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기타는 이 정도만, 노래도 이 정도만
그냥 나의 삶에 있기만 해도 된다.
날마다 조금씩 기타를 친다.”
뮤지션, 배우, 출판인의 기타 선생님
싱어송라이터 김철연이 딩가딩가 기타를 치며
허우적거리며 살아가는 이야기
“음악은 느낌으로 재능으로 하는 건 줄 알았다. 아니었다. 음악도 문법이 있었고 과학이었다. 스승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내가 받은 가르침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고민과 노력, 무수한 시행착오의 결과임을 알게 되었다. 예술가의 삶을 이해하면서 더불어 교사의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진솔한 글이다. 음악 애호가와 교사들이 함께 읽으면 좋겠다.” _이정모(국립과천과학관장)
모두 다 술에 취한 밤
너무나 기분이 좋아 와와와와와~
달콤한 술잔엔 음표가 떠다니네
자 이제부터 Funky time
Funky Funky tonight
_〈Funky Funky〉 가사(김철연 작사, 작곡)
싱긋 <날마다> 시리즈의 여섯번째 주제 ‘기타’
“지금도 음악만큼 아름다운 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며 언제나 음악을 최고로 여기는 사람. 음악에 삶의 전부를 걸었다가 삶의 일부로 축소하기 위해, 미련을 갖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 음악을 좋아할수록, 음악에 미칠수록 점점 더 누추해지는 자신을 발견하면서도, 그래도 여전히 음악을 꿈꾸는 사람. 평생 딩가딩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춤추고 살고 싶었지만, 세상에 부딪히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의도적으로 누수시키며 궤도를 조금 수정한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 선생 김철연의 에세이이다. 가수와 기타 레슨을 업으로 삼으면서 느껴왔던 현실과 그 과정에서 만난 소소한 우정과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에는 오랜 시간 싱어송라이터로 살며 연마한 필력으로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글맛, 음악 때문에 애절하고 처절하고 때로는 찌질하지만, 또 음악 덕분에 재미있고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김철연’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친구는 내게 음악은 이런 것이라고 가르치지 않았고,
그래서 난 그 친구에게 음악은 이런 것이구나 하며 배웠다.”
_「음악하는 친구들」에서
뮤지션 OFF / 레슨 ON
음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진심이다. 십대 때는 음악을 들으며 종일 춤을 췄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종일 음악에 빠져 살았다. 저자는 “밥 먹고 음악 하고, 음악 하고 밥 먹고, 술 먹고 음악 하고, 음악 하고 술 먹고, 음악에 심취해 하루하루를 보냈다. (…) 매일 새로운 음악을 찾아 떠나는 우리들의 항해는 두려움보단 기대감과 즐거움이 더 컸다”며 순수했던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시절을 추억한다. 하지만 사회에 나오자 현실은 생각과 달랐다. 열심히 모든 것을 바쳐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부를수록 가난해졌다. 공연을 하면 자유로운 영혼의 뮤지션이 되어 희열을 느낄 수 있었지만, 공연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기 일쑤였고 당장의 생계가 위태로워졌다. 클럽 사장에게 공연 페이로 “5천 원이라도 주시면 안 돼요?”라고 애원했지만 거절당했고, 공연료로 3만 원을 받았을 때는 감격해 사장에게 연신 “고맙습니다”를 외쳤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공연을 했지만, 공연으로 삶을 이어가기에는 꿈만 먹고 살아가기에는 벅찬 현실이었다.
“초라한 뮤지션의 발걸음~/공연을 하고도 돈 못 받음~/친구들에게 밥 얻어먹음~/초라한 뮤지션의 발걸음~/친구들아 다음엔 내가 살게 미안함에 밥을 넘긴다/친구들아 와줘서 고마워 난 언제쯤 이 길을 포기할까?” _〈초라한 뮤지션의 발걸음〉 (김철연 작사, 작곡)
세상 물정 모르는 뮤지션
저자에게 자신의 능력으로 노력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기타 레슨뿐이다. 저자는 열정의 뮤지션과 좋은 선생님 사이, 꿈과 현실 사이에서 무엇 하나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부유한다. 이 에세이는 스타가 아닌 뮤지션의 삶이 얼마나 힘겨운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저자는 여러 방송에 출연하는 기회도 있었지만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다. 한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출연했으나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초기에 낙방했다. 코로나19로 레슨이 끊기고, 클럽에도 공연비를 달라고 했다가 미운털이 박히고, 직장에 다니면서 음악을 하면 음악을 더 사랑하고 기타를 더 재미있게 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그마저도 불법을 행하는 일이라 도저히 맞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도 사장과의 불화로 이어가질 못하고,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지고, 삶에 지치고 불안해질 때 그나마 기타가 위로해주었지만 이제 기타는 스트레스가 되어버렸다. 한동안 기타를 치지 못해 손가락의 굳은살은 사라져버렸고, 기타 줄은 녹슬어버렸다. “난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기타와 다시 친해지고 싶었다.”
음악에 대한 사랑도, 기타에 대한 사랑도, 또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사랑도 반드시 크고 많아야만 좋은 건 아니었다. _「에필로그」에서
진정한, 자유로운 영혼의 뮤지션
늘 삶을 긍정한다. 할 줄 아는 게 음악뿐이라 기타 레슨으로 돈을 벌 수 있어 다행이고, ‘누군가의 무엇’으로 불려도 그만큼 일을 잘한다고 인정받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있으니 좋다. 연주할 때마다 자신을 갤럭시 안드로메다로 데려다주어 기타에 ‘갤럭시안’이라는 이름을 붙여 소중하게 다루고, 영화를 보고 노래를 만들고, 반려동물인 거북이 희망이와 한산도에게 곡을 써준다. 음악에 혼신을 바쳐 살던 시간들을 지나오면서 한층 덜 치열하고 덜 아프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 그가 지금은 그토록 꿈꾸던 자유로운 영혼의 뮤지션이 된 것은 아닐까. 날마다 행복한 싱어송라이터 김철연. 무탈한 하루, 오늘도 가구 배달을 하며 딩가딩가 기타를 잡는다.
“오늘 나의 선택은 성공인 것 같다. 햇볕에 잘 마르는 빨래를 보며 에필로그를 쓰니 기분이 너무 좋다. 글도 술술 잘 써진다. 몇 달 전 여행지에서 여든 살이 훌쩍 넘은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예전에 한 번 뵌 적도 없는 사이였지만, 난 그동안 책을 쓰며 생각난, 내가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처음 만난 사람에게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했는지, 그리고 그분은 왜 내 이야기를 찬찬히 들어주었는지 모르겠다.” _「에필로그」에서
오늘도, 내일도, 날마다 파이팅!
‘날마다’ 시리즈는 날마다 같은 듯 같지 않은 우리네 삶을 담습니다.
날마다 하는 생각, 행동, 습관, 일, 다니는 길, 직장……
지금의 나는 수많은 날마다가 모여 이루어진 자신입니다.
날마다 최선을 다하는 우리를 응원하는 시리즈, 날마다 파이팅!
작가 소개
김철연
서울예대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했다. 김철연이라는 이름으로 한 장의 정규 음반과 싱글 음원 두 곡을 발표했고, 지금은 기타로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10대 때는 댄서가 꿈이었다. 20대 때는 뮤지션이 꿈이었고, 30대 때는 좋은 선생님이 꿈이었다. (‘K-POP스타’도 꿈이었다.) 40대인 지금은 정확한 꿈이 없다. 기타도 치고 음악과 더불어 아내와 맛있는 거 먹으며 평탄하게 사는 게 꿈이라면 꿈이다.
되고 싶었던 게 명확하고 많았던 시절에 비하면 뭔가 상실감과 허전함도 있긴 하지만 오늘도 ‘보통의 삶’을 즐기며 살고 있다. 나에게 꿈이라는 것이 사라져버린다면 절망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보면 그리 절망적이지도, 우울하지도 않다.
목 차
프롤로그
기타 선생님이 되었다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어른들은 더 모른다
음악 하는 친구들
군대 그리고 기타
갤럭시 안드로메다
초라한 뮤지션의 발걸음 1
초라한 뮤지션의 발걸음 2
뮤지션의 재능 기부
‘산다라박’ 기타 선생님
선생님은 커리큘럼을 만들고, 커리큘럼은 선생님을 만든다
방과 후 수업
기타는 기본기가 중요할까, 아니면 재미가 중요할까?
‘아이돌’이라는 이름에 가려진 예술가
레슨이 끝나고 난 뒤
빌런과 맞서 싸우며 음악 하기
음악 샤워
버스킹
밥 잘 사주는 팬
이제 나도 기타를 치면 손가락이 아프다
급매, 기타 팝니다
새벽 기타
영화 보고 노래 만들기
반려동물에게 곡 써주기
“기타 이름이 뭐예요?”
에필로그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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