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김정숙 시인은 일상 속에서 부딪히는 사연들이나 사물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것이 지닌 본질에 접근해 가는 방법의 시를 써낸다. 우물, 나팔꽃, 석양, 다보탑, 무당벌레, 자작나무, 나팔꽃, 허수아비 등 시의 소재가 되고 있는 것들만 보아도 흔히 만날 수 있는 생활 주변의 것들이다. 소재가 쉽게 구해진다고 만들어낸 작품이 쉬운 것은 아니다. 소재가 쉬울수록 시에 담기는 세계가 더 심오해지지 않는다면 그 시는 일상의 넋두리로 전락해 독자들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김정숙 시인의 시작태도는 수월함이 없다. 그가 경험한 체험 속에다 대상을 이입시키고 분해하여 보편적인 사고를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자신이 시인임에 커다란 자부심을 가지며 현실에서도 열정적인 시인을 꿈꾸는 시인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김 시인의 모습이 어떤 시작 태도를 지니고 있는지 그의 발언을 들어 본다.
시를 짓는다는 것은
죽고 싶을 만큼
죽어도 좋을 만큼
사랑을 해야 한다면
나도 사랑 하나 만들자
아니, 이미 품었다
이렇게 시에 목마르니
유일한 진실은 내 핏빛 울음뿐이다
―「소쩍새를 아시나요」 후반부
라이너 M. 릴케는 ‘시인이여, 네가 쓰지 않으면 못 배길 그렇게 죽을 지경이 된다면 그때 시를 쓰라’고 충고한다. 그냥 대충 얻어 걸린 에스프리를 적당한 언어와 비유법으로 버무려 독자의 입맛에 맞추어 써내는 그런 시는 영혼을 담을 수 없기에 두 번 읽을만한 가치가 없어 결국 그것은 한 번 읽을만한 가치도 없다는 말이 딘다. 시인 스스로가 절실하지 않다면 절실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김 시인도 죽어도 좋을만큼 시를 사랑하기에 시를 품었고 시에 목마르니 그 시에 내뱉는 울음도 핏빛 울음뿐이라고 말한다. 얼마나 시에 대한 애절한 사랑인가. 아니 사랑을 넘어선 절명시를 쓰고 있는 태도가 아닌가.
작가 소개
김정숙
2003. 6월 35년 6개월 동안 철도청 행정직 국가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정년퇴임.
2012년 계간 <청옥문학> 여름호에 시부분 신인상으로 등단.
2014년 계간 <부산시단> <월장> 외 1편으로 작품상 수상.
현 : 부산문인협 회원, 새부산시인협 이사, 사하문인협 회원, 그림나무시문학회 회원,
계간 <시선> 정예회원, 숲길(민조시문학회) 회원.
목 차
목차…6
자서…5
제 1 부
풍경에 매달다…13
겨울나무…14
그늘을 묻다…15
사막…16
비를 맞다…18
골목길…20
바람과 고래…21
낚시…22
빗방울…23
빈혈…24
문어에대한 소고…27
광장…28
시작…30
풋사랑…31
우물…32
나팔꽃…33
안경을 쓰다…35
석양…36
여의주…37
보이저호는 태양계를 탈출했다…38
제 2 부
초인…41
검은 눈이 내린다…42
파노라마…44
빛을 재운 바다…45
산…46
민들레꽃 피다…47
고래와 함께 춤을…48
냉장고…50
마주보기…52
하품…53
비문증…54
식혜…55
일광물회…56
팔월…58
돌…59
날개…60
고추잠자리 ? 2…62
수족관 ? 1…63
저울…64
허수아…65
날고 싶은 허수아비…66
나르는 마네킹…67
제 3 부
사랑, 너를 가둔다…71
숭숭한 바람소리…72
흑백사진…74
다보탑…76
무당벌레…77
모자를 쓰다…78
재난방송…80
택배를 기다리다…82
피 흘리는 귀가 날갯짓 소리를 듣다…84
바람의 언덕에 서다…85
발로…86
변덕…87
봄비 오는 날…88
나비 되어 날다…90
자작나무…92
기다리는 집…94
초승달과 백마…95
사마리아 여인…96
시드니 그믐달…98
제 4 부
가난…101
지붕을 깔고 앉은 집…102
안과에서 나오다…104
구름이불을 짜는 오후…106
탈선…108
모과향기…110
아직 봄날…112
즐거운 이별…115
폐선에서 허난설헌을 만나다…116
월장…118
소쩍새를 아시나요…120
감기…122
청춘…123
익는다는 것…124
불꽃…126
발문/꿈꾸는 현실과 날개-강영환…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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