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 이대로 좋은가 -진보적 법학자 박홍규가 바라본 민주재판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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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박홍규
출판사항알마, 발행일:2014/02/03
형태사항p.110 B5판:24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543009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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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사법 민주화와 국민의 사법참여에 앞장서온 진보적 법학자 박홍규
국민참여재판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현행 국민참여재판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 왜 ‘나꼼수’ 재판은 무죄이고 안도현 재판은 유죄인가?
2013년, 이른바 ‘나꼼수’사건과 안도현사건 재판이 진행되었다. ‘정치적’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사건인 데다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재판이었기에 그 결과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검찰과 변호인 측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두 사건 모두에 대해 무죄라는 평결을 내렸다. 그런데 판사는 ‘나꼼수’사건은 무죄, 안도현사건은 유죄라고 선고했다. 국민을 대표하여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들은 똑같이 무죄라고 판단했는데, 정작 법관의 판결에서는 왜 이런 상반된 결과가 나왔을까?
오랫동안 사법의 민주화와 국민참여에 앞장서온 저자는, 이것이 바로 국민참여재판이 가진 치명적인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낳은 결과라고 지적한다. 국민참여재판제도는 사법에서 민주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사법제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 따라 2008년 1월부터 시행되었다. 5년간의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친 뒤 보완, 개선해 2013년 법안을 확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에 한국 국민참여재판은 ‘국민참여’라고 부르기 부끄러울 정도로 문제투성이인 왜곡되고 제한된 제도다.
위에서 예로 든 ‘나꼼수’ 재판의 무죄판결 같은 결과는 많은 이들에게, 드디어 국민이 사법의 주인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는 희망을 품게 했다. 그러나 실상을 살펴보면 그런 기대는 헛된 바람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먼저, 국민참여재판 건수는 전체 1심 형사재판의 0.1%에 지나지 않아 국민참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둘째, 배심원의 평결이 바로 선고 판결인 미국과 달리, 국민참여재판에서 시민 배심원의 평결은 권고 의견일 따름이고 판결은 전적으로 판사가 내린다. ‘나꼼수’ 재판과 안도현 재판에서 보았듯이, 배심원은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 셋째, 재판 결과에 대해 검사만이 항소를 할 수 있다. ‘국민을 위해’ 만들었다는 제도가, 국민의 종복인 검사가 국민의 뜻을 무시하도록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미국 배심재판의 무죄율이 33%인데 비해 국민참여재판 무죄율은 5.7%밖에 안 된다. 한국 일반재판 무죄율 3.2%보다 겨우 두 배 남짓 될 뿐이다. 이런 실정이니 누가 국민참여재판을 선택하려고 하겠느냐고 저자는 반문한다.

민주재판의 역사적·사상적 배경과 배심제의 원리를 이해한다
재판에 참여하는 것이 시민의 특권이자 명예라고 생각한 고대 그리스와,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재판에 참여하는 게르만 전통 들에서 알 수 있듯, 유럽에서 민주재판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근대에 들어와 국민에 의한 법의 지배를 확립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거세졌다. 이에 따라 대체로 영미법권에서는 배심제가, 대륙법권에서는 참심제가 도입되었고, 삼권분립 원칙에 근거하여 사법부가 독립되었으며, 나아가 재판은 전문재판관만이 아닌 국민의 참여로 이루어져 민주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
한편 현대 복지국가에서는 법 실현에 행정부의 역할이 크게 증대되고, 사회의 복잡화?다양화로 공정한 재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사법 작용이 더욱 적극성을 띨 것이 요청되고 있는데, 이에 발맞추어 국민의 사법참여 또한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최근까지 이러한 민주재판의 역사와 사상에 대한 이해나 논의가 전무했고, 그 결과 국민의 사법참여 또한 딴 세상 이야기로 치부될 뿐이었다. 그런 와중에 2008년부터 국민참여재판이 실시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현행 제도 또한 지극히 제한되고 편협한 것이어서, 민주사법과 배심제의 원리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와 제도 개선이 절실한 실정이다.
국민참여재판이 취하고 있는 재판 형태는 배심제다. 배심제는 역사적으로 정부와 지배계급에 의한 형법의 전횡적 사용과 남용을 막기 위한 보장책이었다. 또 배심제는 일반 국민의 상식과 폭넓은 경험을 사법에 적용함으로써 법이 사회와 유리되는 것을 예방한다. 더불어 시민이 ‘국민 권리의 옹호자’ ‘자유의 보루’로 나섬으로써 재판의 관료화와 정치화를 통제하고, 일반인의 풍부한 생활 경험에 근거한 사회의 양심과 시대의 상식을 구현할 수 있다. 나아가 시민이 직접 재판을 경험하는 “늘 열려 있고 학비도 무료인 학교”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사법 인식을 증대시키고 국민과 유리된 사법 현실을 개선할 수 있다.
배심제가 가진 이와 같은 원리와 기능들을 충분히 이해한 뒤에야 한국의 국민참여재판제도도 온전한 민주재판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대한민국 사법의 관료성과 독재성과 국민참여재판의 미래
“유전무죄 무전유죄.” “이제 재판입니까? 개판이지.” 영화 〈광복절 특사〉와 〈부러진 화살〉에 각각 나오는 이 대사들은 그간 한국의 사법제도와 재판이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한국의 사법은 끊임없이 전관예우, 강압 수사, 독단적 판결, 억울한 옥살이 같은 폐단들로 얼룩져왔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 1조 1항은 적어도 한국 사법과 재판에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 것처럼도 보인다.
특히 억울한 옥살이의 경우 2009년부터 2013년 6월까지 발생한 건수가 약 8만 건(1년 평균 약 2만 건)으로, 보상금액만 1370억 원에 이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명약관화하다. 한국 재판이 관료재판, 독재재판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독재재판이란 “재판관과 검찰관에 의해 독재적으로 이루어지는 재판을 뜻하는 것으로, 국민이 재판에 참여하는 민주재판에 반하는 것”을 가리킨다. 검찰관이나 법관의 경우, 자신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에 합격했으니 너무나 현명하고 정직하며 아무런 문제점도 없다는 지극히 잘못된 신비주의적 믿음에 빠질 위험이 있다. 한 번 합격하면 평생 명예와 권력을 누릴 수 있는, 그래서 온 국민의 추앙을 받는 분위기가 독재재판의 신비주의를 형성하고, 독재재판이 낳는 엄청난 결과를 호도해왔다.
진정한 사법 민주화가 이루어지려면, 법과 판검사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라 일하는 종복이라는 민주재판의 원리와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절실하다. 국민참여재판이 진정한 민주재판이 되려면, 시민 배심원의 평결이 바로 선고 판결이 되도록 하고, 그 결과에 대해 판검사가 군말 없이 승복하고, 대상 사건을 모든 민형사사건으로 확대하고, 무죄율을 더욱 높이는 등의 근본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 작가 소개

저 : 박홍규

朴洪圭
법학자이지만 여러 예술가들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평전과 역서들을 출간하고 있는 작가이다. 1952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법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오사카 시립대학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법대, 영국 노팅엄 대학교 법대,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에서 연구하고, 오사카 대학교, 고베 대학교, 리츠메이칸 대학교에서 강의했다. 현재 영남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로 전공뿐만 아니라 정보사회에서 절실히 필요한 인문·예술학의 부활을 꿈꾸며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회장을 지냈으며 전공인 노동법 외에 헌법과 사법 개혁에 관한 책을 썼고,『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영국의 진보적 사상가 윌리엄 모리스의 생애를 조명한 『윌리엄 모리스의 생애와 사상』,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세계를 새롭게 해석한 『내 친구 빈센트』 그리고 풍자 만화의 아버지 오노레 도미에의 평전인 『오노레 도미에 - 만화의 아버지가 그린 근대의 풍경』 고야를 반권력의 화신으로 본 『야만의 시대를 그린 화가, 고야』 루쉰의 사상과 문학 전체를 넓은 시야에서 조망한 『자유인 루쉰』, 자유 학교를 위한 순교자로 알려진 페레의 생애를 쓴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마라』『무엇이 정의인가?』(공저) 등이 있다. 또한 『아나키즘 이야기』, 『플라톤 다시 보기』, 『인디언 아나키 민주주의』, 『세상을 바꾼 자본』 『리더의 철학』등의 책을 집필했고,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등을 처음 번역하여 국내에 소개하기도 했다. 그 외에 『간디 자서전』, 『자유론』, 『유토피아』, 루이스 멈퍼드의 『유토피아 이야기』, 『예술과 기술』, 『인간의 전환』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주요 목차

책머리에 | 민주재판의 원리에 걸맞은 새로운 국민참여재판을 모색해야 한다!
1. 현행 국민참여재판을 살펴본다
2. 민주재판의 역사와 배심제의 원리
3. 국민참여재판은 민주재판인가?
맺는말 | 국민을 ‘위한’ 사법이라 해도 국민에 ‘의한’ 것이 아니면 공염불이다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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