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누구의 것도 아니어서 모두의 것인 별, 바다, 꽃을 사랑하듯 세상에 일어나는 작은 일도 나의 일처럼 분노하고 슬퍼하고 때로 기뻐하며 그대에게 이르기 위한 징검다리 몇 조심스레 놓아봅니다. 그대를 향해 가는 길이 나를 다스리고 치유하는 구도의 길, 끊임없이 나아가겠습니다.
- 2022년 가을 성미영
무등한 세상을 꿈꾸는 해원의 시편들!
성미영 시인의 첫 시집 『북에 새기다』 가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성미영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주목할 점은 남도 시인의 독특한 내면 풍경과 서사가 풍성하고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삶은 물론 지역과 역사에 깃든 정신의 터를 다지고 있는데 특히 판소리와 민요를 하는 시인만의 독특한 율격 구조가 반영되어 시를 따라가는 재미가 더해지고 있다. 황선열 문학평론가가 해설에서 단언하듯 성미영 시인의 시집 속에는 한을 풀어내는 독특한 서술 방식이 있다. 그것은 타자의 고통을 내면으로 끌어들이는 힘으로 작동하고 있다.
시집의 제1부에서는 시 한 편 한 편이 마치 어류도감을 읽는 것과 같은 서술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 시들은 여수 바닷가에서 잡히는 각종 어패류를 통해서 바닷가 사람들의 고달픈 삶을 조명하고 있다. 제2부의 시들은 과거의 역사와 현실의 문제를 에둘러 살펴보면서 민중들의 삶이 어떻게 고통을 받았는지를 세심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현재의 시국 문제로부터 과거의 여순사건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중들이 겪었던 삶의 애환을 풀어내는데 그야말로 한 판 굿을 펼치고 있다. 제3부의 시들은 주로 여수 지역의 장소성에 깃든 삶의 한을 서술하고 있다. 장소를 깊이 들여다봄으로써 그곳에 스며 있는 아픔들과 공감하고 있다. 시인의 작은 몸집에 너무도 많은 한들을 짊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숙연하게 읽힌다. 제4부는 시인의 주변 일상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사실 담담함의 이면에는 고통의 시간을 견디어낸 아픔이 있다. 자신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으면서도 타자의 한을 풀어주려는 따뜻한 마음이 스며들어 있다는 점에서 시인의 시를 측은한 마음으로 대하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성미영
전남 완도에서 태어났다.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17년 『작가』로 등단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 차
제1부
어리굴젓·11
새조개·12
꼬리치다·13
장어와 만나다·14
인어 밥상·16
서대 단상·17
바다 냉장고·18
할아버지의 가을·20
뻘낙지·22
낡은 목선(木船)·23
꽃게와 마주하고·24
뻘기미·26
경도(鯨島)에서·28
춘백주(春栢酒)·30
내게로 온다·32
제2부
반야용선(般若龍船)·35
동서, 남북·36
호모더스트쿠스·38
바이러스의 변(辯)·40
슬픔에 갇힌 풍경·42
투명한, 그리고 깜깜한·44
비손·46
통한가(痛恨歌)·48
하얀 함성으로·51
그냥 지나치지 말아라·52
부름에 대답한다는 것·54
무등·56
빈자리·58
가장리 저수지·60
침묵의 끝·62
제3부
향일암·69
어디로 가야 할까·70
어떤 자본론·71
옛터를 돌아보다·72
충민사(忠愍祠) 풍소(風騷)·74
쇠철마을 이야기·76
영웅(베토벤 교향곡 N.3 에로이카)·78
덫·81
떼론·82
바람·84
터에 물들다·86
두문포에 들어·88
다시 그곳에서·90
늪을 엿보다·92
제4부
구도(求道)·95
나, 무(無)·96
책(冊)·98
어제·100
하이힐(high heel)·101
고명(敲銘)·102
간뇌에게·103
중독·104
망각의 선 1·106
망각의 선 2·108
자매지정(姉妹之情)·110
쓸어 담다·112
요가 명상·114
빨래집게·116
달팽이의 꿈·117
해설│황선열·119
시인의 말·143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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