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여성주의 논픽션과 픽션을 통해 다양한 소수자들의 삶을 기록해온 안미선 작가의 신작 에세이. 여성 작가로서 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성장했는지에 대한 책으로, 여성들이 보편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옷인 ‘치마’라는 오브제를 통해 여성의 몸이 어떻게 구축되고 돌봄의 연결망 속에서 확립되는지 그 과정을 다룬다. 몸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여성 작가로서의 주체성 형성, 성 역할과의 갈등, 돌봄의 경험 등이 삶을 이루는 바탕인 동시에 끊임없는 갈등의 과정이었음을 털어놓는다. 어머니와의 애증과 갈등, 출산과 양육, 모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내밀하고 진솔한 형식으로 풀어나간다.
이는 중년이 된 한 페미니스트가 자신만의 소녀를 찾아 마주하고 대면하는 특별한 과정이기도 하고, 현재의 시간을 긍정하기 위해 떠나는 시간여행이기도 하다. 그 여정에서 우리는 사라진 돌봄의 역사와 마주할 수 있다. 작가는 우리의 삶 혹은 생존에 가장 기본적인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저평가된 돌봄노동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그와 관련해 여성들이 수행해온 역할을 재평가하는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생생히 보여준다. 설령 그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돌봄노동을 통해 성장한 존재들로, 독자들 역시 공통된 체험을 반추하며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안미선
우리가 어릴 때 물려받은 이야기들이 어른이 된 다음 어떤 이야기로 변화해 있을까 생각한다. 저마다 한 번의 인생을 살아내므로 누구나 단 한 번 쓸 수 있는 책이 그 이야기 안에 있다고 믿는다. 그 숨은 책들을 찾아 타인의 말을 기록하고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그 작업 속에서 언제나 만났고 작별했고 다시 나아갈 수 있었다. 작가로서 저서로 《집이 거울이 될 때》 《당신의 말을 내가 들었다》 《똑똑똑, 아기와 엄마는 잘 있나요?》 《언니, 같이 가자!》 《여성, 목소리들》 《내 날개 옷은 어디 갔지?》 《모퉁이 책 읽기》, 공저로 《엄마의 탄생》 《밀양을 살다》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기록되지 않은 노동》 《마지막 공간》 《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 《온갖 무례와 오지랖을 뒤로하고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 등이 있다.
목 차
들어가며 6
1. 나의 보물 상자 안
서랍 속에 숨은 것 13
치마라는 배 19
십자가에 못 박힌 어머니 27
인형이 꾼 꿈 37
잉어가 간 다음 43
2. 그 여름의 나들이
원피스의 시절 51
벽에 붙은 그림 한 장 58
타오르는 교복 65
평생의 단 한 벌 73
이제 필요 없어요 82
3. 치마가 부풀다
자기만의 방에서 벌어지는 일 97
분홍 핀이 떨어진 길 107
외치는 휴지들 116
꽃다발 또는 방아쇠 124
빨간 금붕어가 있는 곳 132
4. 모퉁이의 날갯짓
보자기 속의 한마디 143
달이 나가다 151
노을에 잠긴 놀이터 159
뒷모습의 얼굴 169
접혀 있던 흰 날개 179
5. 끝나지 않은 멜로디
처음 본 증명사진 191
메콩강의 여자들 201
마지막 화전놀이 210
나무에 매달린 선물 219
눈이 녹는다 228
6. 빛으로 짠 치마
젖은 편지 241
부서지는 집의 거처 249
작별의 자리 258
흐르는 강물처럼 268
서랍을 열다 278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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