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저희는 잘 살고 싶습니다. 지금 여기서.”
이주여성들은 차별과 편견을 일상적으로 겪는다. 무례한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묻는다. 그들이 떠나온 본국이 얼마나 가난한지, 본가는 얼마나 가난한지, 얼마 받고 시집왔는지, 그래서 본가에 얼마씩 송금하는지... 아무렇지 않게 묻는다. 이름을 부르지 않고 굳이 ‘베트남’, ‘월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처음 본 사이임에도 서슴없이 반말을 한다. 집에서는 모국어를 못 쓰게 한다. 모국어 사용을 금지당한 이주여성들은 자식에게도 자신의 모국어를 가르치지 못한다. 아이는 갈수록 한국말이 유창해지지만 이주여성은 한국말 익히기가 쉽지 않고, 결국 아이와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없는 단절이 생긴다. 아이는 점차 엄마에게 거리감을 느낀다.
여기, 더 이상 차별과 편견과 혐오에 당하지 않기로 결심한 이주여성들이 있다. 스스로 자신의 인권을 말하고, 혐오에 맞서겠다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 더는 친구를 잃지 않기로 다짐한 이들이 있다. 옥천군에 사는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나’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누군가의 부인, 누군가의 며느리, 누군가의 엄마일 때만 ‘존재 가치’를 인정받았던 이주여성들은 이제 ‘나’로 살아가겠다고 외친다. 그러기 위해 이들은 어려움을 겪는 이주여성들을 찾아내고 다가가고 손을 잡았다. 옥천군결혼이주여성협의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서로를 지탱하는 이들, 편견과 핍박에 맞서 싸우며 서로 보살피는 옥천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한인정
〈옥천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면서 옥천 곳곳의 이야기를 취재하고 기록했다. 그 속에서 소멸할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를 봤다. 있지만 없던 이야기, 묵혀놓은 이야기들이 투명하던 강을 흐리게 만들면서 떠오르는 것을 봤다. 이는 혼란이 아니라 해방이었다. 이주, 페미니즘, 동물권, 기본소득 등에 관심을 두고서 지금은 옥천군결혼이주여성협의회, 어스링스, 기본소득신진연구자네트워크 등에서 학업과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우리네 삶이 각각 다름을, 동시에 서로에게 기대어 있음을 보여주는 활동들이다. 각자의 경계, 모두와의 경계에서 느슨한 공동체를 이루길 꿈꾼다.
목 차
B?t đ?u_ V? Th? Thanh Hoa s?ng ? huy?n Okchoen
들어가며_ 옥천에 살고 있는 ‘부티탄화’
간절한 마음으로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만, 잘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당신들의 질서
낯선 공간, 낯선 향기, 낯선 언어, 낯선 시선
한국에선 한국법만 따르라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는 사람?
내가 내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나의 정체성(나라, 피부색, 종교)을 비하하지 마세요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
오늘도 공원 한 바퀴
얼마 주면 돌아오니?
친구 없었으면 미쳤을 거예요
112 신고해도 소용없어요
아이 없이 못 살아요, 이대로도 못 살아요
사랑하는 나의 아기, 내 마음 알고 있니?
‘나’로 살기 위한 싸움
우리들의 사이버마을
잘못된 걸 잘못됐다고 말하는 용기
하나의 힘으로 뭉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첫’ 기자회견
이주공동체를 꿈꾸며
잘 살고 싶습니다, 지금 여기서
이주여성이 살고 싶은 ‘공간과 관계’
옥천군결혼이주여성협의회 부티탄화 회장 인터뷰
우리, 여기서 ‘일’하고 있어요
외국인노동자 A씨 인터뷰
나가며_ 용감한 나의 언니들에게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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