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코카콜라 (2014.1)

고객평점
저자김덕호
출판사항지호, 발행일:2014/01/13
형태사항p.406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909073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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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코카콜라 130년의 기억
미국 자본주의 세계화의 역사

코카콜라는 만병통치약의 형제였다
코카콜라가 태어날 당시의 미국 남부는 남북전쟁이 끝난 뒤 의사는 부족하고 환자는 넘쳐나는 매약의 전성시대였다. 그래서 외국산 매약들이 들어와 만병통치약처럼 팔리고, 이를 모방한 매약들도 넘쳐났다. 약제사였던 팸버튼은 프랑스의 만병통치약을 모방한 프렌치 와인 코카라는 매약을 만들었으며, 이것은 꽤나 성공한 매약이었다. 그러나 지역에서 금주법이 시행되려 하자 매약에서 알코올 성분을 뺀 코카콜라를 만들어 이를 탄산음료매장에서 판매한다. 그렇기에 코카콜라는 매약과 음료의 중간에 위치한 상품이었고, 초기의 광고에서는 음료보다는 매약의 기능을 강조했다. 초창기의 코카콜라에는 그 이름이 상징하듯이 코카 잎의 성분인 코카인과 콜라 열매의 성분인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로 일반적인 음료라기보다는 자양 강장제 또는 다른 효능이 있는 약으로 팔린 경향이 농후하다.

약에서 음료로 변신하다
그러나 매약의 위험성이 알려지고 난 뒤에 미국 정부가 순정식의약품법을 만들어 매약을 제재하기 시작하자, 코카콜라는 본격적으로 음료로 변신하게 된다. 지역적으로는 미국 남부를 벗어나 전국적인 음료로 확대되며, 도시의 탄산음료매장이 확대되면서 그 판매도 전국적으로 변한다. 그리고 이 음료의 판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광고였다. 지속적인 광고와 판촉물, 무료시음권으로 차츰 시장을 늘려간 코카콜라는 마침내 미국을 대표하는 음료가 될 수 있었다. 광고비의 증가와 매출의 증가는 거의 비례했다. 게다가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보틀링 사업을 허가한 뒤로 병에 담긴 코카콜라는 시공간을 넘어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음료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대공황을 이겼던 비결
미국에서 전국적인 음료가 된 코카콜라는 1차 세계대전의 설탕 배급과 설탕 품귀 현상으로 고비를 맞았지만, 전쟁 후에는 다시 판매를 회복하게 된다. 그러나 1929년 대공황이 시작되고 미국 경제는 지독한 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대공황 기간에도 코카콜라는 거의 타격을 받지 않았다. 그 중요한 이유는 5센트로 70년 동안이나 고정된 싼 가격과 동일한 품질이었다. 대공황 기간이라 할지라도 소비자들은 코카콜라를 마시는 5센트의 비용은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코카콜라는 심각한 대공황 속에서도 미국인의 시름을 달래주는 음료로서의 위치를 다질 수 있었다.

광고는 욕망을, 욕망을 소비를 부른다
코카콜라는 매약이던 초기부터 광고를 가장 잘 활용한 품목이었다. 매약의 특성상 효과는 별 차이가 없었기에 자신의 제품을 알리는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코카콜라가 미국에서 전국적인 음료가 된 데는 광고의 힘이 컸다. 코카콜라는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광고로 소비자들을 붙잡을 수 있었다. 코카콜라의 광고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혁신적인 광고였으며, 그래서 소비자들의 욕망을 자극하여 새로운 수요를 끊임없이 창출할 수 있었다. 그렇게 창출한 매출은 다시 광고로 소비를 끊임없이 자극하여 소비자본주의는 결국 이 광고가 탄생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코카콜라는 일찍부터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대규모 스포츠 행사를 후원하며 이를 통해 광고하여 세계화를 추진할 수 있었으며, 전 세계에 걸쳐 자신의 동일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 선진적인 광고였다.

2차 세계대전 때 미국 정부는 전선에 코카콜라 보틀링 공장을 세웠다
코카콜라가 미국의 국내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이를 전 세계에 수출하려 애를 쓰기는 했지만, 그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것은 2차 세계대전을 통해서였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면서 설탕의 배급으로 또 다시 위기에 처할 수 있었던 코카콜라는 유럽 전선을 책임지고 있던 아이젠하워 장군의 요청과 마셜 장군의 승인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코카콜라가 전쟁에 참전하고 있던 병사들의 사기진작용 군수품으로 선정되어 설탕 배급에 있어 특혜를 받음은 물론, 전쟁터에 코카콜라를 공급하기 위해 전선에 보틀링 공장을 미국 정부의 예산으로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미군의 진로와 함께 유럽과 태평양의 전선에 무수한 보틀링 공장을 세우게 되고, 이를 통해 병사들에게 코카콜라를 공급하게 된 것이다. 전쟁 후에는 이들 보틀링 공장이 해외에 주둔한 미군에게 코카콜라를 공급했을 뿐만 아니라, 이들 지역에서 코카콜라 보급의 전초기지가 되었다. 2차 세계대전이 없었다면 코카콜라의 세계화에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며, 또는 지금처럼 세계적인 탄산음료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코카콜라 성공의 비결-지역화
코카콜라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지역화이다. 원래 코카콜라는 탄산음료매장에 원액을 공급하는 데서 출발을 하였지만, 이 방식은 병에 담아 팔게 된 다음에도 여전히 유효했다. 당시 코카콜라의 소유주였던 에이서 캔들러는 단돈 1달러에 보틀링 권한을 코카콜라를 병에 담아 팔고자 하는 두 변호사에게 팔았지만, 이는 코카콜라에게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 이 두 변호사가 혼자서 사업을 독점하지 않고 각기 지역을 분할해서 보틀러들을 두었기에 미국의 전 지역에서 무섭게 성장할 수 있었다. 해외에서의 코카콜라 보틀링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 모든 것을 하기보다는 현지의 사업가와 손잡고 음료 사업을 펼쳤으며, 그래서 원액을 제외한 다른 물품들은 모두 현지에서 조달하여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추진했다. 현지화가 잘 된 지역은 현지인들이 코카콜라가 자국의 음료라고 여길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코카콜라 엔터프라이즈라는 대규모 보틀링 회사를 세우고 지역의 보틀링 회사들을 흡수하여 지역화를 거스르는 방향으로 나아가자 많은 문제들을 야기했으며, 현재의 코카콜라도 지역화를 거스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코카콜라의 또 다른 비결 높은 회전율
70년 동안을 5센트라는 가격에 팔리던, 지금도 가격이 올랐다고 하지만 그다지 비싸지 않은 이 코카콜라로 어떻게 10여 년이 넘는 세월을 글로벌 브랜드 가치 1위를 유지했을까 하는 것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런 놀라운 성장의 배경에는 높은 회전율이 숨어 있다. 낮은 가격의 물건이라도 지속적으로 팔리는 소비재라면 얼마든지 큰 이윤을 창출할 수 있고, 그 작은 이윤이 모여서 엄청난 금액을 이룬다는 사실이다. 물론 지속적으로 팔리는 소비재가 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습관적으로 이 상품을 찾고 소비해야 하지만, 이런 문제는 광고가 지속적으로 소비자를 자극하여 욕망의 갈증의 상태로 만든다. 코카콜라의 이익 구조는 소매상이 가장 크고, 보틀러가 그 다음이고, 원액을 만드는 코카콜라 사가 가장 작지만, 이런 분업은 상승효과를 가져온다. 즉 소매상은 더 많은 코카콜라를 팔아서 이익을 증가시키려 하며, 보틀러와 원액 공급자도 함께 광고를 통해 소비를 부추기는 것이다. 작은 이윤의 높은 회전율로 성공한 사례는 저렴한 물건의 박리다매의 형태로 성공한 미국의울워스나, 현재도 저렴한 가격의 소비재를 모아 파는 다이소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욕망을 넘어서, 저소비사회로 가야하는 이유
코카콜라는 필수품이 아니다.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물을 마시면 된다. 하지만 필수품이 아닌 상품도 현대의 소비자본주의에서는 광고를 통한 욕망의 부추김을 통해 상품을 대량으로 팔 수 있다. 산업화 이후에 기업들은 대량생산을 위해 대량소비가 절실했다. 소비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소비를 창출해야만 굴러갈 수 있었다. 이 소비자본주의의 원조인 미국은 미국적 생활방식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를 권장하고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목표로 삼았다.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이란 끊임없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삶이다. 그냥 욕망의 충족으로는 부족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욕망을 창출해야만 한다. 이제 이 자본주의의 물결은 세계화의 바람을 타고 유럽과 동아시아, 라틴아메리카를 넘어 구소련과 동구권까지 점령하였다. 코카콜라는 바로 이 소비자본주의의 욕망의 실현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이다. 이제 지구상에서 코카콜라를 만날 수 없는 곳은 문명이 닿지 않는 오지밖에 남지 않았다. 그만큼 소비자본주의도 전 세계의 곳곳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으며, 그에 따라 환경의 악화와 자원의 고갈로 지구는 신음하고 있다. 이제 이 위험한 소비자본주의의 확산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한계점에 왔다. 그것이 바로 코카콜라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중요한 메시지일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김덕호
성균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한 후, 서강대학교 대학원과 노스웨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뉴욕주립대학교(스토니 브룩)에서 미국의 금주법과 관련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 『근대 엔지니어의 탄생』(공저, 에코리브르, 2013), 『아메리카나이제이션』(공편, 푸른역사, 2008)), 『현대 미국의 사회운동』(공편, 비봉출판사, 2001) 등이 있고, 역서로는 『있는 그대로의 미국사』(공역, 휴머니스트, 2011), 『옥스퍼드 유럽 현대사』(공역, 한울, 2003) 등이 있다. 현재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양학부에서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글: 코카콜라를 통해서 본 소비사회

1부 가자, 욕망의 나라로

1장 코카콜라의 탄생
2장 코카콜라의 변신
3장 코카콜라에 대중의 부르주아적 욕망을 싣다
4장 코카콜라와 함께 온 대량소비사회
5장 재즈 시대의 코카콜라
6장 대공황도 뛰어넘은 코카콜라

2부 ‘욕망의 나라’에서 ‘욕망의 제국’으로

7장 코카콜라, ‘욕망의 제국’을 일으키다
8장 제2차 세계대전과 코카콜라의 지구화
9장 코카콜라, ‘욕망의 제국’
10장 ‘욕망의 제국’의 한계
11장 코카콜라와 미국식 소비사회의 세계적 확산
12장 새천년을 전후한 코카콜라 사의 위기

나오는 글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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