에 대한 분석을 마르크스주의적 틀로 새롭게 갱신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고려하는 경제학적 관점뿐만이 아니라, 자유와 평등이 연결된 법-정치적 관점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시장과 조직만큼이나 법정치적 관점을 강조하는 저자들의 주장은 최종적으로는 마르크스주의가 민주주의의 주제와도 연결 지점이 있음을 밝혀 준다. 시장의 자유와 불평등만이 허락되는 신자유주의, 혹은 시장만이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 초자유주의를 넘어설 수 있게 하는 것은 여전히 마르크스주의뿐임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안마르크스주의의 출발
대안마르크스주의를 논의하기 전, 가장 필요한 첫번째 작업은 왜 실패했는지를 규명하는 일이다. 마르크스는 현대 사회를 계급관계로 분석했고, 계급관계의 폐지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마르크스가 주장했던 계급관계 폐지는 문자 그대로 실패로 돌아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마르크스주의에 실패가 있음을 인정한다면, 실패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도 쟁점이 될 것이다.
▶ 마르크스주의의 실패
저자들은 사실상 마르크스의 이름으로 실행된 역사적 기획이 적어도 어떤 부분에서 명백하게 실패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소비에트 연합의 비참한 결말, 중국과 제3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급진적 변화, 신자유주의 체계의 확산,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하던 노동조합과 정당들이 사라지는 현실까지 지적하며 마르크스주의는 실패해 왔다고 말한다. 꾸준히 실패를 거듭해 왔던 마르크스주의가 정말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미 많은 좌파들이 현대 사회의 중요 쟁점들이라 할 수 있는 착취론, 페미니즘, 생태학, 대안세계화주의와 같은 중요한 이슈를 다룰 때 더 이상 마르크스주의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상황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들이 비판했던 것처럼 마르크스주의는 이대로 실패한 채 끝나는 것일까?
저자들은 어떤 대안도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이 순간, 마르크스주의의 실패를 인정하면서 마르크스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되묻는다. 우리가 ‘이윤의 논리’를 배제하고 생태적 재앙 또는 불안정노동의 일반화를 이해할 수 있을까? ‘제국주의’ 이해에 의거하지 않고 남반구와 북반구의 대립을 이해할 수 있을까? 포스트 식민주의적 인종주의를 마르크스 없이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계급관계, 상품, 시장 같은 고전 마르크스주의적 개념들로 분석해야 하는 현실 안에서 어떤 비판적 사상가와 활동가가 마르크스주의 없이 실천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마르크스주의의 유효함을 재확인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들은 마르크스의 복귀가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낙관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마르크스주의의 현재성을 증명하기 위해 그것과 거리를 두고, 마르크스주의 안에서 죽어 버린 것과 살아 있는 것을 나누며,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이제까지 마르크스주의의 자기비판은 없었다고 말하며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자기비판을 가감 없이 진행한다. 마르크스주의는 그 자체로 자신과 거리를 둘 수 없었고, 이러한 사실들은 마르크스주의의 실패로 이어졌다. 대안마르크스주의는 오직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자기비판이 끝난 후에야 만날 수 있는 혁신적 이론이다.
▶ 동맹에 대한 새로운 이해
대안마르크스주의를 이해하는 출발점 중 하나인 ‘동맹’은 이 책의 핵심 개념이며, 또한 논쟁의 여지가 많은 용어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동맹은 마르크스적 기획을 새롭게 꾸려 나가기 위해서 반드시 언급해야만 하는 하나의 축이다. 우선은 ‘동맹’을 바라보는 두 저자의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철학자인 자크 비데는 자신의 틀인 현대성(자유, 평등과 합리성) 이론의 관점에서 동일한 지배계급의 두 축으로서 시장과 조직을 말한다. 하지만 이 두 축은 상호보완적(정치, 경제) 관점에 있기도 하지만, 적대적이기도 하다. 이 경우 지배계급은 하나가 된다. 물론 조직 극에 있는 지배세력과의 동맹을 통해, 시장 극을 매개로 하는 지배계급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비데의 이런 논리에 대해 뒤메닐은 다른 입장을 취한다. 그는 세 개의 계급을 말한다. 민중계급과 그에 대응하는 관리자계급, 자본가계급이 있다. 이 책에서는 비데적 의미의 근본계급 또는 뒤메닐적 의미의 민중계급이 세 개의 전선을 마주하게 된다는 식으로 합의를 이루었지만(146쪽), 이러한 타협의 내용이 과거의 오래된 사회민주주의적 타협이 아닌지 되물을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 이미 전후 사회민주주의적 타협이야말로 동맹의 탁월한 사례로 이야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두 저자가 사회민주주의적 타협을 어떤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물론 사회민주주의적 타협은 직원 및 노동자들로 구성된 민중계급에 우호적인 타협과 정책으로 구성되었다(사회보장 서비스의 확대, 국유화, 의료 서비스 등). 계급대립의 상황에서 이 타협이 노동자 쪽으로 기울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저자들은 이런 생각에 반대하며, 이 타협의 이면을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에게 사회민주주의적 타협은 경제적 안정성에 대한 통제가 주요 경제적 쟁점이 되었던 당시, 국가가 주도하는 정책들 내에서 자본주의적 시장, 그리고 국가의 중앙화된 개입 사이를 할당하는 차원의 타협이었다. 결국 케인스주의적 타협뿐이라는 것이다. 이 타협은 또 다른 계급이건 또 다른 극에 준거한 지배세력의 한 세력이건 간에, 타협의 주체 중 한 축을 인민의 대리자가 아닌 계급으로 명확히 규정짓고 있다. 뒤메닐이 말하는 동맹에 대한 제안은 자본주의적 소유의 진화 과정, 다시 말해 오래된 생산력과 생산관계 변용 과정에 대한 연구로부터 비롯된다. 자본주의적 소유와 생산력, 생산관계라는 용어에 집중하는 것을 보며 알 수 있듯, 저자들에게 동맹은 서로의 계급적 위치를 꾸준히 발견하는, 어쩌면 이율배반적이기까지 한 동맹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동맹은 인민의 적과의 타협이 아니다. 오히려 그람시가 말한 헤게모니적 과정과 같이 상대방의 동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두 계급 간의 동맹은 모든 수준에서 상대의 전문가적인 능력, 인정된 지식과 사회적 코드의 전횡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저자들이 말하는 동맹은 평화적인 악수가 아니다. 어려운 기획이며, 서로가 무릅써야 하는 상당한 위험이기도 하다.
▶ 정치의 위기
마르크스적인 기획을 새로이 구성하기 위해 우리가 속해 있는 현대 사회에 대한 분석은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관문일 것이다. 유럽에서의 극우세력의 부상, 동아시아의 영토 분쟁뿐만 아니라 꾸준히 계속되고 있는 정치적 갈등까지, 세계체계 전반의 무질서 상태는 ‘정치의 위기’ 상황을 확연히 드러낸다. 특히 장 마리 르펜의 딸인 마린 르펜의 국민전선(FN)은 지방선거와 유럽의회 선거에서 약진하면서 현 집권당인 사회주의당(PS)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이방인들과 사회적 약자들을 배제해 가는 프랑스 정치의 또 다른 국면을 드러낸다. 한국 역시 ‘정치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1997년 이후 한국 사회는 꾸준히 불평등이 심해졌고 노동조건은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되었다. 특히 금융부문에서 급격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는데, 이런 변화가 발생하면서 무엇보다 소비자대출이 강화되었으며, 성장성이 아닌 수익성에 기준을 둔 투자행위가 만연하게 되었다. 아무런 대안 없이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한국은 가계부채가 심각한 수준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국제적 경쟁력”이라는 이름으로 상시적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노동자계급에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 노동자에 대한 자본의 위협이 일상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정치세력은 기득권세력들의 이해관계만을 강조하며 신자유주의가 만들어 놓은 폐해를 꾸준히 악화시켜 가고 있다. 이런 위기는 한국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저임금 노동력의 착취를 통해 시작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민족주의를 꿈꾸고 있으며,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에도 어떠한 반성과 대안 없이 기득권자들만의 세상을 유지하고 있다.
케인스와 하이에크를 넘어서
이 책은 무엇보다 현대 사회를 시장과 조직, 이 두 가지 축을 중심에 두고 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시장과 조직을 함께 다루는 것을 보며 두 저자가 기존의 마르크스주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은 기존의 마르크스주의가 경제적 요소인 시장에만 집착하거나 시장에 대한 이론만을 구성하였다고 지적한다. 마치 시장만이 필수적인 요소인 것처럼, 시장을 구성하는 기업들마저 그저 시장의 구성원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현대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책은 시장을 떠나 기업을 살펴봐야 하고, 기업이 어떤 ‘조직’적 형태를 이루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조직’이라는 형태에 대한 고민 없이 시장만으로는 현대 사회를 제대로 볼 수 없다고 말하며, 그에 대한 근거로 조직에 대한 고려가 없던 과거의 사건을 끌어온다. 과거의 현실 사회주의에서 시장을 조직으로 대체했지만, 결국 조직 자체가 그 사회 안에서 계급적 요소로 발현되었다는 점을 논거를 들며, 시장과 조직을 함께 고려해야만 현대 사회의 복잡한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렇듯 시장과 조직, 그 두 개념에 대한 팽팽한 긴장은 우리에게 오래된 어떤 논쟁을 떠올리게 한다. 흔히 알려진 대로 케인스와 하이에크의 논쟁이 바로 그것이다. 시장과 조직에 대한 자크 비데와 제라르 뒤메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조직을 시장을 보충한다’(케인스)는 관점과 ‘조직은 시장을 보충하거나 대체할 수 없다’(하이에크)는 관점에 대한 변주처럼 보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두 저자는 하이에크와 케인스의 논의를 지양한다. 하이에크는 케인스의 의견이 결국 조직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고, 사회주의적 형태로 발전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였다. 하이에크는 시장이 수행하는 정보제공능력을 조직이나 조직의 관리자가 모두 수행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어떤 관리자가 사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의 논쟁의 결과를 현실적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하이에크의 비판이 일정 정도 설득력을 갖고 성립한다 하더라도, 시장이 갖고 있는 계급적 측면, 불평등의 확대와 불안정성의 문제는 줄어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자에 의해 시장이 규제될 수 있다고 보았던 케인스나 관리자들이 시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던 하이에크 모두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또한 이 책은 “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의 태도를 지양한다. 특히 마르크스주의자나 좌파들이 가지고 있는, 시장을 철폐해야 한다는 테제뿐만 아니라 동시에 조직을 대체할 만큼 압도적인 규모로 시장을 키워 조직을 폐지하자는 초자유주의적인 시각도 지양한다. 저자들은 조직이나 시장을 없애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조직 속에서 어떻게 계급적 모순을 중립화시켜 낼 수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안마르크스주의의 현재성
약 200년 전,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전 유럽에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떠돌고 있다고 이야기한 이후로 마르크스주의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갔으며, 아직도 그 유령은 사라지지 않았다. 마르크스주의라는 이름으로 실행된 다양한 운동들이 실패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실패했다고 하여 무용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마르크스주의의 핵심적인 기여는 현대 사회가 계급적 형태로 이루어졌음을 밝힌 것이다. 또한 이 계급적 형태는 경제적 관계에 기초한다고 보았으며, 현대 사회의 지배적 형태인 자본주의는 한편으로는 착취, 다른 한편으로는 파괴에 기초하고 있음을 보였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난제인 생태적 문제와 성별 문제, 인종 문제까지도 자본주의에 내재한 축적 경향과 파괴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시장을 만능 해결책으로 바라본 주류 경제학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신자유주의’라는 이름하에 파괴하는지를 경험하고 있는 바로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사회에 마르크스의 개념을 대입해 보면, 그의 분석이 매우 정교하고 세밀하며, 시의성을 갖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글로벌 세계의 진정한 적은 세계화된 자본주의이다. 세계화된 자본주의 안에서의 인민의 삶은 모순과 괴리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사회의 모든 층위와 모든 영역에서 인간적 ‘삶’에 대한 열망을 저 ‘위’에서 관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신체 모든 부분에 침투하는 ‘보편 장치’ 속에서 강제되는 충돌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충돌과 침투로 인해 직접적으로 통합된 주체가 생겨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단결의 새로운 원리는 보편적인 정치적 공동체 속에서 현재적 명령을 통해 주어진다. 단결은 복잡한 다중(multitude)적 층위에서 펼쳐지는 세계적인 대립 속에서만 구성된다. 또한 그 단결의 주체는 세계?인민이 될 것이다.
인민의 정치를 꿈꾸는 대안마르크스주의
세계 인민은 단순히 이념적인 도덕적 주체가 아니다. 그렇지만 세계인민이 제시하는 권리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권리가 될 것이다. 세계인민은 사회의 조직적인 위계관계와 관련이 있는 권력 집중의 누적적 동역학은 물론이고, 자본주의적 축적에 동반되는 폭력을 거부한다. 세계인민들은 시장에 제한적 공간성을 부여한 후, 인간 생활을 위한 조건과 문화, 자연은 사고파는 상품이 아니라고 규정할 것이다. 그리고 세계인민은 석유, 물, 토지와 같은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 인민들을 위해 관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들은 위로부터의 폭력에 맞서 그들의 역량을 구성한다는 점에서만 정당하고 합당하다. 세계인민들은 다양한 문화와 사회운동을 통해 ‘동맹’과 ‘단결’을 모색하며, 그들에게 주어진 약속과 일치하는 정치적 공동체를 모색할 것이다. 세계인민은 정책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활동할 것이다. 세계-인민이 활동하는 만큼, 세계가 보편적이고 정치적인 공동체의 역할을 갖게 되는 ‘세계-국가’를 이루게 될 것이다.
세계는 변화한다. 그리고 마르크스주의는 ‘대안마르크스주의’로 발전해야만 한다. 대안마르크스주의는 현대 세계의 새로움을 해명하기 위한 분석 도구이자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한 정치적 관점으로서 사용되어야 한다. 대안마르크스주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지배하는 이 세계에 대해 또 다른 이론을 제시한다. 그것은 제국주의에 대한 고전적 접근과 ‘체계’로서의 자본주의적 세계와 관련해 제3세계주의자들이 내세운 쇄신에 준거점을 두고 있다. 또한 민족국가가 세계-인민의 활동을 통해 가까운 장래에 잉태될 세계-국가의 형태로 재탄생하고 있다는 관점을 재편성하고 연장한다.
저자들은 대안마르크스주의를 제안하며 세계-국가를 말했지만, 세계-국가는 하나의 유토피아가 아니다. 잉태 중인 세계-국가는 한쪽으론 제국주의적 지배력을 유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장 강력한 세력도 함부로 도전하기 힘든 합법성을 가지고 있다. 세계-국가의 이중적 지위는 모순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신자유주의가 보편적인 자유와 평등, 합리성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신자유주의가 우리에게 부과하는 현실은 민족국가 안에서만 경험되는 주제가 아니라는 것도 인식하고 있다. 세계?국가는 세계적인 층위에서 똑같은 방향으로 반복되면서, 반복 안에서 서로 간의 상호주체성을 인정하며 나아간다. 물론 민족국가를 벗어나지 못하는 연대들은 허약할 수밖에 없다. 저자들은 세계-국가가 약한 지반 위에서 성립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허약함 때문에 주저할 수는 없다. 대안마르크스주의를 통해 도달하게 된 ‘세계-국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것으로 주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인민, 세계-국가, 세계와 사회에 대한 이러한 비전에 상응하는 정치는 과연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까? 복잡한 동맹과 환경문제, 젠더관계와 인종적 문제를 생각해 본다면, 대안마르크스주의가 다시 미래를 호명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도 모른다. 저자들은 계급관계와 민족국가, 관리직과 전문가의 복잡한 지위에 대해 설명하지만, 대안마르크스주의적 실천은 간단하고 단순한 방식으로 제시한다. 그 실천은 4중적 형상 속에서 표현된다. 근본계급 내부의 단결의 정치, 규정해야 할 상대 계급과의 동맹을 맺어야만 하는 갈등적 정치, 제국주의적 폭력에 맞선 인민의 정치, 하나의 ‘우리’가 가능하도록 구성되어야 할 새로운 주체로서의 인류의 정치가 그것이다. 4중의 정치 안에서 세계?인민들이 자유와 평등, 그리고 계급관계에 대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주장한다면, 마르크스주의가 제안했던, 그리고 대안마르크스주의가 증명하고 있는 현대적 약속이 실현될 것이다. 『대안마르크스주의』는 비판적인 분석에서 세계적 실천으로 그 범위를 넓혀 간다. 이 책은 세계?인민인 우리가 변화를 위해 투쟁할 때만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넘어설 수 있음을 긍정한다. 바로 이것이 『대안마르크스주의』가 어떤 전문가의 비판서나 정책 제안서가 아니라, 미래의 세대까지 고민하고 있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획임을 말해 준다.
▣ 작가 소개
저자 : 자크 비데(Jacques Bidet)
파리 10대학 명예교수. 자크 비데는 철학자로서, 『『자본』의 경제학, 철학, 이데올로기』(Que faire du Capital?, 1985), 『일반이론: 정치, 경제, 법에 대한 이론』(Theorie generale: the?orie du droit, de l’economie et de la politique, 1999), 『『자본』의 설명과 재구성』(Explication et reconstruction du Capital , 2004), 『세계국가: 글로벌 층위에서 자유주의, 사회주의, 그리고 공산주의』(L’Etatmonde: libe?ralisme, socialisme et communisme a? l''e?chelle globale: refondation du marxisme, 2011) 등을 저술하였으며, 학술지 『악튀엘 마르크스』(Actuel Marx)를 편집하고 국제적 마르크스주의 학술대회인 국제마르크스회의(Congres Marx International)를 주도하였다.
저자 : 제라르 뒤메닐
전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주임연구원. 제라르 뒤메닐은 도미니크 레비와 함께, 『자본의 반격』(Crise et sortie de crise: ordre et de?sordres ne?olibe?raux, 2000), 『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Economie marxiste du capitalisme, 2003) 등을 저술했고, 2014년 2월에는 라 데쿠베르트 출판사를 통해 이 책에 후속하는 작업으로서 『거대한 분기: 신자유주의의 끄트머리에서』(La grande bifurcation: en finir avec le ne?olibe?ralisme)를 출간하여 신자유주의 이후 유럽과 미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전망하고 있다. 제라르 뒤메닐은 이외에도 『『자본』의 경제법칙 개념』(Le concept de loi economique dans ‘Le capital’, 1978), 『마르크스와 케인스의 위기이론』(Marx et Keynes, face a la crise, 1977)을 저술하였으며, 에마뉘엘 르노(Emmanuel Renault) 와 마이클 로위(Micheal Lowy)와는 『마르크스를 읽자』(Lire Marx, 2009),『마르크스주의 100단어』(Les 100 mots du marxisme, 2009) 를 저술하였다.
역자 : 김덕민
소르본경제연구소(Centre d’Economie de la Sorbonne-UMR8174) 파리 1대학(CNRS-Universite Paris 1 Pantheon-Sorbonne) 박사과정「기술변화 모형과 자본축적 모형」, 「내생적 경기변동에 대한 비선형접근 『아담의 오류』(공역, 후마니타스, 2011), 『신자유주의의 위기』(후마니타스, 2014)와 같은 번역서들이 있다.
▣ 주요 목차
서문
한국어판 서문
자크 비데와 제라르 뒤메닐의 저작 및 약어표
서론
마르크스의 마르크스주의 | 20세기 역사 속의 마르크스주의 |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문화적 차원 | 마르크스주의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의 실패와 마르크스의 가상적 ‘복귀’ | 네오마르크스주의의 명제들 | 대안마르크스주의의 개념 | 이론적 갱신의 정치적 목적
1부 / 마르크스의 마르크스주의
1장_혁명에 봉사하는 경제학
경제학 비판 | 폭로된 착취 | 가치의 매개 | 자본주의 내부의 경향과 그것을 넘어서려는 경향 | 생산양식 | 역사과학: 역사유물론
2장_마르크스주의의 ‘거대서사’
마르크스적 유토피아 | 상품사회: 천상의 서곡 | (관념적으로 제시된) ‘시장경제’ 개념 | 자본주의적 구조의 ‘메타구조’ | 메타구조의 또 다른 면, 법- 정치적 측면 | 착취, 소외, 지배로서의 자본주의 | 계급사회로서의 현대 사회 | 사회는 혁명적 결말로 향해 가는 경향이 있다
2부 / 조직의 복수
3장_조직자본주의의 출현과 영속성
19세기 말의 혁명 | 1929년의 위기와 거시경제적 혁명 | 조직자본주의 : 구원과 위험 | 사회민주주의적 타협 | 위험에 대한 응답 : 신자유주의 | 신자유주의 속의 조직의 운명
4장_좌절된 조직의 단결과 해방
전위주의로부터 [사회주의의] 수립으로 | 후진적 타협 | 급진화와 정상화 |관리직 지배계급
3부 / 네오마르크스주의: 자본가, 관리자와 전문가, 근본계급
5장_두번째 사회적 관계: 관리
1. 조직의 이론가로서 마르크스
시장 밖에서 조정된 기업 | 금융 공간의 조직 | 계급구조와 경향 내의 조직
2. 『자본』에서 조직을 다룰 때 나타나는 모호성
조직의 ‘갑작스런 출현’ | 혁명적 기획 | 어렵지만 명확한 평가
3. 자본주의와 관리주의
관리관계 | 역사 속의 관리자관계 : 자본 - 관리주의와 순수 관리주의 |잡종형성 | 자본 - 관리주의 내의 관리-직원 관계 | 피관리자 - 관리자 관계
4. 전후(戰後) 관리주의적 논리
관리주의적 관계의 증대된 자율성과 타협 | 신자유주의적 타협
5. 관료적 관리주의의 실패
시장과 민주주의 | 사회민주주의적 타협과 신자유주의 속에서 관료주의적 관리주의 | 미하일 고르바초프보다 보리스 옐친
6장_두 극에 있는 계급사회
1. 조직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의 해체
마르크스, 이론적 패러다임으로서의 조직의 발명자 | 기능적 분할과 두 개의 대조적인 권력관계 | 자본주의적 ‘계급관계’ 속에 결합된 두 개의 ‘계급요소’ | 가장 넓은 공간에 걸친 시장/조직의 짝 | 시장과 조직: 역사적 단계인가 공동-내포된 요소인가? | 모호성 : 자본주의에 대한 이론인가 역사철학인가?
2. 현대적 계급구조의 해체
‘논리적’ 출발로서 마르크스로 되돌아가자 | 다른 극에 대한 필연적 준거 | 두 개의 극에 있는 지배계급 | 세번째 분파인 근본계급 | 계급투쟁, 그 구조적 조건 | 정치적 질문을 향해
3. 집산주의의 역사적 경험
4부 / 대안마르크스주의: 잉태 중인 세계적 국가성 속의 제국주의
7장_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지배와 착취의 두번째 관계: 제국주의 |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 미국 헤게모니하에서 제국주의의 새로운 형세
8장_민족국가에서 세계국가로
1. 현대적 세계체계
왜 민족국가인가? | 왜 ‘체계’인가? | 구조와 체계의 접합 | 자본주의 세계체계의 역사 | 체계적 비대칭성에 의한 민족국가의 변질
2. 잉태 중인 세계-국가
역사적 결말을 향한 경향 | 역사적 과정 | 세계적 층위의 계급구조화로서 세계-국가 | 상관관계와 모순 | 주체성의 형태로서 세계-국가
5부 / 세계를 변화시키자!
9장 _ 네오마르크스주의의 정치학
1. 단결의 정치학: 다수의 주체
고전 마르크스주의와 노동자계급 | 노동자계급의 중심성 상실 | 첫번째 모순과 두번째 모순 | 생태문제 | 자본주의 내의 사회적 모순들의 간섭에 대하여 | 두번째 모순과 사회적 모순들의 충돌에 직면한 고전 마르크스주의 | 근본계급의 단결: 당과 운동 | 권력, 개량, 혁명
2. ‘헤게모니’의 문제
헤게모니에 대한 그람시적 분석: 마르크스주의적 해석 | 헤게모니의 두 개의 논리: 자본가들/관리자와 전문가 | 선택적 친화성 | 자본가의 헤게모니와 관리자들의 도구화| 동맹의 필연성과 타당성
3. 동맹의 문제: 우파와 좌파
동맹의 역사적 궤도와 형상 | 우파와 좌파 | 동맹의 내용: 두 개의 전선에서의 투쟁
4. 동맹과 그 지양의 경제적 형상
사회주의, 자본주의의 ‘전도’? | 자본주의적 소유와 폐지의 의미 | ‘자본소유자’ 계급의 무용성 | 시장은 필수 불가결하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 그러한가? | 경제정책과 규제 | 동맹 내의 소유에 대한 질문 | 동맹 내의 계급투쟁
10장 _ 대안마르크스주의의 정치학
1. 인민의 정치
지역에서 국가로 | 국가에서 대륙으로 | 인민과 계급의 얽힘
2. 세계-인민의 혼잡한 출현
전대미문의 새로움: 인류가 정치적 공동체를 자처하다 | 초자유주의적 관점: 국가 없는 권리인가 권리 없는 국가인가? | 사회-민주적 관점: 보충적 사회계약 | 세계-인민을 위한 관점 | 세계적 층위의 투쟁으로서 생태 | 인종에 의해 다중화된 계급 | 젠더에 의해 다중화된 인종
3. 인류의 정치를 향해
지배적 형상과 식별 | 세계-인민의 다양한 형태의 역량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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