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우리가 새롭게 나아갈 뉴이코노믹스는? 이타적 경제학이다.
요즘 언론과 정치권에서 ‘경제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이 시대의 거대한 담론을 이루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역시 ‘따뜻한 경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요즘 들어 부쩍 ‘따뜻한 경제’를 말하고 ‘경제 민주화’를 추구하는 걸까? 그것은 아마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동안 자본주의를 이끌어 왔던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전통경제학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새롭게 나아갈 뉴이코노믹스New Economics는 이기적 경제학이 아니라 이타적 경제학이라고 말하고 있다.
경제학은 소수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출현한 이래 200년이 흘렀다. 그동안 자본주의를 지지한 전통경제학의 주장이 옳았다면, 그들이 말한 경제성장으로 이미 오래 전에 지구상에서 빈곤이 사라졌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 200년 동안 전 기간에 걸쳐 빈부 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부자 나라인 미국과 영국에서조차 절대빈곤층이 더 확대되어 왔고, 오늘날 우리는 중세시대의 소작농들보다도 더 열심히 일을 해야 살아갈 수 있다.
경제학의 본질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빈곤에서 탈출하고, 보다 더 풍요로운 삶을 살게 하는 것일 게다. 그리고 여기서 좀 더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물질적인 풍요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누리게 하는 것일 게다.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면서 돈을 덜 벌어도, 아니면 돈은 안 되지만 좀 더 창조적인 일을 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색다른 일을 시도하며 살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최소한의 삶의 질이다. 또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경제 민주화이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보일과 환경운동가인 앤드류 심스가 공동으로 저술한 『이기적 경제학 이타적 경제학』은 ‘새로운 경제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살펴보고, 전통경제학 이론에 반하는 낯선 질문들을 제기하면서 새로운 시각에서 경제를 해석하고 있다. 그러면서 각 장마다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왜 영국은 초콜릿 와플을 수출하고 또 그 수량만큼 수입하는가?
이 책은 10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 위기는 말할 것도 없고 환경 위기, 인류의 위기, 정신적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실 잘못된 경제학에서 기인한 것이다. ‘왜 태평양의 가난한 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할까?’ 한번쯤 되돌아보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학하면 우선 떠올리는 것은 ‘어렵다’, ‘골치가 아프다’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일반 대중들을 위해 이론보다는 실천을, 이성보다는 감성에 바탕을 둔 새로운 글쓰기의 경제학 원론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왜 영국은 초콜릿 와플을 수출하고 또 그 수량만큼 수입하는가?’라면서 오늘날의 무역을 한마디로 꼬집고 있는데, 이 책은 이런 방식으로 가치, 화폐, 시장, 삶, 자원, 무역, 부채, 미래 등 기본적인 경제학의 테마들을 아주 쉽게 다루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이 던지고 있는 질문들은 매우 은유적인 듯하지만, 사실은 아주 매력적이고 각인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이 책은 각 장마다 ‘새로운 경제학’이 나아갈 방향과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다소 이론적이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 부록에 실려 있는데, 그것은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뉴이코노믹스, 즉 ‘새로운 경제학의 간추린 역사’에 대한 설명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새로운 경제학은 ‘이타적 경제학’을 말한다. 그리고 끝으로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용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도록 주요한 개념과 용어에 대한 해설도 곁들였다.
경제학은 단순히 경제만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는 ‘신자유주의’의 이름 하에 행해지고 있는 약육강식의 시장만능주의가 초래한 극심한 불평등과 환경 파괴 등의 폐해를 고발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 전통경제학을 넘어선 새로운 경제학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학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원리가 아니라 인간의 심리, 행동 양식, 지구 자원, 생태 환경 등을 포괄적으로 담아내야 한다. 이 책은 인간과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를 생각하면서 인간과 자연이 가진 자원을 활용하여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떻게 그 잠재력을 구현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들이 제시하는 새로운 경제학은 경제학 자체를 넘어서 윤리학, 생물학, 심리학 그리고 지구과학 등을 포괄하여 사상의 체계를 통째로 새롭게 바꾸는 거대한 담론이기도 하다.
전통경제학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다. GDP는 수치일 뿐이다.
오늘날 GDP 수치상으로 보면 지금 우리는 중세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유해졌다. 그런데도 우리는 집 하나 사는 것도 매우 어렵게 되었으며, 부부가 1년 내내 일하지 않고는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조차 힘들고, 그것마저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학자들의 계산에 의하면, 중세 시대 때 평범한 농부 한 사람이 연간 15주 정도 일하면 1년 동안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 200년 동안 유례없는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중세시대의 소작농들보다도 더 죽어라고 일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가?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실제로 오늘날 전 세계 인구 중 30억 명이 하루에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고, 심지어는 부자 나라인 미국에서조차 심각한 절대빈곤에 처한 사람들이 4천만 명에 이르고 있다. 반면에 현재 전 세계 상위 1%의 부자들은 전 세계 57%의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을 합한 것보다 많이 벌고 있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부의 불평등이 계속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영국의 GDP는 지난 30년 동안 2배 늘었지만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대부분 변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었다. 이는 GDP 성장이 어느 지점에 이르게 되면 역설의 곡선이 나타나는데, 이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GDP 성장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다가 22,000파운드 수준 이상에서는 추가로 소득이 늘어나더라도 삶의 질의 향상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고 오히려 스트레스와 환경 파괴의 원인이 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생태환경과 큰 비용을 초래하는 지구온난화와 같은 외부효과를 무시하고 오로지 경제성장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은 숫자에 집착하는 전통경제학의 편협한 시각이라 할 수 있다.
경제성장을 통해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15개의 지구가 필요하다.
전통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을 통하여 빈곤 퇴치를 하겠다고 하지만, 이 역시 아주 비효율적이며 비현실적이다. 1990년부터 2001년 사이에 전 세계의 1인당 소득이 100달러가 늘었는데, 이 소득 증가분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흘러 들어가서 하루에 1달러로 살아가는 빈곤층을 줄이는 데 기여한 부분은 100달러 중에서 60센트에 불과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경제가 무한하게 성장할 수 있고, 그 과실이 골고루 분배된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하루에 3달러의 소득을 벌기 위해서는 지구 같은 행성 15개 정도가 지닌 천연자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사실 ‘경제성장’이라는 말 자체가 이제 잘못된 의식이다. 따라서 더 이상 이런 무의미한 ‘경제성장’으로 ‘삶의 질’을 맞바꾸는 것은 공정하지도 않고 비효율적이며 자원을 낭비하는 태도이다.
새로운 경제학이 나아갈 방향과 대안들을 제시하다. 그것은 자연자원을 최소한으로 개발하거나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어야 한다.
‘지구행복지수’는 삶의 만족도, 기대수명, 생태발자국지수 등을 측정하여 한 국가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수이다. 경제성장이나 GDP로 흔히 순위를 매기는 물질적 관점에서의 부가 아니라 진짜 부가 어떤 의미인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수이다. 지구행복지수의 순위를 보면, 바누아투가 가장 높았는데 자연자원을 개발하거나 훼손하지 않고서도 이 섬나라 사람들은 터키에 버금가는 기대수명을 누리고 삶의 만족도는 뉴질랜드만큼 높았다. 이제 우리의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 굳이 자원을 개발해야 한다면, 그 결과 실질적으로 인간의 생명과 행복한 삶에 기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로 사고가 바뀌어야 한다. 한마디로 삶의 질과 직결된 진짜 부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이 바로 지구행복지수인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경제복지지수’는 GDP를 대체할 대안으로 개발한 지수이다. 이는 경제성장을 측정할 때, 총경제성장에서 공해나 질병이나 천연자원의 고갈과 같은 사회적, 환경적 비용을 뺀 개념이다. 그래서 이를 외부효과나 사회적 편익 등을 반영한 경제지표라는 뜻에서 ‘참경제발전지수(GPI)’라고도 한다. 이 외에도 이 책에서는 ‘탄소배출권거래제’, ‘공동생산’, ‘타임뱅크’, ‘대안화폐’ 등 다양한 대안들을 제시한다.
▣ 주요 목차
1 뿌리 : 경제학이 문제이다
2 가치 : 왜 태평양의 가난한 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할까?
3 화폐 : 왜 중국은 미국의 이라크전쟁에 돈을 쓰는가?
4 시장 : 왜 런던 시내의 평균시속은 항상 12마일인가?
5 삶 : 왜 우리는 중세의 농부들보다 더 오래 일을 해야 하는가?
6 자원 : 왜 세계 최고의 기계공은 쿠바인들인가?
7 무역 : 왜 영국은 초콜릿 와플을 수출하고 또 그 만큼 수입하는가?
8 지역공동체 : 왜 월마트가 들어선 지역의 투표율은 하락하는가?
9 부채 : 왜 가난한 말라위 국민들이 영국의 모기지론을 갚아야 하는가?
10 미래 : 경제학은 소수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부록 : 물질보다는 생명이다 : ‘새로운 경제학’의 간추린 역사
용어해설
우리가 새롭게 나아갈 뉴이코노믹스는? 이타적 경제학이다.
요즘 언론과 정치권에서 ‘경제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이 시대의 거대한 담론을 이루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역시 ‘따뜻한 경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요즘 들어 부쩍 ‘따뜻한 경제’를 말하고 ‘경제 민주화’를 추구하는 걸까? 그것은 아마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동안 자본주의를 이끌어 왔던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전통경제학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새롭게 나아갈 뉴이코노믹스New Economics는 이기적 경제학이 아니라 이타적 경제학이라고 말하고 있다.
경제학은 소수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출현한 이래 200년이 흘렀다. 그동안 자본주의를 지지한 전통경제학의 주장이 옳았다면, 그들이 말한 경제성장으로 이미 오래 전에 지구상에서 빈곤이 사라졌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 200년 동안 전 기간에 걸쳐 빈부 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부자 나라인 미국과 영국에서조차 절대빈곤층이 더 확대되어 왔고, 오늘날 우리는 중세시대의 소작농들보다도 더 열심히 일을 해야 살아갈 수 있다.
경제학의 본질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빈곤에서 탈출하고, 보다 더 풍요로운 삶을 살게 하는 것일 게다. 그리고 여기서 좀 더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물질적인 풍요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누리게 하는 것일 게다.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면서 돈을 덜 벌어도, 아니면 돈은 안 되지만 좀 더 창조적인 일을 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색다른 일을 시도하며 살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최소한의 삶의 질이다. 또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경제 민주화이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보일과 환경운동가인 앤드류 심스가 공동으로 저술한 『이기적 경제학 이타적 경제학』은 ‘새로운 경제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살펴보고, 전통경제학 이론에 반하는 낯선 질문들을 제기하면서 새로운 시각에서 경제를 해석하고 있다. 그러면서 각 장마다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왜 영국은 초콜릿 와플을 수출하고 또 그 수량만큼 수입하는가?
이 책은 10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 위기는 말할 것도 없고 환경 위기, 인류의 위기, 정신적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실 잘못된 경제학에서 기인한 것이다. ‘왜 태평양의 가난한 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할까?’ 한번쯤 되돌아보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학하면 우선 떠올리는 것은 ‘어렵다’, ‘골치가 아프다’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일반 대중들을 위해 이론보다는 실천을, 이성보다는 감성에 바탕을 둔 새로운 글쓰기의 경제학 원론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왜 영국은 초콜릿 와플을 수출하고 또 그 수량만큼 수입하는가?’라면서 오늘날의 무역을 한마디로 꼬집고 있는데, 이 책은 이런 방식으로 가치, 화폐, 시장, 삶, 자원, 무역, 부채, 미래 등 기본적인 경제학의 테마들을 아주 쉽게 다루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이 던지고 있는 질문들은 매우 은유적인 듯하지만, 사실은 아주 매력적이고 각인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이 책은 각 장마다 ‘새로운 경제학’이 나아갈 방향과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다소 이론적이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 부록에 실려 있는데, 그것은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뉴이코노믹스, 즉 ‘새로운 경제학의 간추린 역사’에 대한 설명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새로운 경제학은 ‘이타적 경제학’을 말한다. 그리고 끝으로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용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도록 주요한 개념과 용어에 대한 해설도 곁들였다.
경제학은 단순히 경제만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는 ‘신자유주의’의 이름 하에 행해지고 있는 약육강식의 시장만능주의가 초래한 극심한 불평등과 환경 파괴 등의 폐해를 고발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 전통경제학을 넘어선 새로운 경제학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학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원리가 아니라 인간의 심리, 행동 양식, 지구 자원, 생태 환경 등을 포괄적으로 담아내야 한다. 이 책은 인간과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를 생각하면서 인간과 자연이 가진 자원을 활용하여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떻게 그 잠재력을 구현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들이 제시하는 새로운 경제학은 경제학 자체를 넘어서 윤리학, 생물학, 심리학 그리고 지구과학 등을 포괄하여 사상의 체계를 통째로 새롭게 바꾸는 거대한 담론이기도 하다.
전통경제학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다. GDP는 수치일 뿐이다.
오늘날 GDP 수치상으로 보면 지금 우리는 중세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유해졌다. 그런데도 우리는 집 하나 사는 것도 매우 어렵게 되었으며, 부부가 1년 내내 일하지 않고는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조차 힘들고, 그것마저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학자들의 계산에 의하면, 중세 시대 때 평범한 농부 한 사람이 연간 15주 정도 일하면 1년 동안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 200년 동안 유례없는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중세시대의 소작농들보다도 더 죽어라고 일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가?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실제로 오늘날 전 세계 인구 중 30억 명이 하루에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고, 심지어는 부자 나라인 미국에서조차 심각한 절대빈곤에 처한 사람들이 4천만 명에 이르고 있다. 반면에 현재 전 세계 상위 1%의 부자들은 전 세계 57%의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을 합한 것보다 많이 벌고 있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부의 불평등이 계속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영국의 GDP는 지난 30년 동안 2배 늘었지만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대부분 변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었다. 이는 GDP 성장이 어느 지점에 이르게 되면 역설의 곡선이 나타나는데, 이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GDP 성장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다가 22,000파운드 수준 이상에서는 추가로 소득이 늘어나더라도 삶의 질의 향상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고 오히려 스트레스와 환경 파괴의 원인이 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생태환경과 큰 비용을 초래하는 지구온난화와 같은 외부효과를 무시하고 오로지 경제성장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은 숫자에 집착하는 전통경제학의 편협한 시각이라 할 수 있다.
경제성장을 통해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15개의 지구가 필요하다.
전통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을 통하여 빈곤 퇴치를 하겠다고 하지만, 이 역시 아주 비효율적이며 비현실적이다. 1990년부터 2001년 사이에 전 세계의 1인당 소득이 100달러가 늘었는데, 이 소득 증가분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흘러 들어가서 하루에 1달러로 살아가는 빈곤층을 줄이는 데 기여한 부분은 100달러 중에서 60센트에 불과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경제가 무한하게 성장할 수 있고, 그 과실이 골고루 분배된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하루에 3달러의 소득을 벌기 위해서는 지구 같은 행성 15개 정도가 지닌 천연자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사실 ‘경제성장’이라는 말 자체가 이제 잘못된 의식이다. 따라서 더 이상 이런 무의미한 ‘경제성장’으로 ‘삶의 질’을 맞바꾸는 것은 공정하지도 않고 비효율적이며 자원을 낭비하는 태도이다.
새로운 경제학이 나아갈 방향과 대안들을 제시하다. 그것은 자연자원을 최소한으로 개발하거나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어야 한다.
‘지구행복지수’는 삶의 만족도, 기대수명, 생태발자국지수 등을 측정하여 한 국가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수이다. 경제성장이나 GDP로 흔히 순위를 매기는 물질적 관점에서의 부가 아니라 진짜 부가 어떤 의미인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수이다. 지구행복지수의 순위를 보면, 바누아투가 가장 높았는데 자연자원을 개발하거나 훼손하지 않고서도 이 섬나라 사람들은 터키에 버금가는 기대수명을 누리고 삶의 만족도는 뉴질랜드만큼 높았다. 이제 우리의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 굳이 자원을 개발해야 한다면, 그 결과 실질적으로 인간의 생명과 행복한 삶에 기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로 사고가 바뀌어야 한다. 한마디로 삶의 질과 직결된 진짜 부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이 바로 지구행복지수인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경제복지지수’는 GDP를 대체할 대안으로 개발한 지수이다. 이는 경제성장을 측정할 때, 총경제성장에서 공해나 질병이나 천연자원의 고갈과 같은 사회적, 환경적 비용을 뺀 개념이다. 그래서 이를 외부효과나 사회적 편익 등을 반영한 경제지표라는 뜻에서 ‘참경제발전지수(GPI)’라고도 한다. 이 외에도 이 책에서는 ‘탄소배출권거래제’, ‘공동생산’, ‘타임뱅크’, ‘대안화폐’ 등 다양한 대안들을 제시한다.
▣ 주요 목차
1 뿌리 : 경제학이 문제이다
2 가치 : 왜 태평양의 가난한 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할까?
3 화폐 : 왜 중국은 미국의 이라크전쟁에 돈을 쓰는가?
4 시장 : 왜 런던 시내의 평균시속은 항상 12마일인가?
5 삶 : 왜 우리는 중세의 농부들보다 더 오래 일을 해야 하는가?
6 자원 : 왜 세계 최고의 기계공은 쿠바인들인가?
7 무역 : 왜 영국은 초콜릿 와플을 수출하고 또 그 만큼 수입하는가?
8 지역공동체 : 왜 월마트가 들어선 지역의 투표율은 하락하는가?
9 부채 : 왜 가난한 말라위 국민들이 영국의 모기지론을 갚아야 하는가?
10 미래 : 경제학은 소수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부록 : 물질보다는 생명이다 : ‘새로운 경제학’의 간추린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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