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학계에서 최초로 시도된 한국 무역의 변천사
우리 민족의 해상활동과 무역을 선사와 초기국가시대,
삼국 및 남북국시대, 고려, 조선, 근?현대 등 통시대적으로 규명하다.
각 시대별 전공자의 집필로 전문성을 갖춘 최초의 한국무역의 역사
21세기 세계화 시대를 여는 새로운 키워드는 ‘바다’이고,
그 ‘바다’에는 우리 민족의 오랜 해양문화의 전통이 함께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동북아시아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려는 현 시점에서
과거 한민족에 의해 행해졌던 무역의 역사는
해양문화의 전통과 해외진출의 좌표를 제시해준다.
인류의 역사는 자연과 더불어 성장하고, 발전해 왔다. 자연환경이 서로 다른 인류에게 ‘교역’은 필수였고, 그 교역을 통해 얼마나 부를 갖추어 나갔느냐가 한 나라의, 한 민족의 생존을 좌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선사시대 이래 고대-고려-조선-근대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 중국, 일본 등의 여러 나라와 활발한 교역이 이루어졌다. 비록 교역상대국은 서양에 비해 제한되어 있었고, 조선 시대에는 관련 종사자들이 천민으로 취급받기도 했지만, 부존자원이 빈곤했던 우리로서는 외국과의 교역은 생존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처럼 ‘교역’, 넓게는 무역에 대해 그동안은 무역학적인 입장이나 해양학적인 입장 등 특정 시각에 치우친 개설서들만 있어 한국의 무역에 관한 종합적인 검토가 어려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각 시대별 무역사 전공자들에 의한 한국무역사 서술로 무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종합정리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선사시대 및 초기국가의 교역
우리나라에서 대외교역이 나타나는 시기는 고조선시대로 기원전 4세기 말~3세기 초에 국가를 형성한 위만조선이 최초일 것으로 추측되며, 당시 위만조선의 국가 성립에 전쟁과 교역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한군현이 설치된 기원전 1세기대에는 한반도 남부지역에서 중국 문물의 교류가 활성화되었다. 교역루트로는 연안항로와 육상루트가 있었고, 연안항로로는 철 등의 물품이, 육상루트로는 위세품 등의 물품이 이동했다. 또한 부여, 삼한이 위세를 떨치던 시기에는 ‘철’을 통한 교역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남해안 지역에 무역의 거점인 무역항이 형성되기도 했다. 특히 삼한의 ‘철’은 동아시아 세계의 세력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삼국 및 남북국시대의 무역
초기국가들이 멸망해가고 새로운 세력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교역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그러나 가장 강력했던 고구려가 대외정벌을 통해 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데 목적이 있었다면, ‘무역’이란 것을 통해 세력을 확대해 나가려는 나라는 백제였다. 이후 백제는 중국대륙, 한반도, 그리고 일본에 해양거점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동북아 해상무역을 주도해 나갔다. 그러나 백제 주도의 국제교역망은 고구려의 반격으로 무너지게 되었다. 반면 신라는 동해안 제해권의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지증왕대에는 이사부에 의해 우산국을 정복함으로써 동해의 제해권을 장악하며 발전해갔다.
신라와 발해로 대표되는 남북국시대에는 중국이 교역의 중심에 있었다. 중국과 다른 여러 나라와 민족을 연결시켜주던 역할을 하던 것이 조공이었다. 조공은 동아시아지역 내에서 동아시아 무역망을 형성시켰으며, 사무역의 확대를 촉진시켰다.
사무역은 신라, 당, 일본 등 동아시아 삼국의 정치적 혼란과 조선술, 항해술의 발달, 해상세력의 성장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특히 장보고에 의한 청해진 설치는 사무역 발달의 결정적 요인이었으며, 중국과 일본에 재당신라인 사회와 재일신라인 사회를 만들어 신라를 연결한 일련의 네트워크 건설은 신라가 동아시아 무역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계기였다.
고려시대의 무역
고려시대의 무역 형태는 국가 간의 공식 외교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조공무역’과 순수한 상인 사이의 교역인 ‘호시’가 보편적이었으나 불법적인 밀무역도 행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중국을 지배한 민족에 따라 무역도 여러 가지 양상을 띠게 되었다.
우선 송나라와의 무역은 매우 적극적이었다. 송나라의 문화적 수준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요나 금나라의 위협 속에서도 외교를 열려고 노력했으며, 송나라와의 무역에서 불교 경전 및 유교 서적, 대성악 등이 전래되었다. 양국 간의 무역은 육로가 아닌 바다를 통해서 이루어졌고, 외형적으로는 민간 교역처럼 보였지만, 고려에서 방물을 바치고 회사품 형식으로 물품을 받아가는 공무역이었다.
요나라와의 무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외교무역이었다. 사신을 보내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고려에서 보내는 예물과 요에서 주는 회사품이 늘어났으며 그와 부수되는 사행무역이 많아지게 되었다.
요를 멸망시킨 ?나라는 고려를 종주국으로 섬기던 여진족에서 비롯되었는데, 세력을 키워 요나라를 멸망시키고 송나라까지 물리치자 고려에 조공을 요구하였으며, 이후 100여 년간 사대외교가 지속되었다. 금과의 관계는 요나라의 사례를 그대로 계승한 것이었다.
그러나 고려의 무역은 몽골 제국이 동아시아지역을 정복하는 13세기를 전후로 양상이 달라졌다. 원 간섭기 이전의 고려 무역은 사무역이 배제된 국가 또는 왕실 중심의 무역이었다면, 원의 정치적 간섭을 받게 됨에 따라 국가 간에 이루어졌던 무역의 양상은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정치적 영향력은 외교에 적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외교에 참여한 사신들이 별도로 무역에 참여하여 큰 이익을 얻기도 했다. 또한 국경의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워지면서 일반 무역도 증가했다. 대표적인 수출품은 모시, 인삼, 말 등이었고, 수입품으로는 각종 장신구, 직물류, 놀이기구 등이 있었다.
조선시대의 무역
조선시대는 유학의 영향으로 상업활동을 통한 자본의 집적과 경제변동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제한되었다. 해외무역은 ‘사대교린’이라는 정치외교체제에 부수된 활동으로 ‘적자무역’ 혹은 ‘사치품무역’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조선의 중국 및 일본을 잇는 무역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18세기 조선의 상인들이 새로운 상품인 홍삼을 생산하면서 대외무역이 활발해졌다. 인삼재배와 홍삼가공, 판로의 확대는 조선 상업계가 상업자본의 단계를 벗어나 산업자본의 단계로 진입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개항기에 이르러 시장이 다변화하는 등 조선의 무역도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었다.
개항기의 무역
개항기 조선의 무역액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불평등조약체제를 바탕으로 한 무역구조는 농산물을 수출하고 공산품을 수입하는 형태였지만, 양적 성장을 통해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식민지 시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 시기 조선의 수출품은 미곡과 콩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지만, ‘금’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조선에서 유출된 금은 일본의 금본위제 확립에 기초를 만들기도 했다. 반면 수입품으로는 섬유제품, 그 중에서도 면제품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뿐만 아니라 석유의 수입, 성냥, 술, 염료, 담배, 목재, 밀가루 등의 수입도 크게 늘어났다.
일제강점기의 무역
일제는 한국병합 이후 처음부터 조선을 경제적으로 확고하게 장악할 수 없었다. 국제정치적인 변화와 일본 내부의 정치적, 경제적인 상황, 그리고 조선총독부의 통치차원에서 이루어진 ‘특별관세정책’이 적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관세동화정책 시기’ ‘무역진흥정책 시기’, ‘무역통제정책 시기’ ‘특별관세정책 시기’ 등 식민지 경제정책의 변화를 거쳤지만, 조선의 무역의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고, 오히려 식민지무역구조가 확립되는 시기, 또는 수탈구조가 확립된 시기에는 무역규모가 가장 정체적이었다.
▣ 작가 소개
저자 : 최광식
고려대학교 사학과와 동대학원 졸업하며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효성가톨릭대학교 교수, 역사민속학회 및 한국 고대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재위원, 한국사연구회 회장,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로 활동 중이다.
저자 : 박경철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 사학과 졸업하며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강남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자 : 이진한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평택시사편찬위원회 상임위원, 안성여자기능대, 대전대학교 강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 : 이철성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조선후기사, 대청무역사 전공하며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건양대학교 국방공무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 : 송규진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한국근현대사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공주대, 대전대, 원광대, 한남대 강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 : 윤재운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구려연구재단 및 동북아역사재단 부연구위원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대구대학교 역사교육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 주요 목차
서론-한국무역사 연구의 현황과 과제
1장 선사 및 초기국가시대(고조선·부여·삼한 시기)의 무역
1. 선사시대와 청동기시대의 교역
1) 선사시대의 교역
(1) 선사시대의 생업경제
(2) 선사시대의 교역
2) 청동기시대의 교역
(1) 청동기시대와 예맥문화권 성립
(2) 청동기시대의 교역
2. 초기국가시대의 교역(고조선·부여·삼한)
1) 고조선과 부여의 교역
(1) 고조선 교역망의 확대
(2) 부여의 대외교역
2) 국가형성기 고구려와 옥저·동예
(1) 국가형성기 고구려에 있어서의 전쟁과 교역
(2) 옥저·동예사회와 대외교역
3) 삼한사회의 성장과 대외교역
(1) 삼한사회의 성장
(2) 삼한 교역망의 형성과 발전
2장 삼국시대의 무역
1. 삼국시대 무역형태와 무역품
1) 무역형태
2) 무역품
2. 4세기 무역체계의 변화
1) 낙랑·대방군 중심의 동아시아 해상무역체제
2) 목지국의 쇠퇴와 백제의 부상
3) 신라의 국가성장과 무역
4) 가야에서의 무역체계의 변천
3. 5~6세기 동아시아의 정세변화와 무역
1) 고구려의 반격과 백제의 시련
2) 해양강국 재건을 위한 백제의 노력
3) 신라의 동해 제해권 확보와 한강 유역 점령
3장 남북국시대의 무역
1. 남북국시대 무역형태와 무역품
1) 무역형태
(1) 공무역
(2) 사무역
2) 무역품
(1) 신라의 무역품
(2) 발해의 무역품
2. 8세기 공무역체제의 성립과 운영
1) 남북국시대 무역네트워크의 성립
2) 당나라의 경제체제와 조공무역
3. 공무역의 쇠퇴와 사무역의 발달
1) 동아시아 삼국의 정치·사회 혼란
2) 해상세력의 성장
3) 조선술·항해술의 발달
4) 청해진 설치의 의미
4. 청해진의 혁파와 무역질서의 변화
1) 청해진의 혁파와 그 영향
2) 9세기 후반 교역질서의 변화
4장 고려시대의 무역
1. 고려시대의 무역과 그 특징
2. 오대십국 여러 나라와의 무역
3. 송과의 무역
1) 교역의 조건
(1) 문화적 욕구
(2) 왕래의 편이성
2) 외교무역
(1) 송에 보냈던 물품
(2) 고려에 전래된 물품
3) 송과의 일반무역
4) 문화교류
4. 요와의 무역
1) 사신의 왕래와 무역
2) 요와의 무역품
3) 각장 설치 문제
5. 금과의 무역
1) 외교무역
2) 사신 일행의 무역
3) 각장과 밀무역
6. 원과의 무역
1) 외교무역
(1) 원에 전해진 물품
(2) 고려에 전해진 원의 물품
(3) 원의 공물 요구
(4) 사신 일행의 무역
2) 일반무역
(1) 대원무역의 기반
(2) 무역품
(3) 교역 담당자와 왕실의 사무역 참여
3) 대원무역의 특수성
(1) 보초의 통용
(2) 구휼곡(救恤穀)의 유출입
7. 기타 여러 나라의 무역
1) 여진과의 무역
2) 일본과의 무역
3) 아라비아와의 무역
8. 마치며-새로운 무역 관계의 설정을 위한 갈등
5장 조선시대의 무역
들어가는 말
1. 상인과 무역의 흐름
1) 상인과 무역
(1) 시전상인
(2) 개성상인
(3) 의주상인과 동래상인
2) 조선 인삼·일본 은·중국 비단의 흐름
(1) 조선 인삼
(2) 동북아시아 경제의 허브(Hub), 조선
(3) 산에서 캐는‘심’, 밭에서 기르는‘가삼(家蔘)’
2. 조선 전기 대외무역
1) 중국과의 무역
(1) 15세기 명나라와의 무역
(2) 16세기 사무역 발전과 은무역
2) 일본과 여진과의 무역
(1) 일본과의 무역
(2) 여진과의 무역
(3) 유구·남만과의 무역
3. 조선 후기 대외무역
1) 중국과의 무역
(1) 전쟁과 변경무역
(2) 17세기 역관 주도의 중개무역
(3) 18세기 사행무역 구조와 상인의 경쟁
(4) 18세기 후반 사상무역과 모자 수입무역
(5) 19세기 홍삼무역과 무역정책의 한계
2) 일본과의 무역
(1) 왜관 설치와 대일무역의 재개
(2) 17세기~18세기 중반 개시무역과 교역품
(3) 18세기 중엽 이후 수출품의 변화와 대일무역
4. 조공체제 무역사의 재인식
6장 개항기의 무역
1. 세계체제로의 편입과 협정관세체제
1) 강화도조약과 무관세체제
2) 불평등조약하의 협정관세체제
(1) 서양과의 통상조약과 관세문제
(2) 중국과의 통상조약과 관세문제
(3) 일본과의 통상조약 개정과 관세문제
2. 무역 규모의 확대와 무역시장의 변화
1) 일본의 무역독점과 실재적 내용
2) 중국과 일본의 무역경쟁
3) 청일전쟁 이후 일본과 중국의 경쟁, 기타국가의 진출
4) 러일전쟁 발발 이후 수출입국의 다변화
3. 상품구성의 특징
1) 수출상품
(1) 곡물수출
(2) 금은수출
(3) 기타 중요 상품
2) 수입상품
(1) 섬유제품을 주로 한 상품 수입
(2) 기타 중요 상품
7장 일제하의 무역
1. 식민지 무역정책의 변화
1)‘ 특별관세정책’의 실시
2)‘ 관세동화정책’의 실시
3)‘ 무역진흥정책’의 실시
4)‘ 전시무역통제정책’으로 전환
2. 무역시장의 협소화
1)‘ 특별관세정책’시기 무역규모의 확대와 이출의 급증
2)‘ 관세동화정책’�峨�무역규모의 정체와 대일 종속의 심화
3)‘ 무역진흥정책’시기 수출의 확대와 무역수지의 변화
4)‘ 무역통제정책’시기 무역규모의 축소와 무역수지의 악화
3. 식민지적 상품구조의 특징
1) 수이출입 상품구조의 식민지성
2)‘ 쌀이출 좁쌀수입’구조와 조선의 식량문제
(1)‘ 쌀이출 좁쌀수입’구조의 형성
(2)‘ 쌀이출 좁쌀수입’구조의 확립
(3)‘ 쌀이출 좁쌀수입’구조의 변질
(4)‘ 쌀이출 좁쌀수입’구조의 파멸
결론-한국무역사의 전개와 발달
1. 선사시대 및 초기국가의 교역
2. 삼국 및 남북국시대의 무역
3. 고려시대의 무역
4. 조선시대의 무역
5. 개항기의 무역
6. 일제강점기 무역
*참고문헌
학계에서 최초로 시도된 한국 무역의 변천사
우리 민족의 해상활동과 무역을 선사와 초기국가시대,
삼국 및 남북국시대, 고려, 조선, 근?현대 등 통시대적으로 규명하다.
각 시대별 전공자의 집필로 전문성을 갖춘 최초의 한국무역의 역사
21세기 세계화 시대를 여는 새로운 키워드는 ‘바다’이고,
그 ‘바다’에는 우리 민족의 오랜 해양문화의 전통이 함께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동북아시아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려는 현 시점에서
과거 한민족에 의해 행해졌던 무역의 역사는
해양문화의 전통과 해외진출의 좌표를 제시해준다.
인류의 역사는 자연과 더불어 성장하고, 발전해 왔다. 자연환경이 서로 다른 인류에게 ‘교역’은 필수였고, 그 교역을 통해 얼마나 부를 갖추어 나갔느냐가 한 나라의, 한 민족의 생존을 좌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선사시대 이래 고대-고려-조선-근대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 중국, 일본 등의 여러 나라와 활발한 교역이 이루어졌다. 비록 교역상대국은 서양에 비해 제한되어 있었고, 조선 시대에는 관련 종사자들이 천민으로 취급받기도 했지만, 부존자원이 빈곤했던 우리로서는 외국과의 교역은 생존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처럼 ‘교역’, 넓게는 무역에 대해 그동안은 무역학적인 입장이나 해양학적인 입장 등 특정 시각에 치우친 개설서들만 있어 한국의 무역에 관한 종합적인 검토가 어려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각 시대별 무역사 전공자들에 의한 한국무역사 서술로 무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종합정리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선사시대 및 초기국가의 교역
우리나라에서 대외교역이 나타나는 시기는 고조선시대로 기원전 4세기 말~3세기 초에 국가를 형성한 위만조선이 최초일 것으로 추측되며, 당시 위만조선의 국가 성립에 전쟁과 교역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한군현이 설치된 기원전 1세기대에는 한반도 남부지역에서 중국 문물의 교류가 활성화되었다. 교역루트로는 연안항로와 육상루트가 있었고, 연안항로로는 철 등의 물품이, 육상루트로는 위세품 등의 물품이 이동했다. 또한 부여, 삼한이 위세를 떨치던 시기에는 ‘철’을 통한 교역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남해안 지역에 무역의 거점인 무역항이 형성되기도 했다. 특히 삼한의 ‘철’은 동아시아 세계의 세력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삼국 및 남북국시대의 무역
초기국가들이 멸망해가고 새로운 세력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교역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그러나 가장 강력했던 고구려가 대외정벌을 통해 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데 목적이 있었다면, ‘무역’이란 것을 통해 세력을 확대해 나가려는 나라는 백제였다. 이후 백제는 중국대륙, 한반도, 그리고 일본에 해양거점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동북아 해상무역을 주도해 나갔다. 그러나 백제 주도의 국제교역망은 고구려의 반격으로 무너지게 되었다. 반면 신라는 동해안 제해권의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지증왕대에는 이사부에 의해 우산국을 정복함으로써 동해의 제해권을 장악하며 발전해갔다.
신라와 발해로 대표되는 남북국시대에는 중국이 교역의 중심에 있었다. 중국과 다른 여러 나라와 민족을 연결시켜주던 역할을 하던 것이 조공이었다. 조공은 동아시아지역 내에서 동아시아 무역망을 형성시켰으며, 사무역의 확대를 촉진시켰다.
사무역은 신라, 당, 일본 등 동아시아 삼국의 정치적 혼란과 조선술, 항해술의 발달, 해상세력의 성장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특히 장보고에 의한 청해진 설치는 사무역 발달의 결정적 요인이었으며, 중국과 일본에 재당신라인 사회와 재일신라인 사회를 만들어 신라를 연결한 일련의 네트워크 건설은 신라가 동아시아 무역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계기였다.
고려시대의 무역
고려시대의 무역 형태는 국가 간의 공식 외교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조공무역’과 순수한 상인 사이의 교역인 ‘호시’가 보편적이었으나 불법적인 밀무역도 행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중국을 지배한 민족에 따라 무역도 여러 가지 양상을 띠게 되었다.
우선 송나라와의 무역은 매우 적극적이었다. 송나라의 문화적 수준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요나 금나라의 위협 속에서도 외교를 열려고 노력했으며, 송나라와의 무역에서 불교 경전 및 유교 서적, 대성악 등이 전래되었다. 양국 간의 무역은 육로가 아닌 바다를 통해서 이루어졌고, 외형적으로는 민간 교역처럼 보였지만, 고려에서 방물을 바치고 회사품 형식으로 물품을 받아가는 공무역이었다.
요나라와의 무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외교무역이었다. 사신을 보내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고려에서 보내는 예물과 요에서 주는 회사품이 늘어났으며 그와 부수되는 사행무역이 많아지게 되었다.
요를 멸망시킨 ?나라는 고려를 종주국으로 섬기던 여진족에서 비롯되었는데, 세력을 키워 요나라를 멸망시키고 송나라까지 물리치자 고려에 조공을 요구하였으며, 이후 100여 년간 사대외교가 지속되었다. 금과의 관계는 요나라의 사례를 그대로 계승한 것이었다.
그러나 고려의 무역은 몽골 제국이 동아시아지역을 정복하는 13세기를 전후로 양상이 달라졌다. 원 간섭기 이전의 고려 무역은 사무역이 배제된 국가 또는 왕실 중심의 무역이었다면, 원의 정치적 간섭을 받게 됨에 따라 국가 간에 이루어졌던 무역의 양상은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정치적 영향력은 외교에 적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외교에 참여한 사신들이 별도로 무역에 참여하여 큰 이익을 얻기도 했다. 또한 국경의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워지면서 일반 무역도 증가했다. 대표적인 수출품은 모시, 인삼, 말 등이었고, 수입품으로는 각종 장신구, 직물류, 놀이기구 등이 있었다.
조선시대의 무역
조선시대는 유학의 영향으로 상업활동을 통한 자본의 집적과 경제변동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제한되었다. 해외무역은 ‘사대교린’이라는 정치외교체제에 부수된 활동으로 ‘적자무역’ 혹은 ‘사치품무역’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조선의 중국 및 일본을 잇는 무역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18세기 조선의 상인들이 새로운 상품인 홍삼을 생산하면서 대외무역이 활발해졌다. 인삼재배와 홍삼가공, 판로의 확대는 조선 상업계가 상업자본의 단계를 벗어나 산업자본의 단계로 진입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개항기에 이르러 시장이 다변화하는 등 조선의 무역도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었다.
개항기의 무역
개항기 조선의 무역액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불평등조약체제를 바탕으로 한 무역구조는 농산물을 수출하고 공산품을 수입하는 형태였지만, 양적 성장을 통해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식민지 시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 시기 조선의 수출품은 미곡과 콩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지만, ‘금’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조선에서 유출된 금은 일본의 금본위제 확립에 기초를 만들기도 했다. 반면 수입품으로는 섬유제품, 그 중에서도 면제품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뿐만 아니라 석유의 수입, 성냥, 술, 염료, 담배, 목재, 밀가루 등의 수입도 크게 늘어났다.
일제강점기의 무역
일제는 한국병합 이후 처음부터 조선을 경제적으로 확고하게 장악할 수 없었다. 국제정치적인 변화와 일본 내부의 정치적, 경제적인 상황, 그리고 조선총독부의 통치차원에서 이루어진 ‘특별관세정책’이 적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관세동화정책 시기’ ‘무역진흥정책 시기’, ‘무역통제정책 시기’ ‘특별관세정책 시기’ 등 식민지 경제정책의 변화를 거쳤지만, 조선의 무역의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고, 오히려 식민지무역구조가 확립되는 시기, 또는 수탈구조가 확립된 시기에는 무역규모가 가장 정체적이었다.
▣ 작가 소개
저자 : 최광식
고려대학교 사학과와 동대학원 졸업하며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효성가톨릭대학교 교수, 역사민속학회 및 한국 고대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재위원, 한국사연구회 회장,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로 활동 중이다.
저자 : 박경철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 사학과 졸업하며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강남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자 : 이진한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평택시사편찬위원회 상임위원, 안성여자기능대, 대전대학교 강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 : 이철성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조선후기사, 대청무역사 전공하며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건양대학교 국방공무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 : 송규진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한국근현대사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공주대, 대전대, 원광대, 한남대 강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 : 윤재운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구려연구재단 및 동북아역사재단 부연구위원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대구대학교 역사교육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 주요 목차
서론-한국무역사 연구의 현황과 과제
1장 선사 및 초기국가시대(고조선·부여·삼한 시기)의 무역
1. 선사시대와 청동기시대의 교역
1) 선사시대의 교역
(1) 선사시대의 생업경제
(2) 선사시대의 교역
2) 청동기시대의 교역
(1) 청동기시대와 예맥문화권 성립
(2) 청동기시대의 교역
2. 초기국가시대의 교역(고조선·부여·삼한)
1) 고조선과 부여의 교역
(1) 고조선 교역망의 확대
(2) 부여의 대외교역
2) 국가형성기 고구려와 옥저·동예
(1) 국가형성기 고구려에 있어서의 전쟁과 교역
(2) 옥저·동예사회와 대외교역
3) 삼한사회의 성장과 대외교역
(1) 삼한사회의 성장
(2) 삼한 교역망의 형성과 발전
2장 삼국시대의 무역
1. 삼국시대 무역형태와 무역품
1) 무역형태
2) 무역품
2. 4세기 무역체계의 변화
1) 낙랑·대방군 중심의 동아시아 해상무역체제
2) 목지국의 쇠퇴와 백제의 부상
3) 신라의 국가성장과 무역
4) 가야에서의 무역체계의 변천
3. 5~6세기 동아시아의 정세변화와 무역
1) 고구려의 반격과 백제의 시련
2) 해양강국 재건을 위한 백제의 노력
3) 신라의 동해 제해권 확보와 한강 유역 점령
3장 남북국시대의 무역
1. 남북국시대 무역형태와 무역품
1) 무역형태
(1) 공무역
(2) 사무역
2) 무역품
(1) 신라의 무역품
(2) 발해의 무역품
2. 8세기 공무역체제의 성립과 운영
1) 남북국시대 무역네트워크의 성립
2) 당나라의 경제체제와 조공무역
3. 공무역의 쇠퇴와 사무역의 발달
1) 동아시아 삼국의 정치·사회 혼란
2) 해상세력의 성장
3) 조선술·항해술의 발달
4) 청해진 설치의 의미
4. 청해진의 혁파와 무역질서의 변화
1) 청해진의 혁파와 그 영향
2) 9세기 후반 교역질서의 변화
4장 고려시대의 무역
1. 고려시대의 무역과 그 특징
2. 오대십국 여러 나라와의 무역
3. 송과의 무역
1) 교역의 조건
(1) 문화적 욕구
(2) 왕래의 편이성
2) 외교무역
(1) 송에 보냈던 물품
(2) 고려에 전래된 물품
3) 송과의 일반무역
4) 문화교류
4. 요와의 무역
1) 사신의 왕래와 무역
2) 요와의 무역품
3) 각장 설치 문제
5. 금과의 무역
1) 외교무역
2) 사신 일행의 무역
3) 각장과 밀무역
6. 원과의 무역
1) 외교무역
(1) 원에 전해진 물품
(2) 고려에 전해진 원의 물품
(3) 원의 공물 요구
(4) 사신 일행의 무역
2) 일반무역
(1) 대원무역의 기반
(2) 무역품
(3) 교역 담당자와 왕실의 사무역 참여
3) 대원무역의 특수성
(1) 보초의 통용
(2) 구휼곡(救恤穀)의 유출입
7. 기타 여러 나라의 무역
1) 여진과의 무역
2) 일본과의 무역
3) 아라비아와의 무역
8. 마치며-새로운 무역 관계의 설정을 위한 갈등
5장 조선시대의 무역
들어가는 말
1. 상인과 무역의 흐름
1) 상인과 무역
(1) 시전상인
(2) 개성상인
(3) 의주상인과 동래상인
2) 조선 인삼·일본 은·중국 비단의 흐름
(1) 조선 인삼
(2) 동북아시아 경제의 허브(Hub), 조선
(3) 산에서 캐는‘심’, 밭에서 기르는‘가삼(家蔘)’
2. 조선 전기 대외무역
1) 중국과의 무역
(1) 15세기 명나라와의 무역
(2) 16세기 사무역 발전과 은무역
2) 일본과 여진과의 무역
(1) 일본과의 무역
(2) 여진과의 무역
(3) 유구·남만과의 무역
3. 조선 후기 대외무역
1) 중국과의 무역
(1) 전쟁과 변경무역
(2) 17세기 역관 주도의 중개무역
(3) 18세기 사행무역 구조와 상인의 경쟁
(4) 18세기 후반 사상무역과 모자 수입무역
(5) 19세기 홍삼무역과 무역정책의 한계
2) 일본과의 무역
(1) 왜관 설치와 대일무역의 재개
(2) 17세기~18세기 중반 개시무역과 교역품
(3) 18세기 중엽 이후 수출품의 변화와 대일무역
4. 조공체제 무역사의 재인식
6장 개항기의 무역
1. 세계체제로의 편입과 협정관세체제
1) 강화도조약과 무관세체제
2) 불평등조약하의 협정관세체제
(1) 서양과의 통상조약과 관세문제
(2) 중국과의 통상조약과 관세문제
(3) 일본과의 통상조약 개정과 관세문제
2. 무역 규모의 확대와 무역시장의 변화
1) 일본의 무역독점과 실재적 내용
2) 중국과 일본의 무역경쟁
3) 청일전쟁 이후 일본과 중국의 경쟁, 기타국가의 진출
4) 러일전쟁 발발 이후 수출입국의 다변화
3. 상품구성의 특징
1) 수출상품
(1) 곡물수출
(2) 금은수출
(3) 기타 중요 상품
2) 수입상품
(1) 섬유제품을 주로 한 상품 수입
(2) 기타 중요 상품
7장 일제하의 무역
1. 식민지 무역정책의 변화
1)‘ 특별관세정책’의 실시
2)‘ 관세동화정책’의 실시
3)‘ 무역진흥정책’의 실시
4)‘ 전시무역통제정책’으로 전환
2. 무역시장의 협소화
1)‘ 특별관세정책’시기 무역규모의 확대와 이출의 급증
2)‘ 관세동화정책’�峨�무역규모의 정체와 대일 종속의 심화
3)‘ 무역진흥정책’시기 수출의 확대와 무역수지의 변화
4)‘ 무역통제정책’시기 무역규모의 축소와 무역수지의 악화
3. 식민지적 상품구조의 특징
1) 수이출입 상품구조의 식민지성
2)‘ 쌀이출 좁쌀수입’구조와 조선의 식량문제
(1)‘ 쌀이출 좁쌀수입’구조의 형성
(2)‘ 쌀이출 좁쌀수입’구조의 확립
(3)‘ 쌀이출 좁쌀수입’구조의 변질
(4)‘ 쌀이출 좁쌀수입’구조의 파멸
결론-한국무역사의 전개와 발달
1. 선사시대 및 초기국가의 교역
2. 삼국 및 남북국시대의 무역
3. 고려시대의 무역
4. 조선시대의 무역
5. 개항기의 무역
6. 일제강점기 무역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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