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꼰대가 되기 싫은 젊은이를 위한 책
“노인들을 이해하지 마라.
대신 똑똑히 봐두어라. 너희들이 저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까딱하면 모두 저 꼴 되니 봐주면 안 된다.”
세상 흐름을 거스르는 철부지 노인들을 향한 느닷없는 일성으로 단박에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한 몸에 받았던 채현국 선생. 본인이 80 노인이면서도 덜떨어진 ‘꼰대’ 노인들의 시대착오를 거침없이 비판했던 늙은 청년 채현국 선생.
이제 선생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어언 1년 하고도 5개월이 지났다. 2021년 4월 2일 영원한 소풍을 떠나기 전날 선생은 본인의 뜻대로 입원 병동에서 자택으로 자신을 옮겨갔다. 목숨을 늘리는 연명 치료를 뒤로 하고 어떤 비감도 없이 삶과 죽음을 담담히 맞아들였다.
돌이켜보면 채현국 선생의 어떤 일갈이나 한 마디 명언 때문에 젊은이들이 뜨거운 호응을 보낸 것은 아니었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선생은 세상과 인생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말과 생각과 행동을 하나로 꿰며 일치시켜온 삶을 살고 있었다. 그 많은 젊은이들이 아무 망설임 없이 ‘시대의 어른’이라는 헌사를 선생께 올렸던 까닭이다.
선생은 엄청난 재산을 모았지만 미련 없이 버렸다. 자신을 위해서는 손톱만큼도 쓰지 않고 사회를 위해 일하다가 핍박받는 당대 젊은이들을 위해 물 쓰듯 자기 재산을 썼다. 그것도 남몰래.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일반 분야에서 민주화 등 공익을 위해 활동한 이들 가운데 적어도 1,000명 이상은 선생의 도움을 받았다.
스스로 무소유의 화신이 되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가지에 매이지 않은 구름처럼 살았다. 장삼이사들 틈에 끼여 표나지 않게 살면서 그 장삼이사들의 삶과 정과 놀이에서 달콤한 행복을 느꼈다. 효암학원 이사장으로 있을 적에는 작업복 차림에 화단에 김매기를 일삼아 학생들조차 한낱 인부로 여겼을 정도로 나 이런 사람이요 뻐기지 않았다.
선생은 오히려 세상이 알아볼까 봐 낮추고 숨기며 살았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향기가 천 리에 퍼지듯 세상이 선생을 알아보는 것은 이미 정해져 있는 일이었다. 상황이 달라지자 선생은 자신의 몸조차 아끼지 않았다. 갖은 질환이 있는데도 요청과 필요가 있는 자리라면 빠지지 않고 가서 거침없는 사자후로 촌철살인을 했다.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고 죽음은 삶의 연장임을 온몸으로 깨달았기 때문에 가능한 행보였다.
선생이 떠난 자리에는 허전함과 아쉬움이 남았다. 아쉬움을 털어내고 허전함을 떨치기 위해 길게는 70년 이상을 함께했던 서른일곱 분의 추억을 모았다. 여기에 이 시대 젊은이들을 열광케 했던 채현국과 그 친구들의 빛바랜 청춘들이 반짝이고 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낯설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한 장면들이 줄줄이 펼쳐진다.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청춘이라서 익숙하고 그때와 지금은 배경이 달라서 낯설기도 하다.
제1부는 채현국 선생이 주인공이다. 제2·3·4부는 선생보다 먼저 하늘나라 소풍에 들어간 선생의 친구들, 민병산·박이엽·이계익·이구영·조관준·천상병 선생들이 주인공이다. 부록에 담긴 대담과 강좌 두 꼭지는 선생의 살아생전 생각과 말과 행동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나는 늙어도 저따위 ‘꼰대’는 되지 말아야지” 다짐하는 청춘이라면 한 번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황명걸
지은이 : 신경림.
지은이 : 백낙청
지은이 : 염무웅 외
고은광순(평화어머니회 상임대표), 구중관(소설가), 김낙영(시인), 김보경(『낭독은 입문학이다』 저자), 김운성(소녀상 조각가), 김승환(출판편집인), 김주완(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 김철환(대덕잡구 대표), 김태동(전 청와대 경제수석), 남난희(산악인), 노광래(갤러리 씨네 부장), 박구경(시인), 박상희(조각가), 박영현(도예가), 방영웅(소설가), 배평모(소설가), 복기대(인하대 교수), 서승(우석대 동아시아연구소장), 이기흥(전 서울예술대학 재단 이사장), 이만주(춤비평가), 이상만(소리글쟁이), 이용학(전 효암고 교장), 이종찬(전 국가정보원장), 이진영(이문학회 회우), 임계재(중문학자), 임락경(목사), 전종덕(저술가), 정명숙(산악인), 정상학(전 대구고등법원장), 최규일(전각가), 최정인(섬유공예작가), 최혁배(미국 변호사), 허태수(목사) 등 37명
목 차
제1부
명동, 관철동, 인사동 세 시절_황명걸 9
채현국 선생님을 기리며 할머니 꼰대가 되지 않기를_고은광순 19
‘라 마르세예즈’의 밤_김보경 26
채현국 선생의 존댓말_김운성 31
풍운아 채현국_김주완 33
채현국 선생님께_김철환 38
43년 늦었던 만남, 너무 빨리 끝나다_하제 김태동 41
그때 지리산 종주 이야기_남난희 45
산타와 늙은 청년 채현국_박상희 50
건달 할배와 호빵_달묵 박영현 53
현국이 생각_백낙청 59
마달거사 채현국_복기대 63
‘한국의 큰 건달’ 채현국 선생_서승 74
채현국 선생 추억_신경림 80
자유인 채현국 선생을 기억하며_염무웅 82
6.25동란이 맺어준 나의 영원한 벗 채현국_이기흥 92
채현국 선생의 파리 시절과 헌시 두 편_이만주 96
못 생겨서 다행이었다_이용학 110
채현국을 생각한다_이종찬 113
스승의 은혜_임락경 116
채 선생님_전종덕 126
징검다리_정명숙 131
영원한 천재 맨발의 마달이_정상학 137
선생님이 떠난 지 1년_최규일 139
인사동과 나의 추억_최정인 141
허군, 내 집으로 가세_허태수 144
제2부
거리의 철인_김낙영 149
인사동 그때 그 얼굴 평론가 민병산_김승환 154
기러기 훨훨_방영웅 164
민 선생님 追想 _최혁배 166
제3부
박이엽 선생 생각-인사동에서_박구경 179
박이엽 선생님과 「씨칠리아 마부의 노래」_임계재 181
늘 앞서가던 멋쟁이 박이엽_황명걸 188
제4부
소년 뱃사공 이계익_구중관 197
노촌 이구영 선생님과 이문학회_이진영 207
알타이하우스와 조관준_이상만 221
평화를 쪼다 날아간 파랑새_배평모 224
부록
채현국·채희완 대담 241
부산무위당학교 강좌 268
에필로그 288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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