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세상에 나는 한 명이고, 나머지는 전부 타인
‘넓게’보다 ‘좁게’ 바라보니, 명료해지는 인간관계의 기본들!
이 책은 《약간의 거리를 둔다》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 등의 에세이를 통해 관계의 본질과 인간의 내밀한 본심을 탐구해온 소노 아야코의 신작으로, 소노 아야코 작품들에 관통하는 인간관계의 기본은 과연 무엇인지를 명료하게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매스컴을 통해 누구나 아는 소재를 매개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데, 이는 인간관계의 기본이란 결국 누구에게나 통하는 주제이자 공감의 영역일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노 아야코의 관점이 언제나 신선한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던 데에는 흔히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성장, 성공, 확장, 테크닉 등과 대비되는 저자 특유의 시선이 관계로 인해 상처받은 이에게 공감과 위로, 치유의 언어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시작되는 인간관계
먼저 나 자신과 제대로 만나기
자신의 맨얼굴을 본 적이 없을 정도의 극심한 근시였던 데다, 부모님의 불화 속에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는 장래 희망과 활동 영역에 제한을 두는 데에 늘 익숙했다. 만 50세에 이르러 실명 위기 속에 선택한 수술로 극적으로 시력을 되찾아 자신의 맨얼굴을 처음으로 대면한다. 소노 아야코는 이런 자기만의 경험을 통해 얼굴이 없는 전반부의 인생에는 할 이야기도 적고 누군가를 만나 깊게 사귄 적도 없었다고 고백하며, 그만큼 손해 본 것도 많지만 타인과의 인간관계에 앞서 자신과의 인간관계를 제대로 맺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슬프지만은 않았다고 그 의미를 찾는다. 이는 저자가 인간관계를 논하며 가장 먼저 나를 안다는 것에서 출발하는 이유다.
나로부터 시작한 인간관계 이야기는 타인보다 더 힘들다는 가족 그리고 부모와 자식 이야기로 이어진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시작되는 것이 인간관계라는 전제하에 우정은 무엇으로 구축되는지, 또 ‘체념’과 ‘기대하지 않는 것’의 차이 등 관계의 기본을 살펴본다. 이 외에 소통, 예의, 돈, 기량, 다름, 관계에 대한 무의식, 관계를 곤란하게 하는 문턱들은 무엇이 있는지 언급한다. 이 속에서 소노 아야코는 그동안 오랜 작가 생활 속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인간 본연의 모습과 모순의 지점을 전하고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소노 아야코
소설가. 《멀리서 온 손님》이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르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던 어린시절을 보냈다. 불화로 이혼에 이른 부모 밑에서 자란 외동딸의 기억에 단란한 가정은 없었다. 게다가 선천적인 고도근시를 앓았기에 작품을 통해 표현된 어린시절은 늘 어둡고 폐쇄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부조리는 소설가로서 성장하는 데에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소설가에 대한 편견이 심하던 시대였으나 반골 기질인 소노 아야코는 망설임 없이 소설가의 길을 선택하였다. 한편 평생 독신을 꿈꾸었지만 같은 문학 동인지 멤버였던 미우라 슈몬을 만나 22세의 나이에 결혼하여 평온한 가정을 꾸려왔다.
그러나 소노 아야코는 50대에 이르러 작가로서 또 인간으로서 위기를 맞는다. 좋지 않은 눈 상태에 중심성망막염이 더해져 거의 앞을 볼 수 없는 절망을 경험한 것이다.
가능성이 희박한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안경 없이도 또렷하게 세상을 볼 수 있는 행운을 맛본다.
태어나 처음으로 만난 거울 속 자신은 이미 주름진 반늙은이가 되어 있었다.
가톨릭 신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유치원 때부터 대학까지 미션스쿨에서 교육을 받았다. 신에게 비추어본 나약한 인간의 모습은 그의 문학을 관통하는 핵심이 되어주었다.
해외일본인선교사활동후원회라는 NGO를 결성하여 감사관의 자격으로 전세계 100개국 이상을 방문하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1972년에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초장기 베스트셀러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계로록戒老錄)》를 비롯하여 《약간의 거리를 둔다》 《너 안녕하니》 《타인은 나를 모른다》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 《알아주든 말든》 《무인도에 살 수도 없고》《죽음이 삶에게》 《간소한 삶, 아름다운 나이듦》 《나다운 일상을 산다》 《마흔 이후 나의 가치를 발견하다(중년이후中年以後)》 《노인이 되지 않는 법》《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 《성바오로와의 만남》《빈곤의 광경》등의 에세이와, 1970년에 발표하여 400만 부가 넘는 초베스트셀러를 기록한《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를 비롯해《천상의 푸른 빛》《기적》《신의 더럽혀진 손》등 다수의 소설이 있다.
옮긴이 : 김욱
서울대학교 신문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서울신문, 경향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언론계 최일선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어려서부터 꿈꿔온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은퇴 후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자 전원생활을 시작했으나 잘못 선 보증으로 전 재산을 날리고 남의 집 묘막살이를 하며 시제(時祭)를 지내주면서 입에 풀칠한 세월도 있다. 벼랑 끝에서 누군가에게 떠밀려 떨어지느니 스스로 뛰어내려 운명을 개척하겠다는 각오로 번역에 매진하여 묘막살이를 접고 당당한 가장으로 다시 섰다. 인생 후반부에 인문, 사회, 철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탐독하며 사유의 폭을 넓히는 삶을 살았다.
『약간의 거리를 둔다』, 『황홀한 사람』, 『지적 생활의 즐거움』, 『니체의 숲으로 가다』, 『동양기행』, 『지식생산의 기술』 등 200여 권이 넘는 책을 번역했으며, 지은 책으로는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니체의 말』, 『삶의 끝이 오니 보이는 것들』, 『상처의 인문학』 등이 있다.
목 차
▲먼저 나에 대해서(첫 번째 이야기)
나를 안다는 것
인생에서 성대한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나를 대면하는 순간
▲가족(두 번째 이야기)
가족이 타인보다 힘든 까닭
많이 일한 자가 많이 취한다1
‘리어왕’도 풀지 못한 비극
▲부모와 자식(세 번째 이야기)
‘부모는 필요 없다’는 외침
새로운 죄란 없다
2억 6000만 분의 1의 강운(强運)
▲관계의 기본(네 번째 이야기)
우정이 아닌 관계
다른 사람과의 교제는 담담하게
체념이야말로 가장 유효한 인간관계
▲소통(다섯 번째 이야기)
별난 사람, 독특한 사람
심리적인 황야를 방황하는 사람들
상대방의 마음을 추측하는 능력
▲예의(여섯 번째 이야기)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타인의 마음을 내가 결정하지 않는다
푸념도 자랑도 무례하지 않게
▲돈(일곱 번째 이야기)
돈은 관계를 불순하게 만든다
특히 대가를 바라는 돈
정당한 노동의 대가 이외의 돈
▲기량(여덟 번째 이야기)
어빌리티(ability)와 머티리얼(material)
교양과 자아가 상실된 비극
‘모른다’라고 말할 수 있는 행복
▲다름에 대한 이해(아홉 번째 이야기)
내가 생각해온 상식
‘모르겠습니다’라는 성실함
친절한 불친절
▲관계에 대한 무의식(열 번째 이야기)
무의식 중에 나타나는 인간관계
잠재의식에 아연해하다
교감 신경 우위형의 삶
▲관계를 곤란하게 하는 문턱(열한 번째 이야기)
안 맞는 사람
소문 내지는 관습
인간의 복잡성
▲누구에게나 인생을 배운다(열두 번째 이야기)
성공자의 법칙
겸허하게 외부 세계를 알아나간다
인생의 핵심은 결과가 아닌 과정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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