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마리야, 너를 에투알로 만들어주마. 발레단의 스타로!”
드가의 걸작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 의 모델 마리 반 괴템.
무대 위 찬란한 비상과 쓰디쓴 지상의 삶을 당돌하게 헤쳐나간 소녀의 눈부신 성장 이야기
1881년 파리를 발칵 뒤집은 인상주의 전시회
그 논란의 중심에 에드가르 드가의 조각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 가 있었다. 발레리나의 찬란한 비상의 순간 대신 비참한 현실과 육신의 고통을 고스란히 드러낸 이 조각은 소재와 표현방식에서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격렬한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이끌어냈다. 『춤추는 마리』 는 청소년문학의 대가 캐럴린 메이어가 조각의 모델이었던 마리 반 괴템의 삶을 재구성한 소설이다. 오직 발레리나의 삶을 꿈꿨지만 가난과 가족이라는 멍에 때문에 꿈과 사랑을 포기해야 했던 소녀. 그녀가 무대 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대신 쓰디쓴 현실을 당돌하게 헤쳐나가며 인생의 달곰씁쓸한 맛을 깨우쳐가는 모습이 드가의 화실과 파리 오페라 발레단을 무대로 생생하게 그려진다. 비록 발레리나의 꿈을 단념했지만 대신 드가의 조각을 통해 오늘날 진정한 스타(에투알)로 거듭난 마리 반 괴템은 소설 『춤추는 마리』를 통해 다시 한번 ‘불멸의 스타’로 되살아나고 있다.
“발가락이 부러질 듯 아파서 도저히 점프할 수 없을 때,
날개를 잃고 보잘것없는 인간으로 돌아와 무너지듯 바닥에 주저앉을 때,
드가는 그제야 우리를 그리기 시작했다.”
1878년 파리
열네 살 소녀 마리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무용수이다. 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마리는 언니 앙투아네트, 동생 샤를로트와 함께 발레리나의 꿈을 소중히 키워나간다. 세탁부인 엄마는 아빠가 죽은 후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알코올중독의 나락으로 빠져든 지 오래다. 남루한 현실 속에서도 연습과 공연을 거듭하던 어느 날, 가끔 무대 구석에서 무용수들을 그리던 에드가르 드가 씨가 마리에게 조각을 위해 모델을 해달라고 부탁해온다.
처음에는 모델 일이 어디까지나 수입원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내 마리는 드가 씨의 예술을 향한 맹목적인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고, 화실에서 만난 메리 커샛 양의 기품 있으면서도 화가로서 자신의 길을 걷는 모습에 매료된다. 한편, 무용수 대기실에 드나들며 부유한 신사 친구를 물색하던 언니의 손에 이끌려 마리도 무용수 대기실에 가게 되지만 영 내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드가 씨의 심부름을 갔다가 예전에 한동네에 살았고 지금은 커샛 양의 마부 보조인 장 피에르와 만나게 된다. 다시 만난 장 피에르와 마리는 주말이면 파리 시내 곳곳을 걸어다니며 어느새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던 드가 씨의 작업이 일단락되면서 마리는 뭔지 모를 상실감에 시달린다. 발레에 가장 재능을 보이는 동생이 제대로 먹지 못해 나날이 허약해지는 모습에 마리는 뤼시앙 도데라는 젊은 신사와 만남을 갖는다. 어머니에게 꽉 잡혀 살지만 교양과 감식안을 갖춘 뤼시앙은 드가의 조각 모델인 마리에게 큰 관심을 보인다.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장 피에르는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고 마리와 장 피에르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 하지만 앙투아네트 언니가 뤼시앙 도데의 물건을 훔쳐 감옥에 갇히게 되자 마리는 언니의 뒷바라지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게다가 잦은 결석으로 발레단에서 내쫓길 위기까지 겹치면서 어디서도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데…
“그때 내 관심을 끌었던 특징들은 변하지 않았소.
말괄량이 소녀에,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릇없는 아이의 얼굴은 아직도 그대로요.
이 아이의 표정에는 기민함, 신중함, 심지어 교활함까지 들어 있소.”
1881년 제6회 인상주의 전시회
여러 전시실 중 유독 한 방에서 관람객들의 경악과 찬탄이 뒤섞인 수군거림이 넘쳐났다.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는 1미터가량의 작은 유리 진열장에는 바로 에드가르 드가의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가 들어 있었다. 아직 미성숙한 소녀의 작고 마른 몸을 표현한 조각에는 당시 그 누구도 미술작품에서 보리라 예상치 못했던 발레리나의 고뇌와 긴장이 사실적으로 드러나 있었다. 무대 위에서는 중력으로부터 놓여나 높이 날아오르는 존재이지만 무대 밖에서는 먹고사는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의 무게에 짓눌린 존재인 발레리나가 거기 있었던 것이다.
찬란히 빛나는 에투알(스타)이 되기를 꿈꾸며 토슈즈도 제대로 신지 못할 만큼 어릴 적부터 춤을 추지만 끊임없이 가난에 허덕이며 신사 친구와 모델 일을 찾아다닐 수밖에 없는 시궁창 같은 현실이 그것이었다. 드가가 빚어낸 작고 여린 소녀는 아름답고 이상화된 무용수가 아니라, 못생긴데다 기민하고 때론 신중하며 때론 교활하기까지 한, 영락없이 길거리?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인상주의 흐름에 한 획을 그은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 는 소재뿐만 아니라 표현기법에서도 그때까지의 조각의 전통과 경향을 단번에 전복시킨 작품이었다. 드가는 조각상에 토슈즈를 신기고 보디스를 입힌 후 밀랍으로 덮었다. 그러고는 모슬린 튀튀를 입히고 사람의 모발로 만든 가발을 씌우고 여기에 실크 리본을 묶었다. 인상주의 전시회를 제외하고 드가가 죽을 때까지 화실에 보관하며 아꼈던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는 그의 사후 후손들이 화실에서 밀랍과 점토로 만들어진 작은 조각상 수십 점을 찾아내 복원하면서 오늘날 세상에 본격적으로 공개되기에 이르렀다. 심하게 훼손되거나 부서진 조각상들 중 그나마 보존이 잘된 73점을 청동 주형업자에게 가져가 밀랍으로 만든 원형에 석고를 입히고 밀랍은 녹여낸 후 빈 공간에 청동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청동 조각상 22세트를 만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복제된 113점의 청동 조각상이 오늘날 전세계 곳곳에 남아 있다.
“인생은 참으로 묘하고도 아름답다. 드가 씨의 작품처럼.”
『춤추는 마리』는 2002년 전시회에서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 를 보고 압도된 캐럴린 메이어가 드가의 가장 논쟁적인 작품의 모델을 약간의 사료와 작가적 상상력으로 써내려간 작품이다. 40여 년간 청소년 소설을 집필해온 캐럴린 메이어는 특히 마리 앙투아네트, 엘리자베스 여왕, 찰스 다윈 등 역사적 인물들의 색다른 면모를 생동감 넘치게 되살려낸 작품들로 유명하다.
인상주의 회화에서 무수히 그려진 19세기 말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제도와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춤추는 마리』에서 어린 소녀 마리는 발레에 대한 열정과 풋풋한 첫사랑을 통해 눈부시게 성장해간다. 비록 꿈과 가족 사이에서 희생을 선택하지만 인생의 달곰쌉쌀한 참맛을 깨우쳐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가와의 인연은 짧지만 강렬한 경험으로 남는다.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꿈을 간직한 소녀가 삶을 당돌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은 가족의 가치와 사랑의 힘 외에도 인생에 대한 묘하고도 아름다운 맛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결국 에투알(스타)이 되기를 바랐던 마리의 꿈은 그녀가 감히 상상도 못했던 형태인 드가의 조각으로, 캐럴린 메이어의 소설로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이야기는 발레 작품으로도 만들어졌다. 2003년 파리 오페라단 소속의 공문서 보관인이자 큐레이터인 마르킨 카안과 안무가인 파트리스 바르가 ''드가의 어린 무용수'' 라는 제목으로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마리의 말대로 인생은 참으로 묘하고도 아름답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의 모델이었던 어린 소녀가 1백 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박물관 관람객들과 발레리나들과 독자들을 매혹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캐럴린 메이어
Carolyn Meyer. 미국 청소년문학의 대표 작가이다. 1935년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와 대학 강단에서 작문 수업을 강의하던 중 어린 소녀들을 위해 쓴 『미스 패치의 바느질 교본』(1969)이 뜻밖의 대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청소년을 위한 여러 종류의 교본을 잇달아 집필한 뒤 아미시 마을, 남아프리카 인종갈등, 북아일랜드 분쟁 등 다양한 지역과 문화를 배경으로 한 청소년 소설들을 발표했다. 자꾸만 키가 자라는 꺽다리 소녀가 등장하는 『C. C. 포인덱스터』를 비롯해 『상처받은 심장이 계속 뛰는 곳』 『기드온의 사람들』 등은 미국도서관협회 최고의 책에 선정되고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역사적인 인물들, 특히 엘리자베스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 아나스타샤 등 젊은 왕녀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 로열스Young Royals’ 시리즈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역자 : 한정아
서강대학교 영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했다. 한양대학교 국제어학원에 재직했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속죄』 『반환』 『무죄추정』 『소피의 선택』 『해티의 지난 여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주요 목차
1878년 파리
드가 씨
무용수 대기실
무용수의 삶
무대 리허설
르 라 모르
드가 씨의 화실
승급시험
커샛 양의 집
장 피에르
불로뉴 숲
초록색 실크 드레스
죄책감
1879년 파리
마구간
노트르담 드 로레트
화가와의 만남
코리페
1880년 파리
뤼시앙 도데
텡 빈 진열장
약속
이별
1881년 파리
전시회
르 샤 누아르
생 라자르 감옥
마담 테오도르
마지막 승급시험
마르티르 거리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
1882년 파리
몽마르트르 묘지
작가노트
“마리야, 너를 에투알로 만들어주마. 발레단의 스타로!”
드가의 걸작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 의 모델 마리 반 괴템.
무대 위 찬란한 비상과 쓰디쓴 지상의 삶을 당돌하게 헤쳐나간 소녀의 눈부신 성장 이야기
1881년 파리를 발칵 뒤집은 인상주의 전시회
그 논란의 중심에 에드가르 드가의 조각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 가 있었다. 발레리나의 찬란한 비상의 순간 대신 비참한 현실과 육신의 고통을 고스란히 드러낸 이 조각은 소재와 표현방식에서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격렬한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이끌어냈다. 『춤추는 마리』 는 청소년문학의 대가 캐럴린 메이어가 조각의 모델이었던 마리 반 괴템의 삶을 재구성한 소설이다. 오직 발레리나의 삶을 꿈꿨지만 가난과 가족이라는 멍에 때문에 꿈과 사랑을 포기해야 했던 소녀. 그녀가 무대 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대신 쓰디쓴 현실을 당돌하게 헤쳐나가며 인생의 달곰씁쓸한 맛을 깨우쳐가는 모습이 드가의 화실과 파리 오페라 발레단을 무대로 생생하게 그려진다. 비록 발레리나의 꿈을 단념했지만 대신 드가의 조각을 통해 오늘날 진정한 스타(에투알)로 거듭난 마리 반 괴템은 소설 『춤추는 마리』를 통해 다시 한번 ‘불멸의 스타’로 되살아나고 있다.
“발가락이 부러질 듯 아파서 도저히 점프할 수 없을 때,
날개를 잃고 보잘것없는 인간으로 돌아와 무너지듯 바닥에 주저앉을 때,
드가는 그제야 우리를 그리기 시작했다.”
1878년 파리
열네 살 소녀 마리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무용수이다. 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마리는 언니 앙투아네트, 동생 샤를로트와 함께 발레리나의 꿈을 소중히 키워나간다. 세탁부인 엄마는 아빠가 죽은 후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알코올중독의 나락으로 빠져든 지 오래다. 남루한 현실 속에서도 연습과 공연을 거듭하던 어느 날, 가끔 무대 구석에서 무용수들을 그리던 에드가르 드가 씨가 마리에게 조각을 위해 모델을 해달라고 부탁해온다.
처음에는 모델 일이 어디까지나 수입원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내 마리는 드가 씨의 예술을 향한 맹목적인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고, 화실에서 만난 메리 커샛 양의 기품 있으면서도 화가로서 자신의 길을 걷는 모습에 매료된다. 한편, 무용수 대기실에 드나들며 부유한 신사 친구를 물색하던 언니의 손에 이끌려 마리도 무용수 대기실에 가게 되지만 영 내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드가 씨의 심부름을 갔다가 예전에 한동네에 살았고 지금은 커샛 양의 마부 보조인 장 피에르와 만나게 된다. 다시 만난 장 피에르와 마리는 주말이면 파리 시내 곳곳을 걸어다니며 어느새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던 드가 씨의 작업이 일단락되면서 마리는 뭔지 모를 상실감에 시달린다. 발레에 가장 재능을 보이는 동생이 제대로 먹지 못해 나날이 허약해지는 모습에 마리는 뤼시앙 도데라는 젊은 신사와 만남을 갖는다. 어머니에게 꽉 잡혀 살지만 교양과 감식안을 갖춘 뤼시앙은 드가의 조각 모델인 마리에게 큰 관심을 보인다.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장 피에르는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고 마리와 장 피에르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 하지만 앙투아네트 언니가 뤼시앙 도데의 물건을 훔쳐 감옥에 갇히게 되자 마리는 언니의 뒷바라지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게다가 잦은 결석으로 발레단에서 내쫓길 위기까지 겹치면서 어디서도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데…
“그때 내 관심을 끌었던 특징들은 변하지 않았소.
말괄량이 소녀에,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릇없는 아이의 얼굴은 아직도 그대로요.
이 아이의 표정에는 기민함, 신중함, 심지어 교활함까지 들어 있소.”
1881년 제6회 인상주의 전시회
여러 전시실 중 유독 한 방에서 관람객들의 경악과 찬탄이 뒤섞인 수군거림이 넘쳐났다.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는 1미터가량의 작은 유리 진열장에는 바로 에드가르 드가의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가 들어 있었다. 아직 미성숙한 소녀의 작고 마른 몸을 표현한 조각에는 당시 그 누구도 미술작품에서 보리라 예상치 못했던 발레리나의 고뇌와 긴장이 사실적으로 드러나 있었다. 무대 위에서는 중력으로부터 놓여나 높이 날아오르는 존재이지만 무대 밖에서는 먹고사는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의 무게에 짓눌린 존재인 발레리나가 거기 있었던 것이다.
찬란히 빛나는 에투알(스타)이 되기를 꿈꾸며 토슈즈도 제대로 신지 못할 만큼 어릴 적부터 춤을 추지만 끊임없이 가난에 허덕이며 신사 친구와 모델 일을 찾아다닐 수밖에 없는 시궁창 같은 현실이 그것이었다. 드가가 빚어낸 작고 여린 소녀는 아름답고 이상화된 무용수가 아니라, 못생긴데다 기민하고 때론 신중하며 때론 교활하기까지 한, 영락없이 길거리?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인상주의 흐름에 한 획을 그은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 는 소재뿐만 아니라 표현기법에서도 그때까지의 조각의 전통과 경향을 단번에 전복시킨 작품이었다. 드가는 조각상에 토슈즈를 신기고 보디스를 입힌 후 밀랍으로 덮었다. 그러고는 모슬린 튀튀를 입히고 사람의 모발로 만든 가발을 씌우고 여기에 실크 리본을 묶었다. 인상주의 전시회를 제외하고 드가가 죽을 때까지 화실에 보관하며 아꼈던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는 그의 사후 후손들이 화실에서 밀랍과 점토로 만들어진 작은 조각상 수십 점을 찾아내 복원하면서 오늘날 세상에 본격적으로 공개되기에 이르렀다. 심하게 훼손되거나 부서진 조각상들 중 그나마 보존이 잘된 73점을 청동 주형업자에게 가져가 밀랍으로 만든 원형에 석고를 입히고 밀랍은 녹여낸 후 빈 공간에 청동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청동 조각상 22세트를 만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복제된 113점의 청동 조각상이 오늘날 전세계 곳곳에 남아 있다.
“인생은 참으로 묘하고도 아름답다. 드가 씨의 작품처럼.”
『춤추는 마리』는 2002년 전시회에서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 를 보고 압도된 캐럴린 메이어가 드가의 가장 논쟁적인 작품의 모델을 약간의 사료와 작가적 상상력으로 써내려간 작품이다. 40여 년간 청소년 소설을 집필해온 캐럴린 메이어는 특히 마리 앙투아네트, 엘리자베스 여왕, 찰스 다윈 등 역사적 인물들의 색다른 면모를 생동감 넘치게 되살려낸 작품들로 유명하다.
인상주의 회화에서 무수히 그려진 19세기 말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제도와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춤추는 마리』에서 어린 소녀 마리는 발레에 대한 열정과 풋풋한 첫사랑을 통해 눈부시게 성장해간다. 비록 꿈과 가족 사이에서 희생을 선택하지만 인생의 달곰쌉쌀한 참맛을 깨우쳐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가와의 인연은 짧지만 강렬한 경험으로 남는다.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꿈을 간직한 소녀가 삶을 당돌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은 가족의 가치와 사랑의 힘 외에도 인생에 대한 묘하고도 아름다운 맛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결국 에투알(스타)이 되기를 바랐던 마리의 꿈은 그녀가 감히 상상도 못했던 형태인 드가의 조각으로, 캐럴린 메이어의 소설로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이야기는 발레 작품으로도 만들어졌다. 2003년 파리 오페라단 소속의 공문서 보관인이자 큐레이터인 마르킨 카안과 안무가인 파트리스 바르가 ''드가의 어린 무용수'' 라는 제목으로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마리의 말대로 인생은 참으로 묘하고도 아름답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의 모델이었던 어린 소녀가 1백 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박물관 관람객들과 발레리나들과 독자들을 매혹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캐럴린 메이어
Carolyn Meyer. 미국 청소년문학의 대표 작가이다. 1935년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와 대학 강단에서 작문 수업을 강의하던 중 어린 소녀들을 위해 쓴 『미스 패치의 바느질 교본』(1969)이 뜻밖의 대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청소년을 위한 여러 종류의 교본을 잇달아 집필한 뒤 아미시 마을, 남아프리카 인종갈등, 북아일랜드 분쟁 등 다양한 지역과 문화를 배경으로 한 청소년 소설들을 발표했다. 자꾸만 키가 자라는 꺽다리 소녀가 등장하는 『C. C. 포인덱스터』를 비롯해 『상처받은 심장이 계속 뛰는 곳』 『기드온의 사람들』 등은 미국도서관협회 최고의 책에 선정되고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역사적인 인물들, 특히 엘리자베스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 아나스타샤 등 젊은 왕녀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 로열스Young Royals’ 시리즈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역자 : 한정아
서강대학교 영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했다. 한양대학교 국제어학원에 재직했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속죄』 『반환』 『무죄추정』 『소피의 선택』 『해티의 지난 여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주요 목차
1878년 파리
드가 씨
무용수 대기실
무용수의 삶
무대 리허설
르 라 모르
드가 씨의 화실
승급시험
커샛 양의 집
장 피에르
불로뉴 숲
초록색 실크 드레스
죄책감
1879년 파리
마구간
노트르담 드 로레트
화가와의 만남
코리페
1880년 파리
뤼시앙 도데
텡 빈 진열장
약속
이별
1881년 파리
전시회
르 샤 누아르
생 라자르 감옥
마담 테오도르
마지막 승급시험
마르티르 거리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
1882년 파리
몽마르트르 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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